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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계절, 그래도 감사하는 믿음

 감사의 계절, 그래도 감사하는 믿음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메디슨, 위스칸신에 있는 회사에 취직했다. 첫월급을 받았다고 했다. 그리고 집으로 아들이 보낸 선물이 도착했다. 카드였다. 카드를 열어보니 카드가 들었다. 신용카드. 자기가 신용카드를 만들면서 아빠 이름으로 하나를 더 만들었고 그걸 보냈다. 백지 수표를 받은 기분이었다. 우리는 놀랐고 고마웠다. 카드를 잘 받았는지 아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동안 잘 키워주셔서 감사해요. 엄마 아빠 두분이 종종 데이트도 하시고, 맛있는거 사서 드세요." 

우리 부부는 무엇을 했을까? 얼마나 썼을까? 한동안 우리는 무엇에 쓸까 고민했지만 정작 사용하지는 않았다. 아들이 힘들게 버는 돈을 도저히 쓰고 싶지 않았다. 한달이 지나자 아들이 왜 안쓰냐고 야단이다. 그래서 우리는 동네 식당에 가서 토요일 아침식사를 했다. 어느 때보다 맛있고 행복한 식사였다. 




아들이 취직한지 이제 2년이 넘었다. 그동안 우리는 그 카드를 얼마나 썼을까? 첫 아침식사 이후에 커피를 한번 마시고 아들이 준 카드로 결제를 했다. 그리고 그 카드는 남편의 지갑 어딘가에 잠자고 있다. 

우리는 그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지만 아들이 감사하는 그 마음은 늘 기억하고 있다. 부모에게 감사하는 그 마음이 귀하다. 

내가 첫 월급을 받았을 때, 나는 헌금으로 드렸다. 한국에서 신앙생활하며 첫 열매를 드리라는 말씀을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렇게 실천했다. 목사인 동생은 교회를 옮길 때 마다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언젠가부터 그렇게 하지는 않지만, 그렇게 드려본 사람은 전심으로 감사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경험하고 기억된다. 

그 뒤로 대학 때 아르바이트를 하고 교통비를 아껴가며 적금을 들었던 것으로 부모님께 자동차를 사드렸다. 부모님이 참 좋아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기억이 나는 것은 내 마음이 참 기뻤던 것이다. 내가 부모님께 감사하며 드렸던 그 선물을 보고 놀라며 좋아하시던 부모님의 모습이 내 마음을 기쁘게 했다. 그 때 기쁘고 뿌듯했던 마음이 여전히 기억된다.

부모가 되면서 부모님의 마음을 좀 더 알게 되었고,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다. 사랑. 자녀들이 고마움을 표현하면 참 기쁘다. 어렸을 때 아들과 딸이 줬던 카드와 편지들을 간직하고 있다. 그들이 서툴게 쓴 글과 그림들은 나를 미소짓게 한다. 자녀들이 고맙다고 선물을 줄 때 행복하다. 선물의 크기와 가격 때문이 아니다. 부모를 기억하고 감사하기 때문이다. 내가 감사할 때 하나님이 얼마나 기쁘하실지 상상이 된다. 

하나님은 내가 드리는 선물이 필요하지 않으시다. 내가 우리 자녀들의 선물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선물은 필요해서 하는 것이 아니니까. 가끔은 필요한 것이 좋긴 하지만. 그저 마음의 표현이다. 나는 우리 아이들이 나에게 선물하듯이, 혹은 내가 부모님께 선물하듯이 하나님께 선물할 수 없다. 하나님께 직접 전달할 수 없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을 하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하신 뜻이다. 우리의 이웃과 세계의 곳곳에 필요를 돕는 일을 할 수 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신다. 세상을 사랑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우리도 하나님의 사랑을 본받아 다양한 방법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할 수 있다.

가장 쉽고 간단한 방법이 있다. 그것은 교회에 헌금하는 것이다. 그러면 교회가 그 돈을 필요한 곳에 선하게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과 헌신,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다. 우리가 가진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하는 방법이다. 조금더 여력이 있다면 주변을 돌아보자. 어딘가 우리가 필요한 곳이 있다. 돈이든 힘이든 시간이든 나눠보자.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다만 전도하려는 마음은 잠시 접고 실천으로 먼저해보자.

만약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면 기도로 시작하자. 기도하는 것은 큰 힘이 필요하지 않다. 성령의 도우심만 있으면 된다. 주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자비를 베푸소서. 단지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으로 시작하라. 그러면 기도할 대상을 떠오르게 하실 것이다. 그리고 기도 가운데 우리의 몸과 마음도 회복 시켜주신다. 그러면 함께 나아갈 힘도 얻는다. 모든 것을 주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

감사의 계절이다. 기쁘게 감사하자.


감사일기 | 두려움이 몰려올 때 | 삶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 것인가?

“떠오르는 태양” — 삶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 것인가?

일요일 아침, 교회를 향해 고속도로를 달렸다.
계절이 바뀌며 해 뜨는 시간이 달라졌다. 오늘은 햇빛이 백미러에 정확히 닿아 눈이 부셨다.
같은 시간, 같은 길이지만 일출의 각도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다.
너무 눈이 부셔 앞을 볼 수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썬글라스를 꺼내 쓰자 다시 길이 보였다.
그 순간, 마음 한켠이 조용히 움직였다.

햇살은 참 아름다웠다. 그 빛을 받아 황금빛으로 물드는 들판도, 가을 하늘도 모두 하나님의 손길이었다.
그런데 그 빛이 너무 강하자 아무것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때 깨달았다. 하나님의 영광도 이와 같다는 것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해조차 똑바로 바라볼 수 없는데,
감히 나는 하나님의 얼굴을 직접 보게 해달라 기도하고 있었던 것이다.

빛이 너무 강하면 시야가 가려지지만,
그 빛이 비추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길을 잃지 않는다.
하나님이 비추시는 방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삶, 그것이 믿음의 길이다.

그분의 빛을 감사히 받아들이는 순간,
분주했던 마음이 고요해지고 두려움이 사라진다.
감사는 하나님을 인정하는 마음이다.


하나님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감사로 마음을 채워주신다.
그것이 오늘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아름다운 가을 하늘과 가을 햇살을 받으며 예배하러 가는 길에 주신 마음이다. 두려움이 몰려올 때 주님이 주시는 은혜였다. 어두운 내 마음에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주신다.


고린도후서 4:6

어두운 데에 빛이 비치라 하시던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얼굴에 있는 하나님의 영광을 아는 빛을 우리 마음에 비추셨느니라.





"The Rising Sun" — Which Direction Should We Take in Life?

On Sunday morning, I drove down the highway to church.
As the seasons changed, the sunrise shifted slightly. Today, the sunlight hit my rearview mirror directly, blinding me.
Although I was on the same road at the same time, the angle of the sunrise had changed.
For a moment, I could hardly see ahead. I lowered my head and put on sunglasses, and suddenly the road was clear again.
At that moment, something stirred in my heart.

The sunlight was beautiful. The fields bathed in golden autumn light, the autumn sky—everything reflected God’s handiwork.
Yet when the light shone too brightly, I couldn’t see anything.
It was then I realized: the glory of God is like this.
Even the sun that God created is too bright to look at directly, so how could I expect to behold God’s face?

When the light is too strong, it can blind us—but if we move in the direction that the light is pointing, we will not lose our way.
Walking in the direction God shines His light, that is the path of faith.
When we gratefully accept His light, our restless thoughts are quieted, and fear fades away.
Gratitude is acknowledging God’s presence, and those who look in the same direction as God are filled with His peace and grace.
This is the gift He gives us today.

On the road to worship beneath the beautiful autumn sun,
I felt God’s gentle voice:

"When fear comes, fix your gaze on Me, the Light."



“For God, who said, ‘Let light shine out of darkness,’ has shone in our hearts to give the light of the knowledge of the glory of God in the face of Jesus Christ.”

— 2 Corinthians 4:6 

딸이 핸드폰 새로 산 날, 내가 들은 음성

딸이 핸드폰을 새로 산 날, 내가 들은 음성

딸은 방학 내내 아르바이트로 야외 수영장에서 라이프가드를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혹은 오후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로 뜨거운 햇볕 아래서 하는 일이라 온몸이 까맣게 그을렸다. 썬크림을 발라도 소용이 없었다. 수영장 라이프가드니 수영복만 입고 있어야 했고, 온몸이 전부 태닝이 되었다.

그래도 딸은 돈을 벌어서 좋다고 했다. 갖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딸은 핸드폰으로 사진 찍고 영상 편집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핸드폰 용량이 적어서 늘 불편해했다. 컴퓨터로 메모리카드에 파일을 옮겼다가 다시 핸드폰으로 가져와 편집하기를 반복했다. 유튜브에 브이로그를 종종 올렸는데, 시간도 부족했지만 핸드폰 용량 때문에 편집을 못한다고 투덜거렸다. 아니면 카메라를 구입하고 싶다고도 했다.

처음에는 나에게 사달라고 했는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니 스스로 돈을 벌어서 사라고 했다. 나는 미국에서 아이들이 일찍부터 아르바이트를 하고 용돈을 벌어서 자신의 필요를 채우는 모습이 바람직해 보였다. 그래서 딸이 그렇게 하기를 바랐고, 핸드폰 용량에 대해 투덜거리는 것을 짐짓 못 들은 척하며 지냈다.

이번 여름 아르바이트로 제법 용돈을 모았길래 딸이 필요하다고 했던 카메라나 핸드폰을 사라고 했다. 하지만 딸은 자신이 힘들게 번 돈을 쓰는게 아까운지 안사고 있었다. 그러다가 개학을 하면서 핸드폰을 업그레이드하기로 했다. 매월 가족 요금제로 나가지만, 자기 것은 자기가 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업그레이드로 구입한 핸드폰을 오늘 픽업했다. 감기로 며칠째 골골거리면서도 오늘만큼은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토록 원하던 아이폰 16 프로를 제 힘으로 구입한 것이다.



요즘 핸드폰이 비싸기는 했지만, 나는 몇 번이나 사주고 싶은 마음을 꾹 눌렀다. 어차피 요금은 매월 핸드폰 사용료에 합산되고, 업그레이드를 하면 거의 핸드폰 가격을 내지 않는다. 하지만 딸이 자신의 필요를 위해 수고하고 얻는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솔직히 내가 사주면 간단히 끝날 수 있는 일을, 그녀의 불평을 들어가며 1년 이상 참았던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 구입한 핸드폰을 받아들고 활짝 웃는 딸을 보며 나도 기분이 좋았다. 사주지 않고 참았던 나 스스로를 칭찬하며! 

핸드폰을 픽업해서 나오는 딸의 행복한 모습을 사진으로 남겼다.

그때 내 마음에 소리가 들렸다.

"알겠지? 나도 참고 있어. 그리고 너도 할 수 있다."

하나님의 음성이었다. 나를 사랑하셔서 무엇이든 해주실 수 있지만 참고 지켜보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들렸다.

그래서 오늘도 믿음으로 감사하며 한걸음 나아간다. 

"주님, 그러셨군요.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에게 무엇이든 당장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때로는 기다리게 하십니다. 왜일까요?
우리가 성장하고, 신뢰를 배우고, 그 열매를 진짜 기쁨으로 누리게 하시기 위해서입니다.

혹시 지금 여러분이 기도하면서도 응답이 더딘 것 같습니까?
하나님은 침묵하시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 기다려 주고 계신 겁니다.
때가 되면 반드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응답해 주실 것입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주님, 제가 기다림 속에서 지치지 않게 붙들어 주옵소서. 주님의 완벽한 때를 신뢰하게 하시고, 지금도 제 삶 속에서 일하고 계심을 믿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딸의 핸드폰 언박싱 장면이에요. 얼마나 좋을까요^^


영어버전입니다. 살짝 다르게 번역했어요.

The Voice I Heard the Day My Daughter Picked Up Her New Phone

This summer, my daughter worked as a lifeguard—long hours under the hot sun. By the end of the season, her skin was deeply tanned, but she didn’t complain. She had a goal in mind.

She loves photography and editing videos, but her cell phone storage was always running out. She’d move files back and forth from the computer just to make space, and it frustrated her. At one point, she even asked me to buy her a new iphone. I could but I told her she should earn it herself.

All summer, she saved her paychecks. And when school was about to start, she finally decided: she would upgrade her cell phone.

So today, I went with her to pick it up. She walked out of the store holding the iPhone she had dreamed about, her face glowing—even though she was still fighting off a cold. I took her picture right there, because I didn’t want to forget that moment.

As I watched her, so proud and happy, I realized how glad I was that I hadn’t bought it for her earlier. The joy on her face was worth the wait.

And in that instant, I heard a voice in my heart:
"You see? I’m holding back too, just like you did. Keep going—you’ve got this."

I knew it was God’s voice.

He could give me anything I want right away. But sometimes He doesn’t. Not because He doesn’t care, but because He loves me enough to let me grow.

Standing there with my daughter, it finally made sense.
“Okay, Lord. I get it. You’re teaching me to wait. To trust. To walk a little further with You. It’s not easy, but I see Your love in it. And that’s enough for me today.”

9월의 편지 | 고요한 찬양 Silent Praise


Silent Praise

One warm evening, as the summer sun lingered above 80 degrees, I went for a walk around the neighborhood. The chorus of cicadas filled the air as I greeted neighbors along the way. Suddenly, something caught my eye.

Among the lush green trees, a maple tree had begun to show a hint of red in its leaves.
“Already? Could it be autumn?” I exclaimed without thinking.

In the busyness of the first half of 2025, I had not noticed that the trees had been quietly doing their work all along. They were faithfully following the rhythm of creation and were slowly clothing themselves in the colors of fall.

It is said that autumn leaves are most brilliant when there is a wide difference between daytime and nighttime temperatures. Scientifically, the greater the temperature swings, the more sugars build up in the leaves, which then transform into anthocyanin pigments that create vivid shades of red. The sharper the contrast between day and night, the more vibrant the colors become. How marvelous and intricate is the handiwork of God, who designed such a precise and beautiful order in nature.

Meanwhile, I often find myself complaining, saying it is too hot one moment and too cold the next, as I wrestle with the weather changes. Yet the trees make no complaint. They simply change their colors in silence, offering their beauty as praise to the Lord.

I was deeply moved by this quiet testimony. The trees do exactly what they were created to do. By yielding to the Creator’s order, they declare His glory. Their beauty invites us to pause, to marvel, and even to journey in search of autumn’s splendor.



이날 산책 후 남편은 응급실에 갔어요.

This is the silent struggle of the trees, a hymn without words.

This small realization stirred a big question in my heart. With what do I praise the majesty of the Lord? Can I, like the tree, without words, remain faithful in the place where I am and let my life itself declare the glory of God?

As the seasons change, may the steadfast witness of the trees remind us of our calling to glorify God faithfully and joyfully wherever He has placed us.

“The heavens declare the glory of God; the skies proclaim the work of his hands.
Day after day they pour forth speech; night after night they reveal knowledge.
They have no speech, they use no words; no sound is heard from them.
Yet their voice goes out into all the earth, their words to the ends of the world.” (Psalm 19:1–4)

지난 일주일, 폭싹 속았수다! #날마다기적이영광

 지난 일주일, 폭싹 속았수다! #날마다기적이영광

This past week has been full of happiness, surprises, and gratitude.

On Monday, the results of my blood test were different from what I expected, so I will be taking additional medication.

On Tuesday, I took a picture of my daughter on her very last first day of high school. In the evening, my husband, my daughter, and I went for a walk and laughed together while grocery shopping.

On Wednesday, my husband sang the old Korean song “On a Rainy Wednesday, Red Roses.” Since it was raining, he brought home roses and gave one to me and one to our daughter. It was such a sweet surprise.

On Friday, my husband and I went for a walk, but soon after, my husband began having stomach pain. Medicine didn’t help, and after an hour in the bathroom, we had to go to the ER. The doctors suspected appendicitis. Since no surgeon was available and it didn’t look too severe, he was given antibiotics and will see a specialist next week to decide if surgery is needed.

That evening, when we came back home, the three of us sat down for dinner together. I felt so grateful for that simple moment around the table.

I am also deeply grateful for everyone who prayed with me during these difficult moments.

Tomorrow, each of us will worship in our own place, and that too is something I give thanks for.

이번 한 주는 행복과 기쁨, 놀라움, 그리고 감사로 가득했다.









월요일에는 정기 피검사가 있었다. 혈액 수치가 기대와는 다른 결과가 나와서 약을 더 복용하게 되었다.

화요일에는 딸의 고등학교 마지막 첫 등교날이라 사진을 찍었다. 저녁에는 남편, 딸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장보고 걸어 오면서웃었다.

수요일에는 남편이 ‘비 오는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부르며 비 온다고 장미꽃을 사와서 나와 딸에게 한 송이씩 안겨주었다. 참 달콤한 깜짝 선물이었다.

금요일에는 남편과 둘이 오랜만에 산책을 갔는데 남편이 갑자기 배가 아프다고 했다. 집에 와서 약을 먹어도 나아지지 않아 한 시간 동안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결국 응급실로. 혈액 검사와 ct 촬영 검사 결과 충수염(맹장염)이 의심된다고 했다. 다만 수술할 의사가 당장 없고 심하지도 않아 보여서 항생제를 맞고, 다음 주에 전문의를 만나 수술 날짜를 결정하라고 했다. 진통제와 항생제를 맞고 저녁 집에 돌아와 셋이 함께 식탁에 앉았다. 그 순간이 감사하고 감격스러웠다.



힘들고 당황스럽던 순간, 생각나는 분들에게 기도요청을 했다. 함께 기도해준 분들께 감사하다.

내일(일요일),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예배를 드릴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 감사하다.

Power in Weakness: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2 Corinthians 12:1-10)

 When I am weak, then I am strong! 

2 Corinthians 12:1-10

1It is necessary to brag, not that it does any good. I’ll move on to visions and revelations from the Lord. 2I know a man in Christ who was caught up into the third heaven fourteen years ago. I don’t know whether it was in the body or out of the body. God knows. 3-4I know that this man was caught up into paradise and that he heard unspeakable words that were things no one is allowed to repeat. I don’t know whether it was in the body or apart from the body. God knows. 5I’ll brag about this man, but I won’t brag about myself, except to brag about my weaknesses.

6If I did want to brag, I wouldn’t make a fool of myself because I’d tell the truth. I’m holding back from bragging so that no one will give me any more credit than what anyone sees or hears about me. 7I was given a thorn in my body because of the outstanding revelations I’ve received so that I wouldn’t be conceited. It’s a messenger from Satan sent to torment me so that I wouldn’t be conceited.

8I pleaded with the Lord three times for it to leave me alone. 9He said to me, “My grace is enough for you, because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 So I’ll gladly spend my time bragging about my weaknesses so that Christ’s power can rest on me. 10Therefore, I’m all right with weaknesses, insults, disasters, harassments, and stressful situations for the sake of Christ, because when I’m weak, then I’m strong.


Have you ever thanked God for your weaknesses?
That may sound unusual. Our world values strength and independence. But the Bible teaches us something different: God’s power is made perfect in our weakness.

The Apostle Paul was a strong leader. He founded many churches and wrote a significant portion of the New Testament. Yet Paul also had a weakness. He called it a “thorn in the flesh.” He asked God three times to take it away. But God answered: “My grace is sufficient for you. My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

Paul learned that when he was weak, God’s power was strong in him.

I have also learned this truth.
When I was young, my mother told me that she had promised God I would serve as a pastor. Later in life, I faced many struggles—being a woman in ministry, speaking another language, and even fighting serious illness.




Recently, I was commissioned as a pastor. Soon after, I found out I had tongue cancer. The night before my surgery, I cried out to God: “Lord, is this the end of my calling?”

But the next morning, I woke up with a hymn in my heart:
"Then sings my soul, my Savior God to thee, how great thou art!"

Today, I preach with a voice marked by surgery, but filled with God’s grace. My weakness became the place where God showed His strength.

How about you? My dear friends, I know you also understand weakness:

  • Bodies that don’t move like before
  • Memories that fade
  • The loss of independence
  • Hands that shake, feet that stumble
  • Voices are not as strong as they used to be

But remember this: these are not reasons to stop serving God. 

There are ways for God to show His power in you.

  • In your wheelchair, God is your strength.
  • In your forgetfulness, God is your peace.
  • In your loneliness, God is your companion.
  • In your fear, God is your courage.
  • In your pain, God is your comfort.

When you smile at me, you shine God’s light. 

When you smile at a neighbor, you shine God’s light.
When you encourage someone, you share God’s love.
When you pray for others, even when you hurt, you show God’s power.

Paul discovered that weakness is not the end. Weakness is the beginning of God’s power.

Your struggles have not removed you from God’s plan. They have prepared you to show His grace, especially.

So today, I invite you:
Do not hide your weakness. Offer it to God. It is the very place where He will meet you.

When others see you trust God, they see a miracle.
When they see your peace in pain, they see God’s Spirit.
When they see your joy in hardship, they see the power of the Gospel.

My friends, when you are weak, then you are strong. God’s grace is enough for you—today, tomorrow, and always.

"My grace is sufficient for thee: for my strength is made perfect in weakness." – 2 Corinthians 12:9

A Prayer for Today

"Loving God, thank You for the gift of weakness. In our weakness, let us feel Your strength. In our struggles, let us know Your grace. When we share our weakness, may Your power be revealed among us. For when we are weak, then we are strong. In Jesus’ name we pray. Amen."


설암 수술 후 5 주 경과 - 유튜브 다시 시작하다! #날마다기적이영광

 설암 수술 후 5주가 지났다. 

감사합니다.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어주 전부터 의사소통이 되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것은 긴장되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새로 가게 된 교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비교적 대화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영어가 더 말하기 힘들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아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교회라는 너그러운 공동체여서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온 목사라니 좀더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요. 

오늘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했습니다. 기도해주고 기다려준 구독자들께 소식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진작부터 계획은 했지만 조금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 만나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하나님은 내 계획보다 그의 계획을 더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언제나 옳고 좋습니다. 용기내어 시작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30분 가량 진행했습니다. 기존에 성경읽기가 아닌 짧은 성경읽기와 그동안의 소식을 나누고 감사를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인용해서 '다시 부르심 앞에'라는 제목으로 묵상을 나누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들은 참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서로 만난적도 없는 분들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 때문에 서로 걱정하고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물론 그 가운데 각각의 신앙관이 다르기도 하고 정치적 입장이 다르기도 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이해하고 귀 기울여 줍니다. 그리고 서로 기도합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이겠죠. 바라기는 정치적 이념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지 않는 것이구요.




실시간 방송을 기다리신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여전히 걱정하고 기도하고 계신 분들이니 저 또한 무척 반갑고 좋았습니다. 몇번씩 혀를 깨물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방송을 비교적 잘 마친 것 같습니다. 가장 하기 어려웠던 발음이 '하나님' 이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쉽게 말해졌던 단어였는데 오늘은 좀더 조심스럽게 발음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쉬운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고백했습니다.^^

여전히, 아니 어쩌면 앞으로 불가능할지 모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혀를 움직이는 것에 있어서 말입니다. 메롱~ 하며 혀를 내미는 것이 불편합니다. 왼쪽의 절개된 부위로 혀가 휘어집니다. 혀를 똑바로 내밀수가 없네요. 그리고 어린시절 많이하던 혀를 세우기, 혀를 말기 등은 안됩니다. 절개한 쪽으로는 감각이 없어서 맛을 보지 못합니다. 가끔 깨물기도 하구요. 온도에도 민감해져서 조금만 뜨거운 음식도 먹기 어렵습니다. 혀로 입술을 훓을수도 없고, 치아를 닦을 수도 없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혀가 짧아지고 한쪽이 없으니 안되는 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발음은 물론이고요. 혀가 입 주변과 입안을청소하는 일을 제법 많이 하고 있었네요.

어제는 혼자 거울로 혀를 들여다 보고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 보았는데 여전히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 울었네요. 무지한 생각에 혀를 제거하면 다시 자라서 채워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다만 상처는 거의 다 아물었고, 실밥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녹은 것도 있고 빠진 것도 있고 어쩌면 삼킨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사이에 사라졌으니까요. 수술 후 한달이 이렇게 지났고 5주차가 지나갔습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계속 그렇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감사하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습니다. 그동안 성경읽고 기도하고 하나님을 붙잡았던 나의 영혼이 나를 달랩니다. 성령의 음성이기도 하지요. 감사해. 감사하자.


                                   
                                   수술 후 병원에서 의사보고 결과 듣던 날, 딸이 동행했어요.


우선 음식 섭취가 다양해졌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을 씹어서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가끔 혀를 깨물기 때문에 한쪽으로 먹기는 하지만 죽이 아닌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한달동안 남편이 열심히 만들어주었던 죽이 그립네요. 남편은 한달만에 몸살이 났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알러지가 다시 심해지기도 했어요. 감기약도 먹고 알러지 약도 먹고. 결국 제 잔소리에 못이겨서 병원에도 다녀왔어요. 미국 보험에서 일년에 한번 의사를 보고 검사받을 수 있거든요. 기본 검사는 모두 정상이라고 했고 이제 대장 검사만 하면 된다네요. 수술 후 간병? 하느라 수고했어요!

이번 주 화요일부터는 출근도 했어요. 일단 일주일에 사흘만 출근해봤는데, 피곤하긴 하더군요. 회의가 많아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긴장해서 그런 것도 같아요. 그래도 또 다른 시작이 가능한 것이 감사할 뿐이에요.

날마다 기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고백하며 오늘도 잠자리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되겠지요? 딸은 시험준비한다고 또 바쁘네요. 야외 수영장에서 라이프가드하느라 새까맣게 탔어요. 점점 안보이는 것 같다고 농담합니다.

여러분도 감사가 넘치는 날마다기적같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감사해요.






설암 수술한 것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를 받은 날 -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던 날


 혀 조직검사 결과

병원 수술과 검사 결과를 바로 메시지로 받는다. 병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진료, 수술과 검사 결과 등을 바로 볼 수 있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결과를 먼저 알게 된다. 지난번에 MRI 검사 결과도 바로 볼 수 있었다. 덕분에 미국 병원에서 조금 빨라진 부분 중에 하나이다.

혀암 제거 수술을 하면서 주변 부위 조직 검사도 함께 실시했다. 한국에서 조직검사를 했고 MRI 를 찍고 암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를 가지고 미국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대학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아이오와 대학 병원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병원 가운데 다섯손가락, 어떤 분야는 최고라고 인정받는 병원 중 하나이다.

의사는 한국 검사 결과로는 혀의 반정도를 절개해야할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위험하게 하기보다 소극적 수술 후 다시 조직 검사를 해서 보는 것을 제안했다. 나도 그것이 좋을 것 같았다. 혀를 많이 절개하면 이식 수술까지 해야하는 큰 수술이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그 정도로 예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흘 입원이라고 했을 뿐.





여튼 이곳에서 수술을 했고 제거한 부위 주변의 혀 조직을 병리검사에 넘겼다. 거기까지 전이 되지 않았으면 수술한 것으로 끝난다고 했다.

오늘 검사결과가 왔다. 떨리는 마음, 그러나 기도하며 최대한 담담한 마음으로 병원 사이트에 접속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단어들이 잔뜩 적혀있다. 결국은 어떤 부분은 괜찮다는 것도 같고... 혀의 여러면을 검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의사가 수술로 제거한 부위는 편평세포암(한국에서 진단받은 병명)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 최대한 감사한 점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 - 침윤암은 아닌 것이다. 용어를 풀자면 편평세포암, 즉 혀의 표면에 암이 발생했지만 그것이 깊숙이 침투해서 전이되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었다. 다만 체취된 모든 부분에서 암이 발견되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가 조금씩 넓게 조직을 제거했다고 했는데 그 모든 부분에서 암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의사는 조지거 검사에서 퍼져있지 않으면 수술 한번으로 끝이라고 했다. 만약 퍼져있는 것이 발견되어 전이의 위험이 보이면 인파선 제거 수술을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 했다. 그런데 현재 병리검사 결과는 침윤암은 아니라고 했지만 제거된 모든 부분(두군데는 1미리미터 정도 여유있음)에서 암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그럼 재수술로 조금더 제거해야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인파선 제거를 할 것인가?

수술 후 의사는 남편에게 암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래서 남편은 안심했고 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하며 안심시켜주었다. 기도의 응답이라고 우리는 한시름 놓고 기뻐했다. 그런데 오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아마 의사가 말한 암이 아니라는 것은 암덩이가 없었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남편이 분명 cancer 라는 단어를 들었으니. 편평세포암은 cancer (암)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러나 암이다. 영어 표현이 다를 뿐.

아침에 결과를 받고 마음이 흔들렸다. 몸에 기운도 빠졌다. 혼자서 기도하며 감사한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썼다. 침윤암이 아닌 것이 감사하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재수술을 할 경우 이제 목회는 그만두어야 하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나 쉬게 될지, 수술은 바로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몇 달을 기다려야 할지...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면 결국 나는 주저 앉을 것만 같았다. 생각을 멈추려고 애쓰며 계속해서 주님! 주님! 불렀다. 혼자는 버티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감사한 것을 묵상하려고 해도 자꾸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새로 파송받아서 아직 정식으로 인사도 하지 못한 교회는 어떻게 해야하나. 수술을 바로 다시하게 되면 또 한달을 쉬어야하나? 수술이 더 커지니 더 오래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 목회를 그만두어야 하나. 하나님, 그럴거면 왜?? 나의 어리석음은 끝이 나지 않는 질문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남편에게 얼른 문자를 보냈다. '검사결과 나왔음. 일단 전이는 아닌 것 같은데 주변부위가 모두 편평세포암이라고 함. 기도 많이 해주세요. 지금 기도가 필요함' 이라고 보내고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다.

방학이라 집에 있는 딸이 방에서 나를 부른다. 엄마 이리와봐.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다가 딸에게 갔다. 그래, 내가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겠어? 딸이랑 시간을 보내자. 라고 마음 먹고 이를 악물고 딸의 방에 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딸은 자기 침대에 누워보라며 이불을 덮어준다. 잠시 딸과 끌어안고 누웠다. 하나님, 아시죠. 이렇게 어린 아이가 저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게 해주세요. 눈물이 흐르는 것을 감추고 딸을 꼭 끌어안았다.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던 딸이 깜빡 잠이 드는 것 같았다.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점심 시간이 아직 좀 남았는데 일찍 퇴근을 했다. 남편과 셋이 끌어 안았다. 그리고 남편이 기도한다. 주여... 

딸은 괜찮지? 괜찮을거야. 라며 위로한다. 그래, 괜찮지. 일단 깊숙이 침입하지는 않았다니까 다시 수술을 하던지 아니면 의사가 결정하겠지. 괜찮아. 

우리는 이른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딸은 미팅과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했고, 남편과 나는 장을 보러 나갔다. 장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간 마트는 닫혀있었다. 오후 4시 이후에 오라고 노트가 붙어있었다. 오늘 참 왜 이럴까? 남편과 나는 집 근처 마트로 가자고 차를 돌렸다.

집에 오는 길에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어제 캐나다로 출장간다고 했는데, 스톰(폭풍) 때문에 딜레이가 되어서 어젯밤에는 뉴저지 공항근처 호텔에서 묵고 오늘 아침 다시 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체크인했던 가방을 아침에 찾으라고 했다는데, 오늘 공항에 갔더니 잃어버렸다고 한단다. 그래서 공항 헬프 센터에서 클레임하려고 대기중이란다. 어젯밤에도 옷도 못갈아입고 호텔에서 묵었는데 결국 가방 분실되었다니 출장은 가야하고. 얼마나 힘들까 싶어 위로의 문자를 보냈다. 내 조직검사 결과는 얘기도 못꺼냈다. 

아들에게 문자하면서 하나님 이건 또 뭡니까? 하는 불만이 터지려고 한다. 그때 기도하자라는 마음이 급하게 들었다. 이럴때 내 마음이 무너지면 안될 것 같았다. 아침부터 계속 하나님...하고 있던 내 마음에 성령께서 인도하신 마음이라 생각되었다.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같이 기도한다. 남편이 운전하며 주여 가방 찾게 해주세요~ 한다.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나님, 가방 찾게 해주세요.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고 지혜를 주세요.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게 해주세요.' 아들이 '제발' 이라고 답장을 보내왔다. 

길가에서 옥수수를 팔길래 반더즌(6개) 구매하려고 남편이 차를 세웠다. 그때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헉!' 이라는 한 단어와 한장의 사지이다. 뭔가 하고 보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아들의 발과 그 앞에 놓여있는 아들 가방이었다. 찾았나? 시간을 보니 아들이 제발 이라고 답장을 보낸지 3분 만이었다. 이건 기적이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다.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나는 박수를 치며 감사감사!를 외쳤다.

기분 좋게 집 앞에 있는 마트(가격이 좀 비싸서 멀리있는 마트에 가려고 했음)에 들려서 야채랑 이것저것 장도 보고, 자동차 타이어에 바람이 없다고 경고가 떠서 주유소에서 체크도 했다.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던 하루였는데, 아들의 가방 소식은 큰 기쁨이 되었다. 이렇게 빨리 응답하시는 하나님인데. 아들은 출장행 비행기에 탑승했는지 아직 소식이 없다.

집에 돌아와 옥수수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한알 씹어먹었다. 미국 옥수수의 맛과 향이 달큰하다. 그렇지만 아직 씹기는 어렵다. 결국 믹서기에 갈아서 먹었다. 와~ 맛있다. 내 속으로 기어 들어가던 불안한 생각을 자꾸 밖으로 끄집어 내어 날려보낸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남편도 나도 서로 그렇게 하려고 애쓴다. 남편은 지금 또 야채를 삶고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다. 고마운 사람.

아들의 잃어버린 가방 찾은 소식에 똑같은 상황이 반전 되었다. 하나님을 찾을 때, 경험하는 짜릿한 기쁨이다. 그런 하나님이 기다리라고 하실 때는 또 다른 뜻이 있음을 기대한다. 그것이 믿음인 것을. 이렇게 또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주님께 맡긴다. 알아서 하세요. 의사에게 지혜를 주시고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어떻게 하는 것이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세요. 

딸에게 아까 말했던 것이 있다. 마음은 살짝 무너지려고 했지만 딸에게만은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하나님이 엄마에게 뭘 원하시는걸까? 다시 워터루교회로 가야하나? 아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 딸이 '나 혼자 예배드리는 시간이 끝나는거야?' 라며 웃는다. 그래 웃자. 운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더라. 웃으면 오히려 좋은 호르몬이 나올거야. 딸이 엄마도 웃어봐~ 라며 웃는다. 50이 넘은 나도 마음 지키기가 힘든데 17살 딸은 어떻겠어? 아자아자! 하나님 믿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보자. 

미팅 끝나고 아르바이트(수영장 라이프가드) 간다고 했던 딸이 잠시 집에 들렀다. 스타벅스에서 미팅을 했는데 음료수 맛있다고 자기가 먹던 걸 남겨와서 먹어보라고 준다. 그러는 중에 남편은 얼른 옥수수 익혀서 주었다. 딸은 한입 먹고 맛있다고 하더니 바로 일하러 간다. 모두가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싶어한다. 특히 나에게. 힘내자. 하나님, 분명히 여기 계시지요?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지 보고 싶으신건가요? 아들의 잃어버린 가방 하나에도 우리 모두가 속상했는데, 하나님을 잃어버린 수많은 영혼들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게 하신다. 이와중에 그걸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와중인가?

하나님, 오늘도 주님이 나와 함께 하셔서 나는 가장 좋은 것을 가졌다고 고백합니다. 나의 평생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세요. 믿음 주셔서 감사해요.


설암(혀암) 수술 후 두 주 차

 설암, 여전히 암이라는 단어는 불편하다.

암 암 암!

이 단어는 참 힘이 있다. 부정적인 힘이 대세이다. 생각하기도 싫고 말하기는 더욱 싫은 단어이다. 특히 암환우들은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의 기분을 기억할 것이다. 꿈인가 싶기도 하고 믿지 못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대부분은 멘붕.

아빠가 암 판정을 받을 때 그랬다. 여전히 아빠는 그 단어를 싫어하신다.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반대하셨다. 결국은 다 알게되는 상황이 되어서야 이야기하게 되었다. 한국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라는 것을 안다. 나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사실이다. 

내가 처음 혈액암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그 시선과 말들. 아니 어쩌다가... 하나님 잘 믿지 않았어? 등등. 참 맥빠지는 이야기들이다. 죄와 벌! 인과관계가 분명하다. 그것이 한국 교회에서 내가 받았던 신앙교육이기도 했다. 구약의 이야기들을 모두 거기에 붙여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어디에 던져버렸는가. 이 사람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다! 라는.

인과응보. 한국 신화에서 동화에서 옛날 이야기에서 주된 결론이다. 착하게 살면 복받고 악하게 살면 벌받는다. 모두 그런 결과를 기대한다. 드라마도 그렇다. 그러나 인생이 꼭 인과응보대로 결론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은 한국적인 문화 그리고 기독교의 가르침.

나에게 그것을 극복하게 해준 분은 바로 하나님이다. 성경을 읽고 또 읽으며 그동안 내가 알던 하나님이 아닌, 내가 배웠던 하나님이 아닌 진짜 하나님을 만난다. 이미 알고 있던 하나님이었으나 내가 놓치고 있던 하나님이다. 아픈자의 하나님, 연약한 자의 하나님, 죄인의 하나님, 그렇게도 우리가 외치는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과 같은 분이다.


성경을 읽었다. 죽자살자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가만히 앉아있는것도 위험할 때, 나는 머리가 아플때까지 성경을 읽었다. 혼자 읽다 지치지 않으려고 유튜브에 라이브를 켜고 읽었다.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무엇 때문에 그 영상을 보고 있었을까.

지금은 5천명이 넘는 구독자들, 아니 6천명이 넘는 것 같다. #날마다기적이영광 이라는 채널의 구독자들이 있다. 매일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백여명 되는 것 같다. 가끔 관심있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면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내 목표는 성경읽기, 성경읽히기 이다. 나의 간증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본다. 가끔은 드라이브 묵상 등으로 묵상과 일상의 간증을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짜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게 지내온지 어느새 5년이 가까와진다. 그 사이에 혈액암은 이렇게 저렇게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담당 의사가 은퇴를 해서 새로운 의사를 찾아야하는 상황. 하지만 설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고 하느라 올해의 반이 지났다. 수술 후 두주가 되었다. 다음번에 의사를 만나면 혈액암 의사를 리퍼해달라고 할 참이다.

두주 정도 지나니 조금 더 살만?하다. 아직 몸무게는 116파운드를 유지하고 있지만 먹는 것도 유동식(이 단어가 생각이 안났다)에서 조금씩 걸죽해지고 있다. 혀가 하는 일이 말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았지만 이번에 더 잘 알아가고 있다. 입술에 묻은 음식물도 제거해야하고 혀 자체를 청소하는 것도 혀다. 치아를 닦아주기도 해야하고 침을 삼키고 가글할 때도 혀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혀를 사용하지 못하는 두주동안 입안이 어찌나 텁텁하고 불편하던지... 음식물도 깔끔하게 삼켜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퉁퉁부어서 목구멍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많이 가라앉아서 제법 혀모양이 되어간다. 왼쪽에 제거된 부분은 아직 잘 들여다 볼 수는 없다. 처음에 보려다가 상처가 벌어져서 피가났었다. 으... 그래서 지금은 전혀 보지 않고 열심히 구강 세척제 약품만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2주간 사용해야하는 약이라 내일이면 끝이다. 두통을 처방받았는데 한통만 사용했다. 아까워... 그래도 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임을 물론 알고 있다.

어제는 내 맘을 알았는지 유튜브에서 크루즈 상품을 보여준다. 여행. 혀 수술만 아니었으면 지난주에 계획되었던 콜로라도 여행을 갔어야 했다. 단체로 가는 것이기는 했지만 좋은 강사를 모시고 하는 컨퍼런스였다. 아쉽지만 끝! 그러던 차에 크루즈 여행을 보니 문득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장 하기 싫은 여행이 크루즈였는데. 일단 바다가 무섭고 배는 더 싫고. 그런데 이제는 그냥 가보고 싶다.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내 딴에는 무모한 마음이다. 남편은 옆에서 진짜? 라며 좋아한다. 남편은 늘 해보고 싶다던 여행이었으니까. 뭐,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아마 내년에 딸이 대학을 가면서 독립을 하면 본격적으로 생각해보자.

수술 후 두주정도 되니 혀의 4분의 1 보다 적은 부위가 없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아직 보기는 싫지만... 움직임이 조금 어색한 것도 느껴진다. 의사 말로는 뇌에서 없는 부분을 인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래도 처음 한국에서 MRI 상으로 나온 것보다 적게 제거했고, 의사가 눈으로 보고 진단했던 것보다도 적게 절개했다. 감사 감사!

어제부터는 조금씩 말?도 한다. 말같은 소리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아직은 아프니까 혀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내본다. 아직은 안하는게 나을 것 같다. 피곤하다. 아프다. 침묵기도 한다고 했는데 허밍을 많이해서 침묵은 아니었던 것같다. 여튼 이제는 내 의견을 조금씩 말로 표현가능하다.

감사!

혀, 우리 몸의 작은 부분인데 온 몸이  괴로웠다. 지금도 외출이 쉽지 않고 피곤하다. 무엇보다 누굴 만나도 대화를 할 수 없으므로 남편이나 딸이 동행해야 안심이 된다. 그래서 교회에 출근은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렇게 쉴 수 있어서 감사. 지난 3년동안 쉼없이 달렸으니 이제 한숨 고를만도 하다. 내 수준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하나님이 이렇게 쉴 기회를 주신다. 그렇게 믿는다.^^ 다시 달리기전 숨고르기 같다. 

온 세계가 아프다. 미국도 한국도 구석구석 아픈 일들이 있다. 그것이 단지 한 나라,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서로서로 돕지 않으면 결국은 모두가 망하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혀 수술을 통해서 절실하게 깨닫는다. 

나의 아픔이 너무 커서 한동안 내 기도만 했다. 그런데 내 속에서 말한다. 이제 그만하고 주위를 둘러봐라. 특히 유튜브 구독자들이 남겨주는 댓글을 보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많은 분들의 카드와 문자를 보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가족, 친구들은 물론이고 얼굴조차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 그 기도를 듣는 분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나라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한다. 하나님의 뜻이, 그분의 사랑이 이뤄지고 응답되고 있음에도 아직 모르는 이들의 눈을 열어주시길 기도한다. 불평이 아닌 감사로 바뀌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그러나 인간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함을 기억해라. 그래야 소망이 있다. 그래야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나? 몸이 아픈만큼 괴롭지만 그래서 나의 영은 주님을 찬양한다. 주님만 바라본다. 주님만 의지하고 소망한다. 그 소망으로 나의 몸도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랑을 믿고 그 사랑을 전할 힘을 얻는다. 아, 기대된다. 다음 나의 소명을 어떻게 감당하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나를 사용하실지. 잘 준비해보자. 아픈 만큼 그 분에게 가까이 가까이 나아간다. 겸손은 마음 가짐이 아니라 삶이다. 고백이다. 나의 주제 파악이 일어날 때 가능하다.

두 주 되니까 이제 더 많이 주변을 살피게 된다. 마음이 조금더 여유로워진다. 사랑하자. 

여전히 더이상의 암은 없기를 기도하고 기대한다.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싫고 두렵다. 초월은 안된다.

그나저나 조직검사 결과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하나님, 괜찮죠?












설암(혀암) 수술과 그 후 일주일, 시간이 가긴 간다.

 설암 수술 후 일주일 7/08/2025

지난 화요일 7/1/2025 8:30am 수술실.

아침 6:30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8시 30분쯤, 나는 의사가 일러준대로 남편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고,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이동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어지러워서 이내 눈을 감았다. 수술실에 도착하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수술 가운을 입고 있었다. 굿모닝! 처음 얼굴을 비춘 덩치큰 남자 간호사가 인사를 하며 자기 소개를 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도 굿모닝(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하고 대답했다. 서너명의 간호사와 마취과 의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 같다. 나에게 질문한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뭐냐, 무슨 수술하러 왔냐. 수술할 의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브라운색 가운을 입고 한쪽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싸인을 주니 환자명, 날짜를 보고하고 수술 시작한다고 보고한다. 

마스크를 들이대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라고 한다. 마스크를 꽉 누르면서 '한번 더, 한번...'




내 기억에는 없는 세시간, 아니 네 다섯 시간이다. 어렴풋이 간호사 뒤에 시계를 본 것이 12시가 넘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남편이 괜찮냐고 물어본 것이 1시였던 것 같기도 하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한시간이 지났더라. 마취에서 빨리 깨라고 의자에 앉혀두었다는데 잠이 쏟아졌다. 너무 잠이 안깨서 일어나고 싶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내가 의식이 좀 돌아온 것 같자 남편이 계속 뭐라고 말을 시켰고 중간에 약 가질러 갔다온다고 했고 집에 가자고 내가 말했던 것 같다. 휠체어를 누군가 밀어줬고 지하주차장에 갔는데 층을 잘못 찾아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던 기억, 그리고 속이 울렁거렸던 것, 그리고 마침내 아침에 타고왔던 우리 차에 앉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중간중간 눈을 떴으나 어디가 어딘지는 모르겠고 분명한 것은 남편이 운전하고 있었고 우리는 집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집. 생각만해도 마음이 편해졌다. 집에가서 쉬자. 몇시간을 의식도 없이 잔것 같은데 쉰 것은 아니었나보다. 계속 머릿속으로 집에 가서 쉬자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렇게 집에 도착했고 기억없이 침대에 누웠고 잠이 들었다. 물을 먹고 토했고 그저 잠만 자고 싶었다. 남편은 뭐라도 먹이려고 애를 쓰다가 하도 토하니까 포기했다.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7월 2일, 수술 다음날(둘째날)에는 일어나면 어지러웠기에 남편을 붙잡고 천천히 이동했다. 거실에 잠깐, 식탁에 잠깐, 그리고 화장실... 먹으면 울렁거려서 물처럼 마셨던 미음도 다 게워냈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고 먹을수가 없었다. 침을 삼키는 것도 물을 삼키는 것도 아팠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프다. 오히려 둘째날은 마취 기운이 있었는지, 그때 4시간 간격으로 먹는 진통제의 효과도 있었겠다. 비몽사몽간에 뭔가 마시려고 했다. 오후쯤 깨닫게 된 것이 물이든 미음이든 먹고 누우면 덜 울렁거린다는 것. 그래서 마시고 누어있었다. 점점 가라앉아서 잠도 잤다. 그렇게 먹고 눕고를 반복하며 둘째날, 셋째날을 보냈다.

셋째날(7/3)은 그래도 좀 요령도 생겼고 어지러움도 많이 가라앉았다. 문득 몸무게를 재보니 117 파운드. 53킬로그램. 이틀만에 자동 다이어트가 되었다. 수술 전날 마지막 식사로 비빔밥을 먹었던 것은 정말 잘했다. 호텔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이었는데, 며칠 못먹어도 아쉽지 않은 메뉴였다. 다음에 다시 가야겠다. 사실 셋째날도 기닥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먹고 눕고 반복했고 토하지는 않았다. 

밤에 아들 전화에 반가워서 떠들다가(말은 아니고 그냥 소리) 혀가 좀더 아파졋던 것 같고 그래서 더 조심하기로 했다. 피가 좀 난다. 혀의 붓기가 살짝 가라앉아서 입을 벌릴 수 있고 목구멍 쪽이 살짝 보였다.

넷째날(7/4),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다. 남편은 열심히 미음을 만드느라 바빴던 것 같다. 딸은 늦게 일어나 오후 3-9시까지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라이프 가드. 공휴일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수술 후 네번째 날이었다. 오늘은 좀더 나아지는지 볼 정신이 있었고 뭐를 먹을 수 있을까 챙겨주는 남편에게 살짝 짜증도 냈다. 기운이 생겼나보다. 그리고 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메디슨, 위스칸신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친구들과 놀러갔다. 나는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믿음이 있어서 엄마는 하나님께 그리고 아빠에게 맡기고 휴가를 떠난 걸로. 남편은 아들이 아직 철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생각해보면 온 가족이 다같이 둘러 앉아 있다고 해서 내가 덜 아픈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말하고 싶어서 힘들었을 것도 같다.

한국 가족들도 걱정되어 카톡으로 연락이 온다. 안보면 잠깐씩 잊혀지기도 하지만 걱정은 더 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괜찮다고 날마다 나아지고 있다고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들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병원가기 전부터 수술 후의 사진들을 모아서 펫북과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엄마는 뭐 먹냐고, 잘 먹어야한다고... 먹이고 싶은 한국 엄마들의 마음이야 나도 같으니까 알 것 같다.

7/5 남편은 날마다 뭘로 미음을 만들까 연구. 내가 생각이란 걸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몇가지 아이디어를 줬다. 감자, 당근 등을 삶아서 갈아보라고. 토요일인데 예배 준비는 안해도 되니 감사하지만 더 바쁘다. 아, 예배 준비가 하고 싶다. 라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려본다. 모든지 말로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로 글자로 써야하니 귀찮다. 그래도 답답하니 자꾸만 아이패드를 찾게 된다. 아이패드에 손글씨로 쓰니까 딸은 못읽는다. 한글 손글씨는 읽기가 어렵다는 걸, 아니 남편도 내가 갈겨쓰면 못읽기는 한다. 할말은 많고 답은 빨리해야하고 글씨가 갈겨진다. 그래도 며칠되니 좀 나아졌다. 내 글씨는 그대로인데 남편의 눈이 좋아졌다.ㅎㅎ 딸에게 한글 읽는 연습도 되는 것 같다.

교인들이 카드를 보내오고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꽃도 보내오고... 새 교회는 아직 정식 방문을 못해서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담임 목사님과 스탭들은 기도하고 있다. 몇몇 교인들도 기도하고 있다고 펫북에서 연락해온다. 남편의 교회에서 교인들이 가장 많이 기도하고 카드보내고 위로한다. 

Kathy는 손수 만든 기도숄을 가지고 찾아왔다. 내가 서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괜찮냐고? 혀 수술이라 사지는 멀쩡하다. 다만 먹지를 못하니 기운이 없어서 많이 걸을 수는 없다. 이틀째 남편과 집앞을 걸었다. 조금씩 더 걷게 되겠지.

주일 7/6, 온라인으로 세번의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절감했다. 하나님이야 뭐 내가 예배 드리든 말든 아무 영향이 없으신 분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예배 드려야한다. 워터루 교회에서 설교하신 폴 목사님이 특별히 나를 위해 기도해주셨고 성만찬의 의미를 새롭게 전해주셨다. 감사.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딸이 대표로 대면예배에 참석했고 우리는 온라인 서비스로.

한국처럼 자주 볼수도 없고 수술 후 입원도 하지 않았다.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점은 좋은데, 일찍 퇴원을 해서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고 처음 며칠 방심했다. 그런데 체력이... 입원하고 있으면 링거로 영양제라도 받으니 좀 빨리 회복 되려나 싶다. 미국은 의료보험 때문에 퇴원을 빨리 시킨다고 한다. 몰랐다. 보험회사와 병원이 또 다툼이 생기니 특별한 위험이 없으면 일단 퇴원을 시킨다네. 그걸 알고 나니 스스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마음으로 쉬기로 했다. 틈틈이 누워있기도 하고... 좀 늦었나? 

7/7, 날짜가 참 좋은 숫자다. 혀에서 피가 조금더 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병원에 메시지를 보내놓고 아스피린을 다시 끊었다. 그냥 내가 알아서 결정했다. 일단 피가 멈춰야할 것 같아서. 조금 더 걸었고 조금더 먹었다. 아직 화장실은 못가고 있다. 먹은 것이 없어서 그렇다는 남편의 말에 동의. 물로 계속 마시고 있으니 소변은 자주 보지만 대변은 일주일째 없음. 며칠 전, 인스타 그램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유튜브에 올렸다. 가족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딸과 둘이 부르다가 빵 터졌다. 얼마만에 실컷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웃다보면 또 웃게 되겠지. 날마다 입가에 미소를 품어본다. 난 괜찮아.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나님, 오늘도 웃게해주세요.



7/8 드디어 일주일이 되었다. 의사는 7/21에 보기로 되어있다. 어제 아침에는 입을 더 벌릴수 있어서 보니 수술 부위에 피가 흥건하게 있었다. 아마 밤새 뭉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좀 조심했는데 심해지지는 않았으니. 이것도 회복 과정인가보다. 오늘은 더 나아지겠지. 조용히 책도 보고 기도도 하고 찬양도 한다. 그동안 시끄럽게 했으니 당분간은 조용히 해야하는 것 같다. 지난 일주일 감사합니다. 수고한 남편도 고맙고. 

이번주말에 ACT 보는 딸은 공부를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집중이 안되는 것 같다. 엄마가 이러고 있으니 그럴까? 아니라고 남편은 그러지만 왜 아니겠는가. 17세에 엄마가 암 수술을 받았다면, 나라면 어땠을까? 우리는 때로 아이들을 우리 기준에서만 보는 것 같다. 미안하고 고마운 딸.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너에게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은 또 다른가보다. 다만, 나는 오늘도 하나님, 빨리 지나가게 해주세요. 우리 모두 하나님의 능력을 보게 해주세요. 세상의 욕심이 아닌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세요. 그렇게 살게해주세요. 기도하고 기도한다. 

딸아,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고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너를 힘들게도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과 계획을 뛰어넘는 놀랍고 완벽한 사랑이란다. 믿어봐. 그리고 달려보자. 날마다 너를 응원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길 기도한다. 그 사랑은 너와 내가 감당할 수 있다는 기대란다. 우리 잘해보자. 

그러나 하나님께는 때때로 항의하기도 한다. 이제 그만하실거죠? 저는 이정도입니다. 하나님,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 딸에게 하나님의 꿈을 주시고 하나님의 소망을 주시고 담대한 믿음도 주세요. 저에게도 같은 은혜를, 우리 모두에게 놀라운 일을 보여주세요. 오늘이 기적임을 고백합니다. 아멘!

의도적으로 다른 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만 내 아픔만 들여다보게 된다. 이제는 그래도 되는, 그래야하는 시간이다. 텍사스에 홍수가 났고... 이런 저런 세상의 뉴스에도 기도를.









혀 암 수술 후 첫번째 일요일, 세번의 주일 예배 참석 후 끄적이게 된 첫 설교 준비

 수술 후 첫번째 일요일, 세번의 주일 예배 참석!

온라인 서비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8:30, 9:30, 10:30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부르심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나는 예배를 드리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나 그리고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분명히 경험했다. 예배는 나의 작은 몸부림이지만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공급되는 시간이다. 

첫번째 예배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그리고 마지막 찬양을 통해 나에게 부어주시는 은혜가 충만했다. 

두번째 예배에서 남편 대신 설교하신 은퇴 목사님의 설교와 예배인도는 또 다른 감동의 시간이었다. 평생 수도없이 경험했던 성만찬이 새로운 성만찬으로 더해졌다. 미국 교회는 빵을 사용하는데 한덩어리의 빵을 잘라서 먹는 것처럼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그런데 목사님은 부서진 빵을 다시 붙일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부서진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된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부서진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때 폴 목사님은 내가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남편이 담임목사이니 함께 드릴거라 생각하셨을지도) 카메라를 향해 내 이름을 부르셨다. Gloria! 이 부서진 빵은 다시 붙일 수 없지만 이것은 또 다른 시작이 됩니다 라며 설명을 덧붙이셨다. 하나님은 한분이시다. 내가 깨달은 은혜의 깨달음을 다시 한번 목사님을 통해서 들려주신다. 나를 위해 주신 예수님의 몸. 부서졌으나 그래서 나를 살린 그 분의 몸.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 내 모습
7/7/2025 1:20pm 미국 아이오와

세번째 예배는 첫번째와 같은 목사님의 같은 설교. 그리고 찬양이 좀더 많았던 예배. 

모든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은 나에게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며칠전 새로 부임할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석했다. 나의 전임이셨던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참석하셨고 마지막으로 설교하는 예배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바라보는 모든 곳에 계시는 주님, 어찌 내가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그 예배를 참석하며 끄적인 글을 그대로 옮겨둔다. 그때의 그 마음과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즉석에서 끄적여 놓은 설교 준비문: 

수술 후 유튜브로 CF 온라인 예배를 참석했다. 6/22 Karen 이 마지막으로 설교한 중요한 예배였다. 왜 아니겠는가. 나는 그녀의 후임자인데. 나는 혀 수술을 해서 말을 할 수 없었고, 앞으로 내가 목사로서 의 사명을 특별히. 새로. 파송받은 이곳에서 설교할 수 있을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역시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계속 되고 있다. 카렌의 마지막 설교를 통해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이 설교 초본을 작성했다. 나의 사명을 설교하라는 채드 목사님의 당부가 있었기에 나는 예전에 기록해 놓은 나의 소명 이야기를 나누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렌의 설교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확신이었다. 하나님의 great stroy! amen!

 The goodness of God. 마지막 찬양까지 마음에 부르던 찬양이었는데 똑같았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보는데 어떻게 나의 부르심의 이야기가 끝나겠는가. 나의 사명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나는 나의 사명이 끝나는가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니다. 나의 사명의 이야기는 더이상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사명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한다. 카렌은 여러분과의 사랑에 감사했고 나를 부탁했다. 나는 이미 여러분께 감사한다. 여러분의 열린 마음이, 하나님의 놀라운 이야기를 나를 통해 이곳에서 나누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