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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암 수술 후 5 주 경과 - 유튜브 다시 시작하다! #날마다기적이영광

 설암 수술 후 5주가 지났다. 

감사합니다. 말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어주 전부터 의사소통이 되었지만 모르는 사람들과 대화하는것은 긴장되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에 새로 가게 된 교회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비교적 대화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영어가 더 말하기 힘들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아주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교회라는 너그러운 공동체여서 그런 것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새로온 목사라니 좀더 귀 기울여 들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요. 

오늘은 유튜브 라이브 방송도 했습니다. 기도해주고 기다려준 구독자들께 소식을 전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진작부터 계획은 했지만 조금더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을 때 만나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하나님은 내 계획보다 그의 계획을 더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언제나 옳고 좋습니다. 용기내어 시작한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30분 가량 진행했습니다. 기존에 성경읽기가 아닌 짧은 성경읽기와 그동안의 소식을 나누고 감사를 이야기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을 인용해서 '다시 부르심 앞에'라는 제목으로 묵상을 나누었습니다. 

유튜브 구독자들은 참 신기하고 감사합니다. 서로 만난적도 없는 분들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 때문에 서로 걱정하고 기도하고 응원합니다. 물론 그 가운데 각각의 신앙관이 다르기도 하고 정치적 입장이 다르기도 한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로 이해하고 귀 기울여 줍니다. 그리고 서로 기도합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이겠죠. 바라기는 정치적 이념 때문에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지 않는 것이구요.




실시간 방송을 기다리신 분들이 참여해주셨어요. 여전히 걱정하고 기도하고 계신 분들이니 저 또한 무척 반갑고 좋았습니다. 몇번씩 혀를 깨물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방송을 비교적 잘 마친 것 같습니다. 가장 하기 어려웠던 발음이 '하나님' 이었습니다. 그동안 너무나 쉽게 말해졌던 단어였는데 오늘은 좀더 조심스럽게 발음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쉬운분이 아니시라는 것을 고백했습니다.^^

여전히, 아니 어쩌면 앞으로 불가능할지 모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혀를 움직이는 것에 있어서 말입니다. 메롱~ 하며 혀를 내미는 것이 불편합니다. 왼쪽의 절개된 부위로 혀가 휘어집니다. 혀를 똑바로 내밀수가 없네요. 그리고 어린시절 많이하던 혀를 세우기, 혀를 말기 등은 안됩니다. 절개한 쪽으로는 감각이 없어서 맛을 보지 못합니다. 가끔 깨물기도 하구요. 온도에도 민감해져서 조금만 뜨거운 음식도 먹기 어렵습니다. 혀로 입술을 훓을수도 없고, 치아를 닦을 수도 없습니다. 전에는 몰랐는데 혀가 짧아지고 한쪽이 없으니 안되는 것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발음은 물론이고요. 혀가 입 주변과 입안을청소하는 일을 제법 많이 하고 있었네요.

어제는 혼자 거울로 혀를 들여다 보고 이렇게 저렇게 움직여 보았는데 여전히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에게 그 이야기를 하다가 그만 울었네요. 무지한 생각에 혀를 제거하면 다시 자라서 채워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다만 상처는 거의 다 아물었고, 실밥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녹은 것도 있고 빠진 것도 있고 어쩌면 삼킨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며칠 사이에 사라졌으니까요. 수술 후 한달이 이렇게 지났고 5주차가 지나갔습니다.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말했는데 계속 그렇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감사하라는 마음의 소리를 듣습니다. 그동안 성경읽고 기도하고 하나님을 붙잡았던 나의 영혼이 나를 달랩니다. 성령의 음성이기도 하지요. 감사해. 감사하자.


                                   
                                   수술 후 병원에서 의사보고 결과 듣던 날, 딸이 동행했어요.


우선 음식 섭취가 다양해졌습니다. 여러가지 음식을 씹어서 먹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직은 가끔 혀를 깨물기 때문에 한쪽으로 먹기는 하지만 죽이 아닌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한달동안 남편이 열심히 만들어주었던 죽이 그립네요. 남편은 한달만에 몸살이 났습니다. 한동안 사라졌던 알러지가 다시 심해지기도 했어요. 감기약도 먹고 알러지 약도 먹고. 결국 제 잔소리에 못이겨서 병원에도 다녀왔어요. 미국 보험에서 일년에 한번 의사를 보고 검사받을 수 있거든요. 기본 검사는 모두 정상이라고 했고 이제 대장 검사만 하면 된다네요. 수술 후 간병? 하느라 수고했어요!

이번 주 화요일부터는 출근도 했어요. 일단 일주일에 사흘만 출근해봤는데, 피곤하긴 하더군요. 회의가 많아서 그랬을까 싶기도 하고 새로운 직장에 적응하느라 긴장해서 그런 것도 같아요. 그래도 또 다른 시작이 가능한 것이 감사할 뿐이에요.

날마다 기적이라는 사실을 다시 고백하며 오늘도 잠자리에 듭니다. 감사합니다. 내일은 더 나은 하루가 되겠지요? 딸은 시험준비한다고 또 바쁘네요. 야외 수영장에서 라이프가드하느라 새까맣게 탔어요. 점점 안보이는 것 같다고 농담합니다.

여러분도 감사가 넘치는 날마다기적같은 하루 보내시길 바래요. 감사해요.






설암 수술한 것에 대한 조직검사 결과를 받은 날 -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던 날


 혀 조직검사 결과

병원 수술과 검사 결과를 바로 메시지로 받는다. 병원 사이트에 들어가면 진료, 수술과 검사 결과 등을 바로 볼 수 있다. 의사를 만나기 전에 결과를 먼저 알게 된다. 지난번에 MRI 검사 결과도 바로 볼 수 있었다. 덕분에 미국 병원에서 조금 빨라진 부분 중에 하나이다.

혀암 제거 수술을 하면서 주변 부위 조직 검사도 함께 실시했다. 한국에서 조직검사를 했고 MRI 를 찍고 암 진단을 받았다. 그 결과를 가지고 미국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대학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했다. 내가 다니는 병원은 아이오와 대학 병원이다. 미국에서 가장 큰 병원 가운데 다섯손가락, 어떤 분야는 최고라고 인정받는 병원 중 하나이다.

의사는 한국 검사 결과로는 혀의 반정도를 절개해야할 것 같지만 그렇게까지 위험하게 하기보다 소극적 수술 후 다시 조직 검사를 해서 보는 것을 제안했다. 나도 그것이 좋을 것 같았다. 혀를 많이 절개하면 이식 수술까지 해야하는 큰 수술이 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그 정도로 예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사흘 입원이라고 했을 뿐.





여튼 이곳에서 수술을 했고 제거한 부위 주변의 혀 조직을 병리검사에 넘겼다. 거기까지 전이 되지 않았으면 수술한 것으로 끝난다고 했다.

오늘 검사결과가 왔다. 떨리는 마음, 그러나 기도하며 최대한 담담한 마음으로 병원 사이트에 접속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 단어들이 잔뜩 적혀있다. 결국은 어떤 부분은 괜찮다는 것도 같고... 혀의 여러면을 검사했다는 내용이었다.

의사가 수술로 제거한 부위는 편평세포암(한국에서 진단받은 병명)이 확인되었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감사한 것은 - 최대한 감사한 점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 - 침윤암은 아닌 것이다. 용어를 풀자면 편평세포암, 즉 혀의 표면에 암이 발생했지만 그것이 깊숙이 침투해서 전이되고 있지는 않다는 뜻이었다. 다만 체취된 모든 부분에서 암이 발견되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의사가 조금씩 넓게 조직을 제거했다고 했는데 그 모든 부분에서 암이 보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해야하는가? 

의사는 조지거 검사에서 퍼져있지 않으면 수술 한번으로 끝이라고 했다. 만약 퍼져있는 것이 발견되어 전이의 위험이 보이면 인파선 제거 수술을 추가로 진행할 것이라 했다. 그런데 현재 병리검사 결과는 침윤암은 아니라고 했지만 제거된 모든 부분(두군데는 1미리미터 정도 여유있음)에서 암이 발견되었다고 했다. 그럼 재수술로 조금더 제거해야할 수도 있다. 아니면 인파선 제거를 할 것인가?

수술 후 의사는 남편에게 암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었다. 그래서 남편은 안심했고 나에게도 그렇게 이야기하며 안심시켜주었다. 기도의 응답이라고 우리는 한시름 놓고 기뻐했다. 그런데 오늘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아마 의사가 말한 암이 아니라는 것은 암덩이가 없었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남편이 분명 cancer 라는 단어를 들었으니. 편평세포암은 cancer (암)이라는 단어가 없다. 그러나 암이다. 영어 표현이 다를 뿐.

아침에 결과를 받고 마음이 흔들렸다. 몸에 기운도 빠졌다. 혼자서 기도하며 감사한 것에 초점을 맞추려고 애썼다. 침윤암이 아닌 것이 감사하다. 감사하다. 감사하다... 그러면서 한편으로 재수술을 할 경우 이제 목회는 그만두어야 하는가 생각하게 되었다. 얼마나 쉬게 될지, 수술은 바로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또 몇 달을 기다려야 할지...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그러면 결국 나는 주저 앉을 것만 같았다. 생각을 멈추려고 애쓰며 계속해서 주님! 주님! 불렀다. 혼자는 버티기가 어려웠다. 아무리 감사한 것을 묵상하려고 해도 자꾸 미래에 대한 불안이 커졌다. 

새로 파송받아서 아직 정식으로 인사도 하지 못한 교회는 어떻게 해야하나. 수술을 바로 다시하게 되면 또 한달을 쉬어야하나? 수술이 더 커지니 더 오래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럼 목회를 그만두어야 하나. 하나님, 그럴거면 왜?? 나의 어리석음은 끝이 나지 않는 질문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남편에게 얼른 문자를 보냈다. '검사결과 나왔음. 일단 전이는 아닌 것 같은데 주변부위가 모두 편평세포암이라고 함. 기도 많이 해주세요. 지금 기도가 필요함' 이라고 보내고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다.

방학이라 집에 있는 딸이 방에서 나를 부른다. 엄마 이리와봐.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다가 딸에게 갔다. 그래, 내가 걱정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있겠어? 딸이랑 시간을 보내자. 라고 마음 먹고 이를 악물고 딸의 방에 갔다. 아무것도 모르는 딸은 자기 침대에 누워보라며 이불을 덮어준다. 잠시 딸과 끌어안고 누웠다. 하나님, 아시죠. 이렇게 어린 아이가 저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게 해주세요. 눈물이 흐르는 것을 감추고 딸을 꼭 끌어안았다. 옆에서 쫑알쫑알 거리던 딸이 깜빡 잠이 드는 것 같았다. 남편이 들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점심 시간이 아직 좀 남았는데 일찍 퇴근을 했다. 남편과 셋이 끌어 안았다. 그리고 남편이 기도한다. 주여... 

딸은 괜찮지? 괜찮을거야. 라며 위로한다. 그래, 괜찮지. 일단 깊숙이 침입하지는 않았다니까 다시 수술을 하던지 아니면 의사가 결정하겠지. 괜찮아. 

우리는 이른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딸은 미팅과 아르바이트를 하러 간다고 했고, 남편과 나는 장을 보러 나갔다. 장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간 마트는 닫혀있었다. 오후 4시 이후에 오라고 노트가 붙어있었다. 오늘 참 왜 이럴까? 남편과 나는 집 근처 마트로 가자고 차를 돌렸다.

집에 오는 길에 아들에게 문자가 왔다. 어제 캐나다로 출장간다고 했는데, 스톰(폭풍) 때문에 딜레이가 되어서 어젯밤에는 뉴저지 공항근처 호텔에서 묵고 오늘 아침 다시 공항으로 간다고 했다. 그런데 어젯밤에 체크인했던 가방을 아침에 찾으라고 했다는데, 오늘 공항에 갔더니 잃어버렸다고 한단다. 그래서 공항 헬프 센터에서 클레임하려고 대기중이란다. 어젯밤에도 옷도 못갈아입고 호텔에서 묵었는데 결국 가방 분실되었다니 출장은 가야하고. 얼마나 힘들까 싶어 위로의 문자를 보냈다. 내 조직검사 결과는 얘기도 못꺼냈다. 

아들에게 문자하면서 하나님 이건 또 뭡니까? 하는 불만이 터지려고 한다. 그때 기도하자라는 마음이 급하게 들었다. 이럴때 내 마음이 무너지면 안될 것 같았다. 아침부터 계속 하나님...하고 있던 내 마음에 성령께서 인도하신 마음이라 생각되었다. 남편에게 이야기하고 같이 기도한다. 남편이 운전하며 주여 가방 찾게 해주세요~ 한다. 아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하나님, 가방 찾게 해주세요. 마음과 생각을 지켜주시고 지혜를 주세요. 무엇보다 일하는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게 해주세요.' 아들이 '제발' 이라고 답장을 보내왔다. 

길가에서 옥수수를 팔길래 반더즌(6개) 구매하려고 남편이 차를 세웠다. 그때 아들에게서 문자가 왔다. '헉!' 이라는 한 단어와 한장의 사지이다. 뭔가 하고 보니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있는 아들의 발과 그 앞에 놓여있는 아들 가방이었다. 찾았나? 시간을 보니 아들이 제발 이라고 답장을 보낸지 3분 만이었다. 이건 기적이다.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났다. 남편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나는 박수를 치며 감사감사!를 외쳤다.

기분 좋게 집 앞에 있는 마트(가격이 좀 비싸서 멀리있는 마트에 가려고 했음)에 들려서 야채랑 이것저것 장도 보고, 자동차 타이어에 바람이 없다고 경고가 떠서 주유소에서 체크도 했다. 되는 일이 없는 것 같던 하루였는데, 아들의 가방 소식은 큰 기쁨이 되었다. 이렇게 빨리 응답하시는 하나님인데. 아들은 출장행 비행기에 탑승했는지 아직 소식이 없다.

집에 돌아와 옥수수를 전자렌지에 돌려서 한알 씹어먹었다. 미국 옥수수의 맛과 향이 달큰하다. 그렇지만 아직 씹기는 어렵다. 결국 믹서기에 갈아서 먹었다. 와~ 맛있다. 내 속으로 기어 들어가던 불안한 생각을 자꾸 밖으로 끄집어 내어 날려보낸다. 몸을 움직이면 마음이 좀 가벼워진다. 남편도 나도 서로 그렇게 하려고 애쓴다. 남편은 지금 또 야채를 삶고 이것저것 만들어보고 있다. 고마운 사람.

아들의 잃어버린 가방 찾은 소식에 똑같은 상황이 반전 되었다. 하나님을 찾을 때, 경험하는 짜릿한 기쁨이다. 그런 하나님이 기다리라고 하실 때는 또 다른 뜻이 있음을 기대한다. 그것이 믿음인 것을. 이렇게 또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주님께 맡긴다. 알아서 하세요. 의사에게 지혜를 주시고 저에게 용기를 주시고 어떻게 하는 것이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세요. 

딸에게 아까 말했던 것이 있다. 마음은 살짝 무너지려고 했지만 딸에게만은 들키고 싶지 않았기에. 하나님이 엄마에게 뭘 원하시는걸까? 다시 워터루교회로 가야하나? 아님 또 다른 계획이 있으신가? 딸이 '나 혼자 예배드리는 시간이 끝나는거야?' 라며 웃는다. 그래 웃자. 운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더라. 웃으면 오히려 좋은 호르몬이 나올거야. 딸이 엄마도 웃어봐~ 라며 웃는다. 50이 넘은 나도 마음 지키기가 힘든데 17살 딸은 어떻겠어? 아자아자! 하나님 믿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보자. 

미팅 끝나고 아르바이트(수영장 라이프가드) 간다고 했던 딸이 잠시 집에 들렀다. 스타벅스에서 미팅을 했는데 음료수 맛있다고 자기가 먹던 걸 남겨와서 먹어보라고 준다. 그러는 중에 남편은 얼른 옥수수 익혀서 주었다. 딸은 한입 먹고 맛있다고 하더니 바로 일하러 간다. 모두가 그렇게 서로에게 힘이 되고 싶어한다. 특히 나에게. 힘내자. 하나님, 분명히 여기 계시지요?

우리가 얼마나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지 보고 싶으신건가요? 아들의 잃어버린 가방 하나에도 우리 모두가 속상했는데, 하나님을 잃어버린 수많은 영혼들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게 하신다. 이와중에 그걸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와중인가?

하나님, 오늘도 주님이 나와 함께 하셔서 나는 가장 좋은 것을 가졌다고 고백합니다. 나의 평생에 흔들리지 않게 해주세요. 믿음 주셔서 감사해요.


설암(혀암) 수술 후 두 주 차

 설암, 여전히 암이라는 단어는 불편하다.

암 암 암!

이 단어는 참 힘이 있다. 부정적인 힘이 대세이다. 생각하기도 싫고 말하기는 더욱 싫은 단어이다. 특히 암환우들은 처음 이 단어를 들었을 때의 기분을 기억할 것이다. 꿈인가 싶기도 하고 믿지 못하기도 하고 화를 내기도 한다. 대부분은 멘붕.

아빠가 암 판정을 받을 때 그랬다. 여전히 아빠는 그 단어를 싫어하신다.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도 반대하셨다. 결국은 다 알게되는 상황이 되어서야 이야기하게 되었다. 한국 기독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라는 것을 안다. 나쁜 일이 생기면 하나님께 벌 받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사실이다. 

내가 처음 혈액암 판정을 받았을 때 나는 분명히 보았다. 많은 사람들의 그 시선과 말들. 아니 어쩌다가... 하나님 잘 믿지 않았어? 등등. 참 맥빠지는 이야기들이다. 죄와 벌! 인과관계가 분명하다. 그것이 한국 교회에서 내가 받았던 신앙교육이기도 했다. 구약의 이야기들을 모두 거기에 붙여서... 예수님의 가르침은 어디에 던져버렸는가. 이 사람의 죄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다! 라는.

인과응보. 한국 신화에서 동화에서 옛날 이야기에서 주된 결론이다. 착하게 살면 복받고 악하게 살면 벌받는다. 모두 그런 결과를 기대한다. 드라마도 그렇다. 그러나 인생이 꼭 인과응보대로 결론나지 않는다.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은 한국적인 문화 그리고 기독교의 가르침.

나에게 그것을 극복하게 해준 분은 바로 하나님이다. 성경을 읽고 또 읽으며 그동안 내가 알던 하나님이 아닌, 내가 배웠던 하나님이 아닌 진짜 하나님을 만난다. 이미 알고 있던 하나님이었으나 내가 놓치고 있던 하나님이다. 아픈자의 하나님, 연약한 자의 하나님, 죄인의 하나님, 그렇게도 우리가 외치는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과 같은 분이다.


성경을 읽었다. 죽자살자 읽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고, 가만히 앉아있는것도 위험할 때, 나는 머리가 아플때까지 성경을 읽었다. 혼자 읽다 지치지 않으려고 유튜브에 라이브를 켜고 읽었다. 그때 함께 했던 사람들은 누구일까? 무엇 때문에 그 영상을 보고 있었을까.

지금은 5천명이 넘는 구독자들, 아니 6천명이 넘는 것 같다. #날마다기적이영광 이라는 채널의 구독자들이 있다. 매일 영상을 보는 사람들은 백여명 되는 것 같다. 가끔 관심있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오면 보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내 목표는 성경읽기, 성경읽히기 이다. 나의 간증을 이야기하면 사람들이 더 많이 본다. 가끔은 드라이브 묵상 등으로 묵상과 일상의 간증을 나누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을 읽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진짜 하나님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렇게 지내온지 어느새 5년이 가까와진다. 그 사이에 혈액암은 이렇게 저렇게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담당 의사가 은퇴를 해서 새로운 의사를 찾아야하는 상황. 하지만 설암 진단을 받고 수술하고 하느라 올해의 반이 지났다. 수술 후 두주가 되었다. 다음번에 의사를 만나면 혈액암 의사를 리퍼해달라고 할 참이다.

두주 정도 지나니 조금 더 살만?하다. 아직 몸무게는 116파운드를 유지하고 있지만 먹는 것도 유동식(이 단어가 생각이 안났다)에서 조금씩 걸죽해지고 있다. 혀가 하는 일이 말만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았지만 이번에 더 잘 알아가고 있다. 입술에 묻은 음식물도 제거해야하고 혀 자체를 청소하는 것도 혀다. 치아를 닦아주기도 해야하고 침을 삼키고 가글할 때도 혀가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다. 혀를 사용하지 못하는 두주동안 입안이 어찌나 텁텁하고 불편하던지... 음식물도 깔끔하게 삼켜지지 않는다. 

처음에는 퉁퉁부어서 목구멍도 보이지 않았는데 이제 많이 가라앉아서 제법 혀모양이 되어간다. 왼쪽에 제거된 부분은 아직 잘 들여다 볼 수는 없다. 처음에 보려다가 상처가 벌어져서 피가났었다. 으... 그래서 지금은 전혀 보지 않고 열심히 구강 세척제 약품만 사용하고 있다. 그것이 2주간 사용해야하는 약이라 내일이면 끝이다. 두통을 처방받았는데 한통만 사용했다. 아까워... 그래도 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은 것임을 물론 알고 있다.

어제는 내 맘을 알았는지 유튜브에서 크루즈 상품을 보여준다. 여행. 혀 수술만 아니었으면 지난주에 계획되었던 콜로라도 여행을 갔어야 했다. 단체로 가는 것이기는 했지만 좋은 강사를 모시고 하는 컨퍼런스였다. 아쉽지만 끝! 그러던 차에 크루즈 여행을 보니 문득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장 하기 싫은 여행이 크루즈였는데. 일단 바다가 무섭고 배는 더 싫고. 그런데 이제는 그냥 가보고 싶다. 인생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고 싶다는 내 딴에는 무모한 마음이다. 남편은 옆에서 진짜? 라며 좋아한다. 남편은 늘 해보고 싶다던 여행이었으니까. 뭐, 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아마 내년에 딸이 대학을 가면서 독립을 하면 본격적으로 생각해보자.

수술 후 두주정도 되니 혀의 4분의 1 보다 적은 부위가 없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 아직 보기는 싫지만... 움직임이 조금 어색한 것도 느껴진다. 의사 말로는 뇌에서 없는 부분을 인식하는데 시간이 걸린다고 했다. 그래도 처음 한국에서 MRI 상으로 나온 것보다 적게 제거했고, 의사가 눈으로 보고 진단했던 것보다도 적게 절개했다. 감사 감사!

어제부터는 조금씩 말?도 한다. 말같은 소리라고 해야하나? 그래도 아직은 아프니까 혀를 최대한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내본다. 아직은 안하는게 나을 것 같다. 피곤하다. 아프다. 침묵기도 한다고 했는데 허밍을 많이해서 침묵은 아니었던 것같다. 여튼 이제는 내 의견을 조금씩 말로 표현가능하다.

감사!

혀, 우리 몸의 작은 부분인데 온 몸이  괴로웠다. 지금도 외출이 쉽지 않고 피곤하다. 무엇보다 누굴 만나도 대화를 할 수 없으므로 남편이나 딸이 동행해야 안심이 된다. 그래서 교회에 출근은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이렇게 쉴 수 있어서 감사. 지난 3년동안 쉼없이 달렸으니 이제 한숨 고를만도 하다. 내 수준에서 최선을 다했던 것 같다. 하나님이 이렇게 쉴 기회를 주신다. 그렇게 믿는다.^^ 다시 달리기전 숨고르기 같다. 

온 세계가 아프다. 미국도 한국도 구석구석 아픈 일들이 있다. 그것이 단지 한 나라,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서로서로 돕지 않으면 결국은 모두가 망하는 것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이번 혀 수술을 통해서 절실하게 깨닫는다. 

나의 아픔이 너무 커서 한동안 내 기도만 했다. 그런데 내 속에서 말한다. 이제 그만하고 주위를 둘러봐라. 특히 유튜브 구독자들이 남겨주는 댓글을 보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한다는 많은 분들의 카드와 문자를 보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가족, 친구들은 물론이고 얼굴조차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기도한다. 그 기도를 듣는 분의 능력을 믿기 때문이다. 

나라와 나라를 위해서 기도한다. 하나님의 뜻이, 그분의 사랑이 이뤄지고 응답되고 있음에도 아직 모르는 이들의 눈을 열어주시길 기도한다. 불평이 아닌 감사로 바뀌기를 기도한다. 그리고 그러나 인간을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권자이신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함을 기억해라. 그래야 소망이 있다. 그래야 절망에 빠지지 않는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 했나? 몸이 아픈만큼 괴롭지만 그래서 나의 영은 주님을 찬양한다. 주님만 바라본다. 주님만 의지하고 소망한다. 그 소망으로 나의 몸도 일어난다. 그리고 그 사랑을 믿고 그 사랑을 전할 힘을 얻는다. 아, 기대된다. 다음 나의 소명을 어떻게 감당하게 될지, 그리고 어떻게 나를 사용하실지. 잘 준비해보자. 아픈 만큼 그 분에게 가까이 가까이 나아간다. 겸손은 마음 가짐이 아니라 삶이다. 고백이다. 나의 주제 파악이 일어날 때 가능하다.

두 주 되니까 이제 더 많이 주변을 살피게 된다. 마음이 조금더 여유로워진다. 사랑하자. 

여전히 더이상의 암은 없기를 기도하고 기대한다. 조금 나아졌지만 여전히 싫고 두렵다. 초월은 안된다.

그나저나 조직검사 결과는 아직도 소식이 없다. 괜찮을거야. 괜찮겠지. 하나님, 괜찮죠?












설암(혀암) 수술과 그 후 일주일, 시간이 가긴 간다.

 설암 수술 후 일주일 7/08/2025

지난 화요일 7/1/2025 8:30am 수술실.

아침 6:30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8시 30분쯤, 나는 의사가 일러준대로 남편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고,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이동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어지러워서 이내 눈을 감았다. 수술실에 도착하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수술 가운을 입고 있었다. 굿모닝! 처음 얼굴을 비춘 덩치큰 남자 간호사가 인사를 하며 자기 소개를 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도 굿모닝(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하고 대답했다. 서너명의 간호사와 마취과 의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 같다. 나에게 질문한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뭐냐, 무슨 수술하러 왔냐. 수술할 의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브라운색 가운을 입고 한쪽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싸인을 주니 환자명, 날짜를 보고하고 수술 시작한다고 보고한다. 

마스크를 들이대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라고 한다. 마스크를 꽉 누르면서 '한번 더, 한번...'




내 기억에는 없는 세시간, 아니 네 다섯 시간이다. 어렴풋이 간호사 뒤에 시계를 본 것이 12시가 넘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남편이 괜찮냐고 물어본 것이 1시였던 것 같기도 하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한시간이 지났더라. 마취에서 빨리 깨라고 의자에 앉혀두었다는데 잠이 쏟아졌다. 너무 잠이 안깨서 일어나고 싶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내가 의식이 좀 돌아온 것 같자 남편이 계속 뭐라고 말을 시켰고 중간에 약 가질러 갔다온다고 했고 집에 가자고 내가 말했던 것 같다. 휠체어를 누군가 밀어줬고 지하주차장에 갔는데 층을 잘못 찾아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던 기억, 그리고 속이 울렁거렸던 것, 그리고 마침내 아침에 타고왔던 우리 차에 앉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중간중간 눈을 떴으나 어디가 어딘지는 모르겠고 분명한 것은 남편이 운전하고 있었고 우리는 집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집. 생각만해도 마음이 편해졌다. 집에가서 쉬자. 몇시간을 의식도 없이 잔것 같은데 쉰 것은 아니었나보다. 계속 머릿속으로 집에 가서 쉬자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렇게 집에 도착했고 기억없이 침대에 누웠고 잠이 들었다. 물을 먹고 토했고 그저 잠만 자고 싶었다. 남편은 뭐라도 먹이려고 애를 쓰다가 하도 토하니까 포기했다.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7월 2일, 수술 다음날(둘째날)에는 일어나면 어지러웠기에 남편을 붙잡고 천천히 이동했다. 거실에 잠깐, 식탁에 잠깐, 그리고 화장실... 먹으면 울렁거려서 물처럼 마셨던 미음도 다 게워냈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고 먹을수가 없었다. 침을 삼키는 것도 물을 삼키는 것도 아팠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프다. 오히려 둘째날은 마취 기운이 있었는지, 그때 4시간 간격으로 먹는 진통제의 효과도 있었겠다. 비몽사몽간에 뭔가 마시려고 했다. 오후쯤 깨닫게 된 것이 물이든 미음이든 먹고 누우면 덜 울렁거린다는 것. 그래서 마시고 누어있었다. 점점 가라앉아서 잠도 잤다. 그렇게 먹고 눕고를 반복하며 둘째날, 셋째날을 보냈다.

셋째날(7/3)은 그래도 좀 요령도 생겼고 어지러움도 많이 가라앉았다. 문득 몸무게를 재보니 117 파운드. 53킬로그램. 이틀만에 자동 다이어트가 되었다. 수술 전날 마지막 식사로 비빔밥을 먹었던 것은 정말 잘했다. 호텔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이었는데, 며칠 못먹어도 아쉽지 않은 메뉴였다. 다음에 다시 가야겠다. 사실 셋째날도 기닥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먹고 눕고 반복했고 토하지는 않았다. 

밤에 아들 전화에 반가워서 떠들다가(말은 아니고 그냥 소리) 혀가 좀더 아파졋던 것 같고 그래서 더 조심하기로 했다. 피가 좀 난다. 혀의 붓기가 살짝 가라앉아서 입을 벌릴 수 있고 목구멍 쪽이 살짝 보였다.

넷째날(7/4),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다. 남편은 열심히 미음을 만드느라 바빴던 것 같다. 딸은 늦게 일어나 오후 3-9시까지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라이프 가드. 공휴일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수술 후 네번째 날이었다. 오늘은 좀더 나아지는지 볼 정신이 있었고 뭐를 먹을 수 있을까 챙겨주는 남편에게 살짝 짜증도 냈다. 기운이 생겼나보다. 그리고 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메디슨, 위스칸신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친구들과 놀러갔다. 나는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믿음이 있어서 엄마는 하나님께 그리고 아빠에게 맡기고 휴가를 떠난 걸로. 남편은 아들이 아직 철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생각해보면 온 가족이 다같이 둘러 앉아 있다고 해서 내가 덜 아픈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말하고 싶어서 힘들었을 것도 같다.

한국 가족들도 걱정되어 카톡으로 연락이 온다. 안보면 잠깐씩 잊혀지기도 하지만 걱정은 더 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괜찮다고 날마다 나아지고 있다고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들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병원가기 전부터 수술 후의 사진들을 모아서 펫북과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엄마는 뭐 먹냐고, 잘 먹어야한다고... 먹이고 싶은 한국 엄마들의 마음이야 나도 같으니까 알 것 같다.

7/5 남편은 날마다 뭘로 미음을 만들까 연구. 내가 생각이란 걸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몇가지 아이디어를 줬다. 감자, 당근 등을 삶아서 갈아보라고. 토요일인데 예배 준비는 안해도 되니 감사하지만 더 바쁘다. 아, 예배 준비가 하고 싶다. 라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려본다. 모든지 말로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로 글자로 써야하니 귀찮다. 그래도 답답하니 자꾸만 아이패드를 찾게 된다. 아이패드에 손글씨로 쓰니까 딸은 못읽는다. 한글 손글씨는 읽기가 어렵다는 걸, 아니 남편도 내가 갈겨쓰면 못읽기는 한다. 할말은 많고 답은 빨리해야하고 글씨가 갈겨진다. 그래도 며칠되니 좀 나아졌다. 내 글씨는 그대로인데 남편의 눈이 좋아졌다.ㅎㅎ 딸에게 한글 읽는 연습도 되는 것 같다.

교인들이 카드를 보내오고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꽃도 보내오고... 새 교회는 아직 정식 방문을 못해서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담임 목사님과 스탭들은 기도하고 있다. 몇몇 교인들도 기도하고 있다고 펫북에서 연락해온다. 남편의 교회에서 교인들이 가장 많이 기도하고 카드보내고 위로한다. 

Kathy는 손수 만든 기도숄을 가지고 찾아왔다. 내가 서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괜찮냐고? 혀 수술이라 사지는 멀쩡하다. 다만 먹지를 못하니 기운이 없어서 많이 걸을 수는 없다. 이틀째 남편과 집앞을 걸었다. 조금씩 더 걷게 되겠지.

주일 7/6, 온라인으로 세번의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절감했다. 하나님이야 뭐 내가 예배 드리든 말든 아무 영향이 없으신 분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예배 드려야한다. 워터루 교회에서 설교하신 폴 목사님이 특별히 나를 위해 기도해주셨고 성만찬의 의미를 새롭게 전해주셨다. 감사.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딸이 대표로 대면예배에 참석했고 우리는 온라인 서비스로.

한국처럼 자주 볼수도 없고 수술 후 입원도 하지 않았다.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점은 좋은데, 일찍 퇴원을 해서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고 처음 며칠 방심했다. 그런데 체력이... 입원하고 있으면 링거로 영양제라도 받으니 좀 빨리 회복 되려나 싶다. 미국은 의료보험 때문에 퇴원을 빨리 시킨다고 한다. 몰랐다. 보험회사와 병원이 또 다툼이 생기니 특별한 위험이 없으면 일단 퇴원을 시킨다네. 그걸 알고 나니 스스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마음으로 쉬기로 했다. 틈틈이 누워있기도 하고... 좀 늦었나? 

7/7, 날짜가 참 좋은 숫자다. 혀에서 피가 조금더 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병원에 메시지를 보내놓고 아스피린을 다시 끊었다. 그냥 내가 알아서 결정했다. 일단 피가 멈춰야할 것 같아서. 조금 더 걸었고 조금더 먹었다. 아직 화장실은 못가고 있다. 먹은 것이 없어서 그렇다는 남편의 말에 동의. 물로 계속 마시고 있으니 소변은 자주 보지만 대변은 일주일째 없음. 며칠 전, 인스타 그램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유튜브에 올렸다. 가족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딸과 둘이 부르다가 빵 터졌다. 얼마만에 실컷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웃다보면 또 웃게 되겠지. 날마다 입가에 미소를 품어본다. 난 괜찮아.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나님, 오늘도 웃게해주세요.



7/8 드디어 일주일이 되었다. 의사는 7/21에 보기로 되어있다. 어제 아침에는 입을 더 벌릴수 있어서 보니 수술 부위에 피가 흥건하게 있었다. 아마 밤새 뭉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좀 조심했는데 심해지지는 않았으니. 이것도 회복 과정인가보다. 오늘은 더 나아지겠지. 조용히 책도 보고 기도도 하고 찬양도 한다. 그동안 시끄럽게 했으니 당분간은 조용히 해야하는 것 같다. 지난 일주일 감사합니다. 수고한 남편도 고맙고. 

이번주말에 ACT 보는 딸은 공부를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집중이 안되는 것 같다. 엄마가 이러고 있으니 그럴까? 아니라고 남편은 그러지만 왜 아니겠는가. 17세에 엄마가 암 수술을 받았다면, 나라면 어땠을까? 우리는 때로 아이들을 우리 기준에서만 보는 것 같다. 미안하고 고마운 딸.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너에게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은 또 다른가보다. 다만, 나는 오늘도 하나님, 빨리 지나가게 해주세요. 우리 모두 하나님의 능력을 보게 해주세요. 세상의 욕심이 아닌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세요. 그렇게 살게해주세요. 기도하고 기도한다. 

딸아,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고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너를 힘들게도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과 계획을 뛰어넘는 놀랍고 완벽한 사랑이란다. 믿어봐. 그리고 달려보자. 날마다 너를 응원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길 기도한다. 그 사랑은 너와 내가 감당할 수 있다는 기대란다. 우리 잘해보자. 

그러나 하나님께는 때때로 항의하기도 한다. 이제 그만하실거죠? 저는 이정도입니다. 하나님,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 딸에게 하나님의 꿈을 주시고 하나님의 소망을 주시고 담대한 믿음도 주세요. 저에게도 같은 은혜를, 우리 모두에게 놀라운 일을 보여주세요. 오늘이 기적임을 고백합니다. 아멘!

의도적으로 다른 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만 내 아픔만 들여다보게 된다. 이제는 그래도 되는, 그래야하는 시간이다. 텍사스에 홍수가 났고... 이런 저런 세상의 뉴스에도 기도를.









혀 암 수술 후 첫번째 일요일, 세번의 주일 예배 참석 후 끄적이게 된 첫 설교 준비

 수술 후 첫번째 일요일, 세번의 주일 예배 참석!

온라인 서비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8:30, 9:30, 10:30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부르심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나는 예배를 드리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나 그리고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분명히 경험했다. 예배는 나의 작은 몸부림이지만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공급되는 시간이다. 

첫번째 예배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그리고 마지막 찬양을 통해 나에게 부어주시는 은혜가 충만했다. 

두번째 예배에서 남편 대신 설교하신 은퇴 목사님의 설교와 예배인도는 또 다른 감동의 시간이었다. 평생 수도없이 경험했던 성만찬이 새로운 성만찬으로 더해졌다. 미국 교회는 빵을 사용하는데 한덩어리의 빵을 잘라서 먹는 것처럼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그런데 목사님은 부서진 빵을 다시 붙일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부서진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된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부서진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때 폴 목사님은 내가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남편이 담임목사이니 함께 드릴거라 생각하셨을지도) 카메라를 향해 내 이름을 부르셨다. Gloria! 이 부서진 빵은 다시 붙일 수 없지만 이것은 또 다른 시작이 됩니다 라며 설명을 덧붙이셨다. 하나님은 한분이시다. 내가 깨달은 은혜의 깨달음을 다시 한번 목사님을 통해서 들려주신다. 나를 위해 주신 예수님의 몸. 부서졌으나 그래서 나를 살린 그 분의 몸.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 내 모습
7/7/2025 1:20pm 미국 아이오와

세번째 예배는 첫번째와 같은 목사님의 같은 설교. 그리고 찬양이 좀더 많았던 예배. 

모든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은 나에게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며칠전 새로 부임할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석했다. 나의 전임이셨던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참석하셨고 마지막으로 설교하는 예배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바라보는 모든 곳에 계시는 주님, 어찌 내가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그 예배를 참석하며 끄적인 글을 그대로 옮겨둔다. 그때의 그 마음과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즉석에서 끄적여 놓은 설교 준비문: 

수술 후 유튜브로 CF 온라인 예배를 참석했다. 6/22 Karen 이 마지막으로 설교한 중요한 예배였다. 왜 아니겠는가. 나는 그녀의 후임자인데. 나는 혀 수술을 해서 말을 할 수 없었고, 앞으로 내가 목사로서 의 사명을 특별히. 새로. 파송받은 이곳에서 설교할 수 있을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역시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계속 되고 있다. 카렌의 마지막 설교를 통해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이 설교 초본을 작성했다. 나의 사명을 설교하라는 채드 목사님의 당부가 있었기에 나는 예전에 기록해 놓은 나의 소명 이야기를 나누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렌의 설교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확신이었다. 하나님의 great stroy! amen!

 The goodness of God. 마지막 찬양까지 마음에 부르던 찬양이었는데 똑같았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보는데 어떻게 나의 부르심의 이야기가 끝나겠는가. 나의 사명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나는 나의 사명이 끝나는가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니다. 나의 사명의 이야기는 더이상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사명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한다. 카렌은 여러분과의 사랑에 감사했고 나를 부탁했다. 나는 이미 여러분께 감사한다. 여러분의 열린 마음이, 하나님의 놀라운 이야기를 나를 통해 이곳에서 나누게 하신다.

갑자기 눈물 흘린 찬양 |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어떤 찬양을 흥얼거리면서 글을 쓰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예전에 많이 부르던 찬양이네요. 그래서 찬양을 많이 자주 부르는 것이 좋은 것이죠. 기억이 납니다. 나의 힘이 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이란 가사를 흥얼거리다가 찾아봤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가사를 보면서 부르는데 (사실 혀 수술 후라 말은 못하고 속으로 불렀어요) 갑자기 첫 소절에서 눈물이 나네요. 옆에 있던 남편이 보고는 토닥토닥해주고 가네요. 여러분도 아시면 함께 불러보세요.



아,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하고 성경 읽고 싶어요. 그래도 참고 잘 지내볼게요. 감사해요.

글쓰다가 방금 찍은 사진.
볼이 살짝 홀쭉해보이네요.
7/7/2025 오후 1:20

남편도 슬슬 지쳐갑니다. 날마다 한숨쉬는 횟수가 늘어가네요. 오늘은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걸 들었어요. 아닌척 하지만 수술 후 일주일을 간호하느라 너무 달렸지요. 이젠 제가 조금씩 더 기운을 차려야할 때입니다. 몇 년째 아빠의 병간호하고 계시는 엄마가 더욱 생각납니다. 멀리 계시다는 핑계로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어떤 분의 말처럼 멀리사는 것 자체가 불효라고. 이민자들이 가진 아픔이자 핑계이자 죄송함. 이렇게 오늘도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더 넓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키우고 계신 그 분의 계획이 있겠죠. 

가사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나의 마음속에 언제나 슬픈 눈물 지을때 나의 힘이 되시는 나의 영원하신 하나님 
<br />
나의 구원의 반석 나의 생명의 주인 나의 사랑의 노래 실패하여 지칠때 나의 위로되시는 나의 하나님을 찬양해&nbsp;
<br />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으리 내가 주를 사랑하는 마음 즐거운 날이나 때론 슬픈날이나 모두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세월이 지나도 비바람 불어도 모두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나의 마음속에 언제나 슬픈 눈물 지을때 나의 힘이 되시는 나의 영원하신 하나님 나의 구원의 반석 나의 생명의 주인 나의 사랑의 노래 실패하여 지칠때 나의 위로되시는 나의 하나님을 찬양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으리 내가 주를 사랑하는 마음 외로운 밤이나 험한 골짜기라도 나의 하나님은 동행하시니 내영혼 언제나 하나님을 바라며 세상 끝 날까지 사랑하리라 내영혼 언제나 하나님을 바라며 세상 끝 날까지 사랑하리라 세상 끝 날까지 사랑하리라<br /><br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이것의 나의 찬송일세나사는 동안 끊임없이 구주를 찬송하리로다! 아멘!
<br />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들,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새로운 세계' 를 꿈꾸고 기대하며 | 감사일기

 이제 엿새가 지났다. 7/7/2025

어제 (7/6/25) 주일은 세번의 예배를 드렸다. 온라인 서비스가 있어서 가능하다. 첫번째 예배는 새로 부임한, 그러나 아직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교회에서. 두번째는 남편의 교회 예배 - 남편은 나의 수술 일정에 맞춰서 휴가를 내었다. 세번째는 새 교회의 현대식? Contemporary 예배. 모든 예배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특별히 남편의 교회에서 설교하신 목사님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성찬의 의미를 다시 설명해주시는데 울컥했다. 맞아. 하나님의 사랑이지. 새롭게하시는 그 은혜였지. 감사!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의 의미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 사랑의 공동체로 부터 얻는 힘이다.

1. 어제부터 약간의 출혈이 있는 것 같더니 오늘 아침에는 약간 많아졌다. 병원에 일단 메시지를 보내놓고 답장을 기다린다. 최대 이틀은 걸리다니까 일단 기다려봐야지. 현재 복용중인 아스피린과 하이드리아를 중단해야하는지 의문이다. 의사도 아니고 약사도 아닌데 거의 그런 수준의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피보고 나니 약간 걱정이 되려고 한다. 이렇게 다시 주님의 치유하심을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으니 주님께서 잘 마무리해주세요. 당연히 저도 할 수 있는 노력을 할게요.

모처럼 딸과 함께 웃었던 동영상 
똥 싸는게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을 깨달을 때 
일상의 소중함을 고백하게 된다.


2. 이번 주부터 예정되었던 미국 중북부 지역 목회자와 가족들 수양회는 나의 수술 때문에 불참하게 되었다. 수술 전에는 혀 수술이니까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취소하기를 잘했다. 수술 후 쉼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아픈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혀가 작은 부분이지만 그 또한 내 몸의 일부이기에 잘려나간 작은 부분에 대한 애도가 온 몸에서 진행중이다. 온 몸이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중이니까. 잘먹고 잘쉬어보자 고 다짐했는데 그것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3. 열심히 미음으로 만든 음식들을 섭취중인데 기대와 달리 몸무게는 줄고 있다. 오늘 아침 공복은 116 파운드. 어제는 하루종일 열심히 먹었더니 119까지 갔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살을 빼고 싶더니 요즘은 살을 찌우려하고 있으니 인생이 참 아이러니하다. 오늘은 더 잘 먹어야하나 싶다.

4. 중북부 수양회에 강사로 오시는 김기석목사님께 불참하게 된 이유와 아쉬움을 전했다. 역시 사람을 사랑하는 분의 답장은 짧고도 굵었다. '하나님께 항의하고 싶다'는 목사님의 문자에 눈물이 났다. 그렇게 솔직함을 표현하는 부르짖음이 믿음이니까. 그리고 이후에 나에게 펼쳐질 '새로운 세계'를 향한 소망을 주신다. 하나님이 뜻이라고 내가 말하는 것에 구체화이다. 그래서 감사!

5. 아직도 uncertainty 속에 나아간다. 알만하면 모르겠고, 모르겠다고 하면 또 깨다는 기회를 주시는 그 분으로 인해. 그저 겸손해야하는 삶으로 이끄신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그 분의 말씀과 그 분께 드리는 기도로 담대함을 구한다.


수술 받으러 가는 날 아침, 호텔 주차장에서 (말하지 못하게 될 경우 해야할 마지막 말)

 수술 받으러 가는 날 아침 호텔 주차장에서 영상을 찍은 이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술하는 날 아침에 눈뜨며 부른 찬송입니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혀 수술을 하려다보니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동안(최소 2주) 말할 수 없고, 일상적인 언어는 한달 이상 걸릴수도 있다고 했어요. 무엇보다 수술 전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의사가 설명했거든요.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말을 하시겠습니까?
글쎄요. 저는 그동안 성경을 읽고 묵상을 나누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묵상 나눔이라 제 이야기를 다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일기를 대화로 했던 거죠.

이제 한동안 할 수 없을텐데... 뭐라고 마지막 인사를 구독자들과 나눌 수 있을까.
잘모르겠더군요.

수술받으러 가는 병원이 한시간 반정도 떨어진 아이오와시티에 있고 수술 시간이 오전 8시 30분으로 정해졌어요. 그래서 오전 6시 30분까지 병원에 도착하라고 하네요.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면 힘들 것 같아서 병원 10분 거리에 호텔을 예약하고 그곳에서 묵었어요.

여기서 감사할 것을 생각했어요. 우선은 남편이 휴가를 내서 함께 갈 수 있는 것, 호텔비가 있는 것, 고등학생인 딸이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것과 그녀가 혼자 운전할 수 있는 것. 모든 것이 잘 준비된 때라는 생각에 감사했어요. 물론 수술은 두렵지만 수술 받을 수 있는 것,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것. 예전에 살던 곳보다 지금 사는 곳이 병원과 훨씬(한시간 반거리) 가까워진것^^

마음에 평안을 유지하려했지만 문득문득 어떻게 수술될지, 얼마나 말하지 못할지... 등이 걱정되기도 했어요. 이미 여러차례- 한 4번정도 - 조직검사 경험이 있어서 혀를 절제하고 나면 어떨지 짐작이 되기도 했지요.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묵상 기도를 하며 생각과 걱정보다 평안을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수술 당일 아침에 눈을 뜨는데 제 영이 찬양을 하고 있었어요. 입술을 벌리지 않고 머리에서 시작된 찬양이라 그렇게 효현하겠습니다. 흥얼거리다보니, 찬송 가사가 떠올랐지요.
'주님의 높고 위해 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계속 그 구절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생각으로 부르던 찬양을 입술로 고백하며 담대함과 평안함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호텔 주차장에서 잠깐 #날마다기적이영광 구독자 분들께 영상 편지로 올렸어요.
함께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으로 수술을 받으러 갔어요.
환자복을 입고 의사를 기다리며 이것저것 간단한 검사들을 하고 링거용 주사 바늘을 꽂아서 준비했어요.
마취과 의사가 먼저와서 주사 바늘을 꽂는데 여러번 실패하고 꽂아서 수술전에 피를 흘렸네요.
아차 싶어서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의사와 간호사와 모든 의료진들을 위해.
의사도 초보가 있거든요. 나는 좀 아팠지만 앞으로 올 환자들에게 조금더 나은 기술을 발휘하길 바랬답니다.

그리고 병실에서 수술을 들어가기 전, 아침에 부른 찬양을 다시 불렀어요. 마음에 평안주시는 주님을 찬양했습니다.


스스로도 약간 정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이리 평안할까. 성령의 도우심이라고 고백합니다.
영상을 다시 보면서 내가 이랬구나. 마취도 안했는데? ^^
그러 감사입니다.

This is the hymn I sang before going into surgery. It came out naturally, as soon as I opened my eyes that morning. “Then sings my soul, my Savior God, to Thee: How great Thou art, how great Thou art! Then sings my soul, my Savior God, to Thee:
How great Thou art, how great Thou art!“
Thank you for your prayer!

말 대신 글로 남기는 묵상 | 혀 수술 후 남기는 일기 #날마다기적이영광

 말 대신 글로 남기는 묵상 | 혀 수술 후 남기는 일기 #날마다기적이영광 

1. 하고 싶은 말은 많아지고 할 수 있는 말은 없는 시간을 보내며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말할 수 없는 시간은 듣는 시간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내 생각에 몰두하게 되는 것 같다. 수많은 것들이 다시 보이고 새롭게 보인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혀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낯선 것 같은 것들이 너무나 익숙하게 보이기도 한다. 가족이 그렇고 친구가 그렇고 교회가, 이웃이, 나의 일상의 모든 것이 그렇다. 

2. 좋아하는 책 읽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쉼이 생긴 것이 좋은 점이다. 집안일을 당분간 하지 않으니 - 못하니 시간이 여유롭다.

3. 유튜브를 하지 않으면 하루가 길다. 듣고 보아야할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 막상 하지 않으니 안해도 되는 것들이었구나.

4. 한국의 대통령 뉴스가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건 따로 남겨야 할 것 같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5. 생각이 끊이지 않을 때 나만의 방법은 침묵기도이다. 혹은 예수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이건 나름 기도의 꿀팁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습득했던, 시도했던 수많은 기도방법 중에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선물이다.


6. 수술 끝나고 회복중이다. 어제부터 약간씩 피가 나온다. 병원에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중이다. 토요일, 일요일 휴일이니까 응급실로 가라고 할 것 같다. 그정도는 아니니까 월요일까지 좀더 조심해야겠다. 몇 번의 조직검사 경험으로 수술 후 상태를 대충 예상은 했는데 그것보다는 더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저께 아들 전화를 반갑게 받았다. 듣기만 해야하는데 너무 반갑고 좋아서 뭐라고 떠들려다가 아차 싶었다. 수술 부위가 아팠다. 방심했다. 그리고 다시 조심하기 시작. 그때는 수술 후 이틀째, 마취가 겨우 풀리고 안정될 때였다. 

7. 전신마취, 미국에서는 제너럴 마취라고 하는데 처음해봤다. 다시는 할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그것때문에 이것저것 문진을 많이 했다. 어차피 할거였지만... 한국에서는 폐 사진도 찍고 신장검사도 하고 뭐 이런저런 검사들을 한다고 했었는데 여긴 그냥 의사가 물어보며 하는 검사가 끝이다. 그 검사를 통해 보면 나는 참 건강한 사람이더라. 마취과 의사도 그랬다. 넌 건강하구나! 쩝, 암 수술해야 하는 환자에게 그렇게 말해줘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반응을 못했다. 

8. 전신마취 후유증이란 것이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그랬다. 처음에는 잠이 안깨서 비몽사몽이었다. 그때는 기억이 부분 부분 있어서 대부분은 잠들어 있었던 것 같다. 수술 시간이 세시간 정도 걸렸고, 잠이 깨는데 한두시간 기다렸다가 집으로 가라고 했다. 결과가 좋으니 그랬겠지만 잠 깨라고 의자에 앉혀놓고 수시로 말을 시키는데 아우 졸린데 깨우는 느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데 일어나라고 하는 그 옛날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여튼 간신히 일어나서 휠체어를 타고 주차장으로 이동했고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에 왔다. 중간에 주차장을 잘못찾아가서 다시 이동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날은 비몽사몽 간에 남편이 챙겨주는 이런저런 약을 먹고 계속 잤다. 수술 당일에는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수술 후 막연한 기억속에서 간호사가 아이스크림 줄까? 치즈케이크 줄까?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냥 물을 달라고 해서 마셨다. 

9. 다음날 아침부터 미음이라도 먹어야한다고 남편이 준비를 했는데 거의 물이었는데도 먹으면 토했다. 일어나면 어지러워서 계속 누워있어야 했다. 물마시고 눕고 약먹고 눕고... 하루종일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후부터는 먹고 누우면 토하지 않게 되어서 미음 조금 먹고 누워있었다. 

10. 7/3/2025 아침에 덜 어지러운 것 같아서 일어나 주방으로 나왔다. 몸무게를 재니 117 파운드. 남편이 놀라서 자꾸 미음을 만든다. 뭐라도 먹으라고. 열심히 먹으려고 했지만 혀의 일부가 없는 것은 삼키는 것도 어려움이 크다. 일단은 미음 종류를 먹고 또 먹고.

11. 7/4/2025 몸무게가 119 파운드가 되었다. 미국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이더라. 밖은 요란하고 시끄러웠지만 우리 집은 고요했다. 딸은 오후에 아르바이트를 다녀왔고 남편과 나는 그냥 회복중인 환자와 보호자였다. 세상이 신나고 즐거운 날, 혼자서 외롭게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났다. 일단은 기도만 한다. 그들을 생각나게 하신 것, 깨닫게 하신 것, 앞으로 내가 기억하고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12. 7/5/2025 주일이다. 어제부터 입안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혀의 붓기가 가라앉았다. 수술 후의 흔적들이 보인다. 혀 뿐만 아니라 입안 곳곳에 상처들이 보인다. 잘 아물고 회복되기를. 붙어야할 부분들은 붙고 피도 멈추고 온전하게 깨끗하게 치유해주실 주님께 기도한다.

주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 말로 하지 않아도 듣고 계시는 분, 나를 사랑하는 분이 계심을 믿는 것이 은혜가 아니고 무엇일까. 그래서 오늘도 감사하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8:30 새 교회 온라인 예배, 9:30 남편교회 온라인 예배, 10:30 새 교회 2부 예배에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하나님 모든 예배 가운데 영광 받으시고 주님의 치유와 구원의 은혜를 베푸소서.

거꾸로 가는 일기 | 수술하면 끝인 줄 알았어요

수술하면 끝인 줄 알았다 
7/3/2025 8:30am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수술을 잘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이 매일 미음을 끓여주고 있어요. 첫 주는 묽은 음식을 먹고, 다음 주부터는 매쉬 포테이토 같은 걸쭉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혀는 4분의 1 미만만 절제했고, 눈에 보이는 종양은 없었다고 의사가 전했습니다. 감사! 할렐루야! 다만 상피세포암(CIS) 부위를 제거했고,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조직을 떼어 조직검사를 맡겼습니다.
아직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허밍은 할 수 있어서, 가족들은 대충 제가 뭘 말하려는지 알아듣습니다. 주로 문자로 대화하고 있어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저는 당분간 ‘듣는 계절’을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여러분의 기도와 염려, 카드와 문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답장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제 한계를 인정하고 천천히, 잘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지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영상은 수술 들어가기 직전에 부른 찬양입니다. 남편이 찍어줬어요. 지금 보니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성령에 취했던 걸까? 하며 남편과 웃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Thank you! I’m back home after a successful surgery.
My husband has been making rice porridge for me every day. For the first week, I’m to eat thin, liquid-like foods, and starting next week, I’ll be able to have soft, mashed foods like mashed potatoes.
They removed less than a quarter of my tongue, and thankfully, no visible tumor was found. They did remove the area with carcinoma in situ (CIS) and took surrounding tissues for biopsy to check for any spread.
I still can’t speak, but I can hum—and somehow my family can understand what I mean. Most of our communication is through text now.
The verse “There is a time for everything” keeps coming to me. I guess this will be my ‘season of listening.‘
Thank you all for your prayers, your concern, your cards, and your messages. I haven’t been able to reply to each of you, and I’m sorry for that. But I’m learning to accept my limits, to slow down, and to pray for a good recovery.
Thank you again from the bottom of my heart.
Here’s a hymn I sang right before going into surgery. My husband filmed it. Looking back, I might not have been in my right mind—maybe I was filled with the Holy Spirit?
Everything is God’s grace.


감사일기 | 설암 (혀암) 수술 후, 그래도 감사 #날마다기적이영광

 감사일기 | 설암 (혀암) 수술 후, 그래도 감사 #날마다기적이영광

7/5/2025 미국시간

1. 수술 후 나흘이 지났다. 여전히 혀는 움직이기 어렵다. 말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침을 삼키는 것도 힘들다. 이틀을 굶다시피했더니 살이 확 빠졌다. 남편이 걱정하며 이것저것 갈아서 미음으로 만들어준다. 수술하면 끝나는 것 같았던 착각을 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다. 방심하고 말하려고 혀를 움직였다가 아차, 싶었다. 아들 전화 온 바람에 기뻐서 그랬다는 비밀. 허밍도 하지 말자. 힘들다.

수술 들어가기 전



2. 듣는 계절은 불가능한가. 남편은 계속 약과 음식을 체크하느라 이것저것 물어본다. 매번 응(허밍)이라고 대답할 수 없어서 고개를 흔들면 소리가 나지 않으니 재차 물어보기 일쑤다. 피곤하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서로의 눈빛 대화 같은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장 급한데 눈빛은 무슨... 평소에는 내가 질문이 많았는데 지금은 남편이 계속 뭘 물어본다. 대답은 늘 예, 아니오 그리고 땡큐! (듣는 사람은 다 똑같이 들린다는게 문제) 답답한 마음에 남편에게 짜증을 냈는데, 곧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며칠째 고생하는 남편.

3. 범사에 감사! 그래 해보자.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고백으로 시작한다. 귀찮을 정도로 옆에서 돌보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 수술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감사. 암이지만 덩어리는 없다니 감사. 기도해주는 가족들, 열심히 돌봐주는 남편, 엄마 수술 잘 되리라 믿고 기도하며 휴가간 아들, 딸은 미국 공휴일에도 일하고 와서 집에서 나와 함께 기도한다(이건 고마운게 아니라 미안). 나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한다는 분, 날마다 기도해주는 친구들, 교회 성도들, 유튜브 구독자들, 모두다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내가 뭘 잘해서 이런 복을 누리는가.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렇지. 모든 감사는 하나님의 은혜다. 감사를 하다보면 고통을 잊는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4. 아무 말도 않고 그냥 대화가 되는 존재가 있어서 감사하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맘을 너무 잘 알고, 눈 마주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준다. 이제 더이상은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마다 힘과 용기를 준다. 어제는 갑자기 말 할 수 없는 나의 상황, 목사가 설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때 누군가의 설교를 들었다. 그 설교는 나의 이 모든 상황이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상기 시켜주었다. 이 모든 것이 말하지 못하는 나의 생각과 마음까지도 아는 그 분 때문에 가능하다. 선하신 나의 하나님! 그래서 새 부임지에서 할 설교문을 끄적여 봤다.



5. 잠 못이루는 밤, 시차가 있어서 오히려 밤 늦게 기도를 부탁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얼른 일어나서 감신대 동기방에 카톡을 남긴다. 그리고 두어명의 답글까지 보고 평안히 잠이 들었다. 함께 기도하는 동지들이 있어서 얼마나 큰 보배인가. 중보 기도의 힘을 경험한다. 나보다 더 많이 나를 위해 기도하는 친구들도 있다. 기도의 능력!

6. 담대한 것 같지만 늘 연약한 나. 잘 나갈 때 하나님을 잘 믿고 뜻대로 살자. 그러나 고난 가운데도 주님을 놓치지 않고 더욱 가까이 나아가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기쁨을 누리고 전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이고 은혜이다. 사도 바울의 글이 조금씩 더 깊게 와 닿는다. 예전에는 성경의 구절로 입으로 외우던 말씀들이 이제는 나의 삶의 고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신학주석이 이렇게 감동적일수가!

고린도후서 12:9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무르게 하기 위해여 나는 더욱더 기쁜 마음으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1. It's been four days since my surgery. My tongue is still difficult to move. Not only can I not speak, but swallowing saliva is also hard. After barely eating for two days, I’ve lost a noticeable amount of weight. My husband worries and grinds various foods to make porridge for me. I had the misconception that surgery would be the end of it all. I'm coming back to reality. I carelessly tried to move my tongue to speak and thought, "Oh no!" It was because I got excited to get a call from my son. No more humming either. It’s hard.

2. A season of listening? My husband keeps checking on medications and food, asking me various questions. I can't always answer "Hmm(yes)," so I shake my head, but since no sound comes out, he often asks again. I'm tired. The ideal eye-to-eye conversation we imagine is impossible in this situation. When things are urgent, what good are meaningful glances... Usually, I was the one with many questions, but now my husband keeps asking me things. My answers are yes, no, and thank you! But to the listener, they all sound the same. In my frustration, I got irritated with my husband, but soon apologized. I know he’s been tirelessly taking care of me for days.




수술 후 마취가 깨지 않았는데 일어나라고 의자에 앉혀둔다.
미국 병원은 전신마취해도 3시간 수술은 당일 퇴원!

3.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Yes, let's try it. I begin with the confession that everything is worthy of gratitude. I'm grateful for my husband who cares for me to an almost annoying degree. I'm grateful that I was able to have surgery. I'm grateful that although it's cancer, there's no visible mass. Family members who pray for me, my husband who takes care of me diligently, my son who went on vacation believing and praying that mom's surgery would go well, my daughter who worked even on an Independence Day and stayed home to pray with me (this isn't just something to be grateful for, but sorry about). Someone who fasts and prays for me, friends who pray for me daily, church members, YouTube subscribers - they are all God's people. What have I done well to enjoy such blessings? It's because they are people who love God. All gratitude is God's grace. When I give thanks, I forget the pain. Halleluah! (But I don't want to say 'it's easy!')





4. I'm grateful that there's someone with whom conversation happens without words. Someone who knows my heart so well without me speaking, who already knows without making eye contact, and provides what I need. Whenever I think I can no longer fulfill my calling, He gives me strength and courage. Yesterday, fear suddenly swept over me about my situation of not being able to speak, about being a pastor who cannot preach. Then I heard someone's sermon. That sermon reminded me that all of this situation is part of God's greater story. All of this is possible because of the One who knows even my unspoken thoughts and heart. My good God! So I scribbled down a sermon manuscript for my new appointment.

5. On sleepless nights, I have friends in different time zones whom I can ask for prayer late at night. Last night, I quickly got up and left a message in my college group chat (30 members). After seeing a couple of replies, I fell asleep peacefully. What a great treasure it is to have friends who pray together. I experience the power of intercessory prayer. Some friends pray for me more than I do for myself.

6. I may seem brave, but I am weak. When things go well, let's believe in God well and live according to His will. However, if we can stay close to the Lord without losing Him even in suffering, and enjoy and share the joy of salvation in Jesus Christ, that too is gratitude and grace. The apostle Paul's words are touching me more deeply, bit by bit. Words that I used to memorize as Bible verses are now becoming concrete as confessions of my life. Even theological commentaries—once purely academic—now move me to tears.

2 Corinthians 12:9, But he said to me, 'My grace is sufficient for you, for my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 Therefore I will boast all the more gladly about my weaknesses, so that Christ's power may rest on me.


감사 일기 |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Dear my Father and Mother, I pray for your strength and health.

This morning, I took my mother, who was feeling unwell, to the hospital. In the afternoon, I accompanied my father for his checkup. Though the medical service here is much faster than in the U.S., the four-hour examination and consultation must have been exhausting for my already weakened father. Even I felt drained just from waiting.

I once believed that those who trust in God would be blessed with health, wealth, and a long life. But when faced with a different reality, Christians often experience not only physical suffering but also spiritual anguish—Why is this happening when we have faith in God?

Yet, faith allows me to see these moments differently—not as mere hardships, but as opportunities to draw closer to God. These are moments of seeking Him, realizing how much I need Him. Jesus taught that suffering is not a punishment for sin. But we often forget this because we chase after worldly blessings. When people asked whether a man was born blind because of his own sin or his parents’ sin, Jesus answered that it was for the glory of God.

For the glory of God. Am I truly living for that? Do I really believe it? I must hold onto Jesus’ teaching firmly. The answer is love—God’s love. Not my own thoughts, expectations, or desires, but His love. In that love, I will dream, hope, and live.

Seeing my aging parents after so long fills me with both sorrow and guilt. I wonder if their pain has worsened because of the worries I have caused them. But still, I choose to trust in God’s love. And so, I give thanks. I confess that everything is in His hands. Here, even in suffering, is the kingdom of God.

Jesus answered, “Neither this man nor his parents sinned; he was born blind so that God's works might be revealed in him.”
‭‭John‬ ‭9‬:‭3‬ ‭NRSV‬‬

사랑하는 아빠, 엄마가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아침에는 몸살이 나신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고, 오후에는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미국에 비하면 엄청 빠른 진료였지만, 많이 약해지신 아빠에게 4시간여의 검사와 진료는 힘드셨을게다. 기다리는 나도 피곤했으니.
 
하나님을 믿으면 건강하게 부유하게 장수하는 복을 누린다고 들었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삶의 상황을 마주하면 기독교인들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신앙적인 고통을 직면하게 된다. 하나님을 믿는데, 왜?
 
그러나 질문하는 사람은 깨닫게된다. 하나님을 믿으니 이런 삶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께 가까이가는 기회가 된다. 하나님을 찾는 시간이고, 하나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난다. 고통과 고난이 결코 죄의 댓가가 아니라는 것을 예수님이 가르치셨다. 그런데 우리는 잊고 산다. 세상의 복과 다르지 않은 복을 좇아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나면서부터 보지 못하는 것이 누구의 죄 때문인가 묻는 자들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드러내기 위해서 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렇게 살고 있는가. 그렇게 믿고 있는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분명하게 기억해야한다.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 내 생각과 기대와 욕심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 그 안에서 꿈을 꾸고 소망을 갖고 살아내자.

연로하신 부모님을 오랜만에 만나니 죄송하고 안쓰럽다. 아픈 딸 때문에 속 끓이셔서 더 아프신 것 같아 더 죄스럽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하나님의 사랑을. 그래서 감사하련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고백하며 감사한다. 여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요한복음서‬ ‭9‬:‭3‬ ‭




일기 |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세번째 이야기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세번째 이야기


우리 엄마는  2년전에 어깨 수술을 하셨다. 아빠의 병간호를 하시다가 어깨 인대가 파열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조심하셔야 한다. 

딸이 미국에서 왔다. 엄마는 뭐라도 해주고 싶으셨겠지. 그런데다가 딸이 오자마자 아파서 입원을 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을 하지 않고 집에서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신우신염에 뭐가 좋은지 열심히 검색을 하고 장을 보러 갔다.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쉬고 있었고 부모님은 산책을 하신다고 나가셨다. 한참 후에 아빠가 혼자 돌아오셨다. 골수암이 척추에 생겨 척추 수술을 하셨던 아빠는 걷는 것도 힘드셨다. 지금은 그래도 혼자 걸을 수 있는 정도까지 회복되셨지만 오래 걷지는 못하신다. 엄마는 시장까지 가신다고 해서 아빠는 중간에 돌아오셨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모님 댁은 4층인데 엘리베이터가 공사중이라 걸어서 계단을 오르내리시니 그것이 가장 큰 운동이다. 조금만 걸어갔다 오셔도 다시 4층을 걸어올라오셔야하니 힘이 드신 것 같다. 그렇게 먼저 집에 오신 아빠가 앉아서 쉬시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장바구니를 가지고 나오라는 것이다. 아빠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 나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신다. 나는 쉬어야하지만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내가 장바구니를 끌고 나갔다.

엄마가 너무 많이 무거운 것을 가지고 걸으시면 안되는데... 서둘러 나갔다. 저멀리에서 엄마가 걸어오신다. 화가나기 시작했다. 아니 무거운 거 들으면 안된다면서 양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오신다. 나를 보시더니 얼른 내려놓으신다. 끌고간 바구니에 옮겨 담는데 엄청 무겁다. 양파가 좋다고 양파 한봉지, 아빠가 샤인 머스켓을 드시고 싶다고 할 때, 나는 못먹어봤다고 했더니 그것을 사신 것 같다. 무거운 봉투를 옮겨 담고 끌고 오는데 화가났다. 누가 먹고 싶다고 했나. 왜 고생을 사서하시나. 그리고 또 밤새 아프다고 하실 것 같았다. 말을 꺼내면 화를 낼 것 같아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앞서서 걸었다.

문제는 집에 올라오는데 그냥 내가 들고 올라오는데 자꾸 같이 들자고 밑에서 장바구니를 드신다. 그냥 두라고 하다가 화를 냈다. 그리고 내가 혼자 번쩍 들고 올라왔다. 무거웠지만 장바구니보다 내 마음이 더 무거웠다. 화를 내는 나도 싫었다.

장바구니를 주방에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프다면서 저렇게 고생을 사서하는 엄마 때문에 속이 상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충분히 고생하시고 계신 것을 아는데. 더구나 미국서 온 딸이 아프니 더 신경쓰고 힘드신데.

방에 들어와서 누웠다. 아직 오한이 남아서 춥기도 했고. 이불을 쓰고 누웠는데 눈물이 난다. 한참을 울면서 내가 왜 우는지 생각했다. 왜? 나는 왜 화가나는가? 왜 속이 상한가? 엄마의 삶의 모습이 속이 상하다. 자신을 혹사시키면서 가족을 챙기는 모습에 고마운게 아니라 속이 상했다. 그리고 화가났다. 당신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이 나는 화가 났다. 밖에서 엄마가 포도를 먹으라고 부르신다. 아빠가 방문을 살짝 열고는 저녁을 먹으라고 부르신다. 잠시만 쉬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을 울었다. 내가 왜 속상한지 왜 화가나는지 생각하면서... 그리고 기도를 하면서 내가 어떻게 했어야하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아까 장면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속상해하고 화내지 않고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엄마의 장바구니를 받으며서 아이고 무겁네. 고생하셨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한참을 울었다. 그때 내 마음에 떠오르는 이가 있었다. 바로 나 자신이었다.

가족들을 위한다고 잠도 못자고 김밥을 싸기도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아들한테 가져갈 음식을 준비하기도 하고, 어쩌다 집에 오는 아들을 위해 이것저것 챙겨 먹이려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도 나에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힘들까봐 아들은 자기가 하려고 했고 나는 내가 하겠다고 아들을 쉬라고 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아들하고 부딪히기도 했다. 가만히 있으라고... 서로 도와주려다가 서로 마음이 상했던 것들... 그때 내가 그렇게 힘든 몸으로 왜 그랬을까? 엄마라서... 

엄마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잘 먹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받는 자식 입장에서는 엄마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자신이 해주는거 고맙다고 받아주는 것을 원했구나. 내가 우리 엄마한테 원하듯이.

그리고 반대로 엄마인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힘들어도 차려주는 것을 맛있게 먹는 가족들을 보면서 바라는 것은 그저 고맙다고 맛있게 먹는 것이다. 고맙다... 나의 존재의 이유를 거기에서 찾았던 것이다. 요즘은 내가 다른 일로 바쁘다보니 못한다고 하고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우리 엄마가 그렇다. 내가 우리 가족들에게 하는 것처럼 엄마가 하고 계신 것이다. 그럼 엄마가 바라는 것은 그저 잘 받아먹고 고맙다고 하는 것이다. 엄마가 수고가 많다는 것을 알아드리는 것이다. 그래 그저 감사하다고 했으면 될 것을... 엄마를 걱정한다고 오히려 속상해하고 화를 냈다. 나는 엄마이기도하고 딸이기도 하다. 엄마로서는 자녀들에게 미안했고, 딸로서는 엄마에게 죄송했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나는 반대로 하고 있었다.

그때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아픈데 왜 돌아다녔냐. 엄마가 알아서 하시게 그냥 두어도 된다. 너무 죄책감을 갖지 말고 그냥 하시고 싶은대로 하게 두어라.... 부모님과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동생이 터득한 삶의 방법, 부모님을 대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걱정하기 전에 내 몸을 먼저 돌보라고 동생의 긴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 내가 나를 돌보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다. 내 자녀들을 위한 것이고, 남편을, 부모님을 위한 것이다. 나부터 돌보자.

나는 이렇게 나 자신과 부모님, 특히 엄마를 애도했다. 데리다의 말처럼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계소고되어야하는 삶의 애도. 나는 이미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죄책감이 아닌 삶의 귀한 한 부분임을 인정해야겠다. 그 애도를 통해 나를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하고 가족을 이웃을 사랑하는 원동력을 얻는다.

우리 엄마, 나의 엄마는 안녕하시다. 내 마음에서 조금더 자유롭게 해드리자. 

눈물을 닦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부모님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샤인 머스켓을 처음 먹어보았다. 사실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비쌀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 그 속에 엄마도 나를 향한 애도가 있음을 발견한다. 아빠를 향한 애도가 있어서 그렇게 잔소리하고 걱정하신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좀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애도하고 싶다. 그렇게 엄마로서 엄마의 마음을 본다.

그래도 울 엄마, 너무 무리하지 않으시길 바라면서.

사랑해요. 엄마. 그리고 아빠. 좀더 건강하게 오래사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