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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암(혀암) 수술 후 일주일, 시간이 가긴 간다.

 설암 수술 후 일주일 7/08/2025

지난 화요일 7/1/2025 8:30am 수술실.

아침 6:30에 도착해서 옷을 갈아입고 이런저런 검사를 받고 8시 30분쯤, 나는 의사가 일러준대로 남편에게 굿바이 인사를 하고, 침대에 실려 수술실로 이동했다. 영화에서나 보던 그 장면이 내 눈앞에 펼쳐진다. 어지러워서 이내 눈을 감았다. 수술실에 도착하니 여러명의 사람들이 수술 가운을 입고 있었다. 굿모닝! 처음 얼굴을 비춘 덩치큰 남자 간호사가 인사를 하며 자기 소개를 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나도 굿모닝(이게 참 아이러니하다) 하고 대답했다. 서너명의 간호사와 마취과 의사들이 분주히 움직이는 것 같다. 나에게 질문한다. 이름과 생년월일이 뭐냐, 무슨 수술하러 왔냐. 수술할 의사들로 보이는 사람들은 브라운색 가운을 입고 한쪽에 앉아서 수다?를 떨고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 싸인을 주니 환자명, 날짜를 보고하고 수술 시작한다고 보고한다. 

마스크를 들이대며 숨을 깊게 들이마시라고 한다. 마스크를 꽉 누르면서 '한번 더, 한번...'

내 기억에는 없는 세시간, 아니 네 다섯 시간이다. 어렴풋이 간호사 뒤에 시계를 본 것이 12시가 넘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남편이 괜찮냐고 물어본 것이 1시였던 것 같기도 하고... 뚜렷하지는 않지만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는데 한시간이 지났더라. 마취에서 빨리 깨라고 의자에 앉혀두었다는데 잠이 쏟아졌다. 너무 잠이 안깨서 일어나고 싶지만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내가 의식이 좀 돌아온 것 같자 남편이 계속 뭐라고 말을 시켰고 중간에 약 가질러 갔다온다고 했고 집에 가자고 내가 말했던 것 같다. 휠체어를 누군가 밀어줬고 지하주차장에 갔는데 층을 잘못 찾아서 다시 엘리베이터를 탔던 기억, 그리고 속이 울렁거렸던 것, 그리고 마침내 아침에 타고왔던 우리 차에 앉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중간중간 눈을 떴으나 어디가 어딘지는 모르겠고 분명한 것은 남편이 운전하고 있었고 우리는 집으로 가고 있었다는 것이다.

집. 생각만해도 마음이 편해졌다. 집에가서 쉬자. 몇시간을 의식도 없이 잔것 같은데 쉰 것은 아니었나보다. 계속 머릿속으로 집에 가서 쉬자는 생각이 맴돌았다. 그렇게 집에 도착했고 기억없이 침대에 누웠고 잠이 들었다. 물을 먹고 토했고 그저 잠만 자고 싶었다. 남편은 뭐라도 먹이려고 애를 쓰다가 하도 토하니까 포기했다.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7월 2일, 수술 다음날(둘째날)에는 일어나면 어지러웠기에 남편을 붙잡고 천천히 이동했다. 거실에 잠깐, 식탁에 잠깐, 그리고 화장실... 먹으면 울렁거려서 물처럼 마셨던 미음도 다 게워냈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았고 먹을수가 없었다. 침을 삼키는 것도 물을 삼키는 것도 아팠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아프다. 오히려 둘째날은 마취 기운이 있었는지, 그때 4시간 간격으로 먹는 진통제의 효과도 있었겠다. 비몽사몽간에 뭔가 마시려고 했다. 오후쯤 깨닫게 된 것이 물이든 미음이든 먹고 누우면 덜 울렁거린다는 것. 그래서 마시고 누어있었다. 점점 가라앉아서 잠도 잤다. 그렇게 먹고 눕고를 반복하며 둘째날, 셋째날을 보냈다.

셋째날(7/3)은 그래도 좀 요령도 생겼고 어지러움도 많이 가라앉았다. 문득 몸무게를 재보니 117 파운드. 53킬로그램. 이틀만에 자동 다이어트가 되었다. 수술 전날 마지막 식사로 비빔밥을 먹었던 것은 정말 잘했다. 호텔 근처에 있는 한국 식당이었는데, 며칠 못먹어도 아쉽지 않은 메뉴였다. 다음에 다시 가야겠다. 사실 셋째날도 기닥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먹고 눕고 반복했고 토하지는 않았다. 

밤에 아들 전화에 반가워서 떠들다가(말은 아니고 그냥 소리) 혀가 좀더 아파졋던 것 같고 그래서 더 조심하기로 했다. 피가 좀 난다. 혀의 붓기가 살짝 가라앉아서 입을 벌릴 수 있고 목구멍 쪽이 살짝 보였다.

넷째날(7/4),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다. 남편은 열심히 미음을 만드느라 바빴던 것 같다. 딸은 늦게 일어나 오후 3-9시까지 수영장에서 아르바이트했다. 라이프 가드. 공휴일이었지만 나에게는 그저 수술 후 네번째 날이었다. 오늘은 좀더 나아지는지 볼 정신이 있었고 뭐를 먹을 수 있을까 챙겨주는 남편에게 살짝 짜증도 냈다. 기운이 생겼나보다. 그리고 또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메디슨, 위스칸신에서 직장에 다니는 아들은 친구들과 놀러갔다. 나는 좋은 쪽으로 생각했다. 믿음이 있어서 엄마는 하나님께 그리고 아빠에게 맡기고 휴가를 떠난 걸로. 남편은 아들이 아직 철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생각해보면 온 가족이 다같이 둘러 앉아 있다고 해서 내가 덜 아픈 것도 아니고, 오히려 말하고 싶어서 힘들었을 것도 같다.

한국 가족들도 걱정되어 카톡으로 연락이 온다. 안보면 잠깐씩 잊혀지기도 하지만 걱정은 더 된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괜찮다고 날마다 나아지고 있다고 안부를 전한다. 그리고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들을 보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병원가기 전부터 수술 후의 사진들을 모아서 펫북과 유튜브에 올리고 있다. 엄마는 뭐 먹냐고, 잘 먹어야한다고... 먹이고 싶은 한국 엄마들의 마음이야 나도 같으니까 알 것 같다.

7/5 남편은 날마다 뭘로 미음을 만들까 연구. 내가 생각이란 걸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몇가지 아이디어를 줬다. 감자, 당근 등을 삶아서 갈아보라고. 토요일인데 예배 준비는 안해도 되니 감사하지만 더 바쁘다. 아, 예배 준비가 하고 싶다. 라고 투정아닌 투정을 부려본다. 모든지 말로하는 것이 아니라 문자로 글자로 써야하니 귀찮다. 그래도 답답하니 자꾸만 아이패드를 찾게 된다. 아이패드에 손글씨로 쓰니까 딸은 못읽는다. 한글 손글씨는 읽기가 어렵다는 걸, 아니 남편도 내가 갈겨쓰면 못읽기는 한다. 할말은 많고 답은 빨리해야하고 글씨가 갈겨진다. 그래도 며칠되니 좀 나아졌다. 내 글씨는 그대로인데 남편의 눈이 좋아졌다.ㅎㅎ 딸에게 한글 읽는 연습도 되는 것 같다.

교인들이 카드를 보내오고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꽃도 보내오고... 새 교회는 아직 정식 방문을 못해서 마음을 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담임 목사님과 스탭들은 기도하고 있다. 몇몇 교인들도 기도하고 있다고 펫북에서 연락해온다. 남편의 교회에서 교인들이 가장 많이 기도하고 카드보내고 위로한다. 

Kathy는 손수 만든 기도숄을 가지고 찾아왔다. 내가 서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괜찮냐고? 혀 수술이라 사지는 멀쩡하다. 다만 먹지를 못하니 기운이 없어서 많이 걸을 수는 없다. 이틀째 남편과 집앞을 걸었다. 조금씩 더 걷게 되겠지.

주일 7/6, 온라인으로 세번의 예배를 드렸다. 예배는 나를 위한 것이었음을 절감했다. 하나님이야 뭐 내가 예배 드리든 말든 아무 영향이 없으신 분이다. 나를 살리기 위해서, 우리를 위해서 예배 드려야한다. 워터루 교회에서 설교하신 폴 목사님이 특별히 나를 위해 기도해주셨고 성만찬의 의미를 새롭게 전해주셨다. 감사.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한다. 딸이 대표로 대면예배에 참석했고 우리는 온라인 서비스로.

한국처럼 자주 볼수도 없고 수술 후 입원도 하지 않았다. 과잉 진료를 하지 않는 점은 좋은데, 일찍 퇴원을 해서 나는 내가 괜찮은 줄 알고 처음 며칠 방심했다. 그런데 체력이... 입원하고 있으면 링거로 영양제라도 받으니 좀 빨리 회복 되려나 싶다. 미국은 의료보험 때문에 퇴원을 빨리 시킨다고 한다. 몰랐다. 보험회사와 병원이 또 다툼이 생기니 특별한 위험이 없으면 일단 퇴원을 시킨다네. 그걸 알고 나니 스스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마음으로 쉬기로 했다. 틈틈이 누워있기도 하고... 좀 늦었나? 

7/7, 날짜가 참 좋은 숫자다. 혀에서 피가 조금더 나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되었다. 병원에 메시지를 보내놓고 아스피린을 다시 끊었다. 그냥 내가 알아서 결정했다. 일단 피가 멈춰야할 것 같아서. 조금 더 걸었고 조금더 먹었다. 아직 화장실은 못가고 있다. 먹은 것이 없어서 그렇다는 남편의 말에 동의. 물로 계속 마시고 있으니 소변은 자주 보지만 대변은 일주일째 없음. 며칠 전, 인스타 그램에서 재미있는 영상을 보고 유튜브에 올렸다. 가족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 딸과 둘이 부르다가 빵 터졌다. 얼마만에 실컷 웃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웃다보면 또 웃게 되겠지. 날마다 입가에 미소를 품어본다. 난 괜찮아. 스스로에게 위로하고 격려하며. 하나님, 오늘도 웃게해주세요.



7/8 드디어 일주일이 되었다. 의사는 7/21에 보기로 되어있다. 어제 아침에는 입을 더 벌릴수 있어서 보니 수술 부위에 피가 흥건하게 있었다. 아마 밤새 뭉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좀 조심했는데 심해지지는 않았으니. 이것도 회복 과정인가보다. 오늘은 더 나아지겠지. 조용히 책도 보고 기도도 하고 찬양도 한다. 그동안 시끄럽게 했으니 당분간은 조용히 해야하는 것 같다. 지난 일주일 감사합니다. 수고한 남편도 고맙고. 

이번주말에 ACT 보는 딸은 공부를 더 해야할 것 같은데... 집중이 안되는 것 같다. 엄마가 이러고 있으니 그럴까? 아니라고 남편은 그러지만 왜 아니겠는가. 17세에 엄마가 암 수술을 받았다면, 나라면 어땠을까? 우리는 때로 아이들을 우리 기준에서만 보는 것 같다. 미안하고 고마운 딸.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너에게 하나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은 또 다른가보다. 다만, 나는 오늘도 하나님, 빨리 지나가게 해주세요. 우리 모두 하나님의 능력을 보게 해주세요. 세상의 욕심이 아닌 하나님을 위해 사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세요. 그렇게 살게해주세요. 기도하고 기도한다. 

딸아, 너를 향한 엄마의 사랑은 실수도 있고 실패도 있고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유로 너를 힘들게도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의 생각과 계획을 뛰어넘는 놀랍고 완벽한 사랑이란다. 믿어봐. 그리고 달려보자. 날마다 너를 응원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길 기도한다. 그 사랑은 너와 내가 감당할 수 있다는 기대란다. 우리 잘해보자. 

그러나 하나님께는 때때로 항의하기도 한다. 이제 그만하실거죠? 저는 이정도입니다. 하나님, 자비를 베푸소서. 우리 딸에게 하나님의 꿈을 주시고 하나님의 소망을 주시고 담대한 믿음도 주세요. 저에게도 같은 은혜를, 우리 모두에게 놀라운 일을 보여주세요. 오늘이 기적임을 고백합니다. 아멘!

의도적으로 다른 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꾸만 내 아픔만 들여다보게 된다. 이제는 그래도 되는, 그래야하는 시간이다. 텍사스에 홍수가 났고... 이런 저런 세상의 뉴스에도 기도를.









갑자기 눈물 흘린 찬양 |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어떤 찬양을 흥얼거리면서 글을 쓰다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예전에 많이 부르던 찬양이네요. 그래서 찬양을 많이 자주 부르는 것이 좋은 것이죠. 기억이 납니다. 나의 힘이 되시는 영원하신 하나님...이란 가사를 흥얼거리다가 찾아봤어요. 그리고 처음부터 가사를 보면서 부르는데 (사실 혀 수술 후라 말은 못하고 속으로 불렀어요) 갑자기 첫 소절에서 눈물이 나네요. 옆에 있던 남편이 보고는 토닥토닥해주고 가네요. 여러분도 아시면 함께 불러보세요.



아, 마음껏 찬양하고 기도하고 성경 읽고 싶어요. 그래도 참고 잘 지내볼게요. 감사해요.

글쓰다가 방금 찍은 사진.
볼이 살짝 홀쭉해보이네요.
7/7/2025 오후 1:20

남편도 슬슬 지쳐갑니다. 날마다 한숨쉬는 횟수가 늘어가네요. 오늘은 힘들다는 말이 나오는 걸 들었어요. 아닌척 하지만 수술 후 일주일을 간호하느라 너무 달렸지요. 이젠 제가 조금씩 더 기운을 차려야할 때입니다. 몇 년째 아빠의 병간호하고 계시는 엄마가 더욱 생각납니다. 멀리 계시다는 핑계로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죄송하고 고맙습니다. 어떤 분의 말처럼 멀리사는 것 자체가 불효라고. 이민자들이 가진 아픔이자 핑계이자 죄송함. 이렇게 오늘도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더 넓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이렇게 키우고 계신 그 분의 계획이 있겠죠. 

가사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나의 마음속에 언제나 슬픈 눈물 지을때 나의 힘이 되시는 나의 영원하신 하나님 
<br />
나의 구원의 반석 나의 생명의 주인 나의 사랑의 노래 실패하여 지칠때 나의 위로되시는 나의 하나님을 찬양해&nbsp;
<br />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으리 내가 주를 사랑하는 마음 즐거운 날이나 때론 슬픈날이나 모두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세월이 지나도 비바람 불어도 모두 하나님을 사랑합시다 나의 하나님 그 크신 사랑 나의 마음속에 언제나 슬픈 눈물 지을때 나의 힘이 되시는 나의 영원하신 하나님 나의 구원의 반석 나의 생명의 주인 나의 사랑의 노래 실패하여 지칠때 나의 위로되시는 나의 하나님을 찬양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으리 내가 주를 사랑하는 마음 외로운 밤이나 험한 골짜기라도 나의 하나님은 동행하시니 내영혼 언제나 하나님을 바라며 세상 끝 날까지 사랑하리라 내영혼 언제나 하나님을 바라며 세상 끝 날까지 사랑하리라 세상 끝 날까지 사랑하리라<br /><br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이것의 나의 찬송일세나사는 동안 끊임없이 구주를 찬송하리로다! 아멘!
<br />
사랑하는 나의 가족들, 엄마, 아빠 그리고 동생들, 
<div style="text-align: center;"><br /></div>

첫 설교 준비 수술 후 첫번째 일요일, 세번의 주일 예배 참석 후 끄적이게 된 첫 설교 준비

 수술 후 첫번째 일요일, 세번의 주일 예배 참석!

온라인 서비스가 있어서 가능한 일이다.

8:30, 9:30, 10:30 예배를 드린다는 것은 의무가 아니라 부르심이다.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그동안 나는 예배를 드리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나 그리고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 분명히 경험했다. 예배는 나의 작은 몸부림이지만 하나님의 놀라운 사랑이 공급되는 시간이다. 

첫번째 예배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통해, 그리고 마지막 찬양을 통해 나에게 부어주시는 은혜가 충만했다. 

두번째 예배에서 남편 대신 설교하신 은퇴 목사님의 설교와 예배인도는 또 다른 감동의 시간이었다. 평생 수도없이 경험했던 성만찬이 새로운 성만찬으로 더해졌다. 미국 교회는 빵을 사용하는데 한덩어리의 빵을 잘라서 먹는 것처럼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의미를 나타낸다. 그런데 목사님은 부서진 빵을 다시 붙일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부서진 그곳에서 새롭게 시작된다는 메세지를 전했다. 부서진 내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그 때 폴 목사님은 내가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남편이 담임목사이니 함께 드릴거라 생각하셨을지도) 카메라를 향해 내 이름을 부르셨다. Gloria! 이 부서진 빵은 다시 붙일 수 없지만 이것은 또 다른 시작이 됩니다 라며 설명을 덧붙이셨다. 하나님은 한분이시다. 내가 깨달은 은혜의 깨달음을 다시 한번 목사님을 통해서 들려주신다. 나를 위해 주신 예수님의 몸. 부서졌으나 그래서 나를 살린 그 분의 몸.

이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 내 모습
7/7/2025 1:20pm 미국 아이오와

세번째 예배는 첫번째와 같은 목사님의 같은 설교. 그리고 찬양이 좀더 많았던 예배. 

모든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은 나에게 계속해서 말씀하신다.

며칠전 새로 부임할 교회의 온라인 예배에 참석했다. 나의 전임이셨던 목사님이 마지막으로 참석하셨고 마지막으로 설교하는 예배를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바라보는 모든 곳에 계시는 주님, 어찌 내가 도망칠 수 있겠습니까? 그 예배를 참석하며 끄적인 글을 그대로 옮겨둔다. 그때의 그 마음과 느낌을 유지하기 위해.

즉석에서 끄적여 놓은 설교 준비문: 

수술 후 유튜브로 CF 온라인 예배를 참석했다. 6/22 Karen 이 마지막으로 설교한 중요한 예배였다. 왜 아니겠는가. 나는 그녀의 후임자인데. 나는 혀 수술을 해서 말을 할 수 없었고, 앞으로 내가 목사로서 의 사명을 특별히. 새로. 파송받은 이곳에서 설교할 수 있을지 막막한 마음이었다. 역시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계속 되고 있다. 카렌의 마지막 설교를 통해 하나님은 나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자리에서 이 설교 초본을 작성했다. 나의 사명을 설교하라는 채드 목사님의 당부가 있었기에 나는 예전에 기록해 놓은 나의 소명 이야기를 나누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카렌의 설교는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확신이었다. 하나님의 great stroy! amen!

 The goodness of God. 마지막 찬양까지 마음에 부르던 찬양이었는데 똑같았다. 하나님의 놀라운 일을 보는데 어떻게 나의 부르심의 이야기가 끝나겠는가. 나의 사명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나는 나의 사명이 끝나는가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있다. 그러나 아니다. 나의 사명의 이야기는 더이상 나의 이야기가 아니었고 하나님의 이야기였다. 그래서 나는 사명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려고 한다. 카렌은 여러분과의 사랑에 감사했고 나를 부탁했다. 나는 이미 여러분께 감사한다. 여러분의 열린 마음이, 하나님의 놀라운 이야기를 나를 통해 이곳에서 나누게 하신다.

'새로운 세계' 를 꿈꾸고 기대하며 | 감사일기

 이제 엿새가 지났다. 7/7/2025

어제 (7/6/25) 주일은 세번의 예배를 드렸다. 온라인 서비스가 있어서 가능하다. 첫번째 예배는 새로 부임한, 그러나 아직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지 못한 교회에서. 두번째는 남편의 교회 예배 - 남편은 나의 수술 일정에 맞춰서 휴가를 내었다. 세번째는 새 교회의 현대식? Contemporary 예배. 모든 예배는 하나님의 은혜이다. 특별히 남편의 교회에서 설교하신 목사님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성찬의 의미를 다시 설명해주시는데 울컥했다. 맞아. 하나님의 사랑이지. 새롭게하시는 그 은혜였지. 감사! 함께 모여 예배하는 것의 의미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그 사랑의 공동체로 부터 얻는 힘이다.

1. 어제부터 약간의 출혈이 있는 것 같더니 오늘 아침에는 약간 많아졌다. 병원에 일단 메시지를 보내놓고 답장을 기다린다. 최대 이틀은 걸리다니까 일단 기다려봐야지. 현재 복용중인 아스피린과 하이드리아를 중단해야하는지 의문이다. 의사도 아니고 약사도 아닌데 거의 그런 수준의 결정을 스스로 내려야 한다. 피보고 나니 약간 걱정이 되려고 한다. 이렇게 다시 주님의 치유하심을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의사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으니 주님께서 잘 마무리해주세요. 당연히 저도 할 수 있는 노력을 할게요.

모처럼 딸과 함께 웃었던 동영상 
똥 싸는게 당연한 것 같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것을 깨달을 때 
일상의 소중함을 고백하게 된다.


2. 이번 주부터 예정되었던 미국 중북부 지역 목회자와 가족들 수양회는 나의 수술 때문에 불참하게 되었다. 수술 전에는 혀 수술이니까 가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취소하기를 잘했다. 수술 후 쉼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우는 중이다. 아픈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전반적으로 회복되는 시간이 필요하다. 혀가 작은 부분이지만 그 또한 내 몸의 일부이기에 잘려나간 작은 부분에 대한 애도가 온 몸에서 진행중이다. 온 몸이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는 중이니까. 잘먹고 잘쉬어보자 고 다짐했는데 그것도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듯하다. 

3. 열심히 미음으로 만든 음식들을 섭취중인데 기대와 달리 몸무게는 줄고 있다. 오늘 아침 공복은 116 파운드. 어제는 하루종일 열심히 먹었더니 119까지 갔었는데. 예전에는 그렇게 살을 빼고 싶더니 요즘은 살을 찌우려하고 있으니 인생이 참 아이러니하다. 오늘은 더 잘 먹어야하나 싶다.

4. 중북부 수양회에 강사로 오시는 김기석목사님께 불참하게 된 이유와 아쉬움을 전했다. 역시 사람을 사랑하는 분의 답장은 짧고도 굵었다. '하나님께 항의하고 싶다'는 목사님의 문자에 눈물이 났다. 그렇게 솔직함을 표현하는 부르짖음이 믿음이니까. 그리고 이후에 나에게 펼쳐질 '새로운 세계'를 향한 소망을 주신다. 하나님이 뜻이라고 내가 말하는 것에 구체화이다. 그래서 감사!

5. 아직도 uncertainty 속에 나아간다. 알만하면 모르겠고, 모르겠다고 하면 또 깨다는 기회를 주시는 그 분으로 인해. 그저 겸손해야하는 삶으로 이끄신다. 그래서 오늘도 다시 그 분의 말씀과 그 분께 드리는 기도로 담대함을 구한다.


수술 받으러 가는 날 아침, 호텔 주차장에서 (말하지 못하게 될 경우 해야할 마지막 말)

 수술 받으러 가는 날 아침 호텔 주차장에서 영상을 찍은 이유

기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술하는 날 아침에 눈뜨며 부른 찬송입니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혀 수술을 하려다보니 말을 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동안(최소 2주) 말할 수 없고, 일상적인 언어는 한달 이상 걸릴수도 있다고 했어요. 무엇보다 수술 전처럼 말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고 의사가 설명했거든요.

여러분은 마지막으로 말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말을 하시겠습니까?
글쎄요. 저는 그동안 성경을 읽고 묵상을 나누면서 하고 싶은 말을 참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묵상 나눔이라 제 이야기를 다하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일기를 대화로 했던 거죠.

이제 한동안 할 수 없을텐데... 뭐라고 마지막 인사를 구독자들과 나눌 수 있을까.
잘모르겠더군요.

수술받으러 가는 병원이 한시간 반정도 떨어진 아이오와시티에 있고 수술 시간이 오전 8시 30분으로 정해졌어요. 그래서 오전 6시 30분까지 병원에 도착하라고 하네요. 새벽에 너무 일찍 일어나면 힘들 것 같아서 병원 10분 거리에 호텔을 예약하고 그곳에서 묵었어요.

여기서 감사할 것을 생각했어요. 우선은 남편이 휴가를 내서 함께 갈 수 있는 것, 호텔비가 있는 것, 고등학생인 딸이 혼자 집에 있을 수 있는 것과 그녀가 혼자 운전할 수 있는 것. 모든 것이 잘 준비된 때라는 생각에 감사했어요. 물론 수술은 두렵지만 수술 받을 수 있는 것, 수술할 수 있는 의사가 있는 것. 예전에 살던 곳보다 지금 사는 곳이 병원과 훨씬(한시간 반거리) 가까워진것^^

마음에 평안을 유지하려했지만 문득문득 어떻게 수술될지, 얼마나 말하지 못할지... 등이 걱정되기도 했어요. 이미 여러차례- 한 4번정도 - 조직검사 경험이 있어서 혀를 절제하고 나면 어떨지 짐작이 되기도 했지요. 여러가지 생각이 들어서 묵상 기도를 하며 생각과 걱정보다 평안을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수술 당일 아침에 눈을 뜨는데 제 영이 찬양을 하고 있었어요. 입술을 벌리지 않고 머리에서 시작된 찬양이라 그렇게 효현하겠습니다. 흥얼거리다보니, 찬송 가사가 떠올랐지요.
'주님의 높고 위해 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
계속 그 구절을 반복하고 있었어요.
생각으로 부르던 찬양을 입술로 고백하며 담대함과 평안함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호텔 주차장에서 잠깐 #날마다기적이영광 구독자 분들께 영상 편지로 올렸어요.
함께 기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으로 수술을 받으러 갔어요.
환자복을 입고 의사를 기다리며 이것저것 간단한 검사들을 하고 링거용 주사 바늘을 꽂아서 준비했어요.
마취과 의사가 먼저와서 주사 바늘을 꽂는데 여러번 실패하고 꽂아서 수술전에 피를 흘렸네요.
아차 싶어서 다시 기도하기 시작했어요. 의사와 간호사와 모든 의료진들을 위해.
의사도 초보가 있거든요. 나는 좀 아팠지만 앞으로 올 환자들에게 조금더 나은 기술을 발휘하길 바랬답니다.

그리고 병실에서 수술을 들어가기 전, 아침에 부른 찬양을 다시 불렀어요. 마음에 평안주시는 주님을 찬양했습니다.


스스로도 약간 정신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이리 평안할까. 성령의 도우심이라고 고백합니다.
영상을 다시 보면서 내가 이랬구나. 마취도 안했는데? ^^
그러 감사입니다.

This is the hymn I sang before going into surgery. It came out naturally, as soon as I opened my eyes that morning. “Then sings my soul, my Savior God, to Thee: How great Thou art, how great Thou art! Then sings my soul, my Savior God, to Thee:
How great Thou art, how great Thou art!“
Thank you for your prayer!

말 대신 글로 남기는 묵상 | 혀 수술 후 남기는 일기 #날마다기적이영광

 말 대신 글로 남기는 묵상 | 혀 수술 후 남기는 일기 #날마다기적이영광 

1. 하고 싶은 말은 많아지고 할 수 있는 말은 없는 시간을 보내며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한다. 말할 수 없는 시간은 듣는 시간이라고 했는데. 오히려 내 생각에 몰두하게 되는 것 같다. 수많은 것들이 다시 보이고 새롭게 보인다.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전혀 모르는 것 같기도 하고, 전혀 낯선 것 같은 것들이 너무나 익숙하게 보이기도 한다. 가족이 그렇고 친구가 그렇고 교회가, 이웃이, 나의 일상의 모든 것이 그렇다. 

2. 좋아하는 책 읽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쉼이 생긴 것이 좋은 점이다. 집안일을 당분간 하지 않으니 - 못하니 시간이 여유롭다.

3. 유튜브를 하지 않으면 하루가 길다. 듣고 보아야할 것들이 많은 것 같은데, 막상 하지 않으니 안해도 되는 것들이었구나.

4. 한국의 대통령 뉴스가 날마다 쏟아져 나온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는데 무엇보다 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이건 따로 남겨야 할 것 같다. 너무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

5. 생각이 끊이지 않을 때 나만의 방법은 침묵기도이다. 혹은 예수기도를 드리기도 한다. 이건 나름 기도의 꿀팁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전통적으로 습득했던, 시도했던 수많은 기도방법 중에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선물이다.


6. 수술 끝나고 회복중이다. 어제부터 약간씩 피가 나온다. 병원에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중이다. 토요일, 일요일 휴일이니까 응급실로 가라고 할 것 같다. 그정도는 아니니까 월요일까지 좀더 조심해야겠다. 몇 번의 조직검사 경험으로 수술 후 상태를 대충 예상은 했는데 그것보다는 더 심각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저께 아들 전화를 반갑게 받았다. 듣기만 해야하는데 너무 반갑고 좋아서 뭐라고 떠들려다가 아차 싶었다. 수술 부위가 아팠다. 방심했다. 그리고 다시 조심하기 시작. 그때는 수술 후 이틀째, 마취가 겨우 풀리고 안정될 때였다. 

7. 전신마취, 미국에서는 제너럴 마취라고 하는데 처음해봤다. 다시는 할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그것때문에 이것저것 문진을 많이 했다. 어차피 할거였지만... 한국에서는 폐 사진도 찍고 신장검사도 하고 뭐 이런저런 검사들을 한다고 했었는데 여긴 그냥 의사가 물어보며 하는 검사가 끝이다. 그 검사를 통해 보면 나는 참 건강한 사람이더라. 마취과 의사도 그랬다. 넌 건강하구나! 쩝, 암 수술해야 하는 환자에게 그렇게 말해줘서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반응을 못했다. 

8. 전신마취 후유증이란 것이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 그런가보다 했는데 정말 그랬다. 처음에는 잠이 안깨서 비몽사몽이었다. 그때는 기억이 부분 부분 있어서 대부분은 잠들어 있었던 것 같다. 수술 시간이 세시간 정도 걸렸고, 잠이 깨는데 한두시간 기다렸다가 집으로 가라고 했다. 결과가 좋으니 그랬겠지만 잠 깨라고 의자에 앉혀놓고 수시로 말을 시키는데 아우 졸린데 깨우는 느낌.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데 일어나라고 하는 그 옛날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여튼 간신히 일어나서 휠체어를 타고 주차장으로 이동했고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집에 왔다. 중간에 주차장을 잘못찾아가서 다시 이동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날은 비몽사몽 간에 남편이 챙겨주는 이런저런 약을 먹고 계속 잤다. 수술 당일에는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 수술 후 막연한 기억속에서 간호사가 아이스크림 줄까? 치즈케이크 줄까? 물어봤던 기억이 있다. 그냥 물을 달라고 해서 마셨다. 

9. 다음날 아침부터 미음이라도 먹어야한다고 남편이 준비를 했는데 거의 물이었는데도 먹으면 토했다. 일어나면 어지러워서 계속 누워있어야 했다. 물마시고 눕고 약먹고 눕고... 하루종일 먹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후부터는 먹고 누우면 토하지 않게 되어서 미음 조금 먹고 누워있었다. 

10. 7/3/2025 아침에 덜 어지러운 것 같아서 일어나 주방으로 나왔다. 몸무게를 재니 117 파운드. 남편이 놀라서 자꾸 미음을 만든다. 뭐라도 먹으라고. 열심히 먹으려고 했지만 혀의 일부가 없는 것은 삼키는 것도 어려움이 크다. 일단은 미음 종류를 먹고 또 먹고.

11. 7/4/2025 몸무게가 119 파운드가 되었다. 미국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이더라. 밖은 요란하고 시끄러웠지만 우리 집은 고요했다. 딸은 오후에 아르바이트를 다녀왔고 남편과 나는 그냥 회복중인 환자와 보호자였다. 세상이 신나고 즐거운 날, 혼자서 외롭게 보내고 있을 사람들이 생각났다. 일단은 기도만 한다. 그들을 생각나게 하신 것, 깨닫게 하신 것, 앞으로 내가 기억하고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12. 7/5/2025 주일이다. 어제부터 입안을 볼 수 있을 정도로 혀의 붓기가 가라앉았다. 수술 후의 흔적들이 보인다. 혀 뿐만 아니라 입안 곳곳에 상처들이 보인다. 잘 아물고 회복되기를. 붙어야할 부분들은 붙고 피도 멈추고 온전하게 깨끗하게 치유해주실 주님께 기도한다.

주여, 이 죄인을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소서.

기도할 수 있다는 것, 말로 하지 않아도 듣고 계시는 분, 나를 사랑하는 분이 계심을 믿는 것이 은혜가 아니고 무엇일까. 그래서 오늘도 감사하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8:30 새 교회 온라인 예배, 9:30 남편교회 온라인 예배, 10:30 새 교회 2부 예배에 온라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하나님 모든 예배 가운데 영광 받으시고 주님의 치유와 구원의 은혜를 베푸소서.

거꾸로 가는 일기 | 수술하면 끝인 줄 알았어요

수술하면 끝인 줄 알았다 
7/3/2025 8:30am
기도에 감사드립니다! 수술을 잘 마치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남편이 매일 미음을 끓여주고 있어요. 첫 주는 묽은 음식을 먹고, 다음 주부터는 매쉬 포테이토 같은 걸쭉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네요.
혀는 4분의 1 미만만 절제했고, 눈에 보이는 종양은 없었다고 의사가 전했습니다. 감사! 할렐루야! 다만 상피세포암(CIS) 부위를 제거했고,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주변 조직을 떼어 조직검사를 맡겼습니다.
아직 말을 할 수는 없지만 허밍은 할 수 있어서, 가족들은 대충 제가 뭘 말하려는지 알아듣습니다. 주로 문자로 대화하고 있어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는 말씀이 떠오릅니다. 저는 당분간 ‘듣는 계절’을 보내게 될 것 같아요.
여러분의 기도와 염려, 카드와 문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답장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제 한계를 인정하고 천천히, 잘 회복되기를 기도하며 지내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영상은 수술 들어가기 직전에 부른 찬양입니다. 남편이 찍어줬어요. 지금 보니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아요. 성령에 취했던 걸까? 하며 남편과 웃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Thank you! I’m back home after a successful surgery.
My husband has been making rice porridge for me every day. For the first week, I’m to eat thin, liquid-like foods, and starting next week, I’ll be able to have soft, mashed foods like mashed potatoes.
They removed less than a quarter of my tongue, and thankfully, no visible tumor was found. They did remove the area with carcinoma in situ (CIS) and took surrounding tissues for biopsy to check for any spread.
I still can’t speak, but I can hum—and somehow my family can understand what I mean. Most of our communication is through text now.
The verse “There is a time for everything” keeps coming to me. I guess this will be my ‘season of listening.‘
Thank you all for your prayers, your concern, your cards, and your messages. I haven’t been able to reply to each of you, and I’m sorry for that. But I’m learning to accept my limits, to slow down, and to pray for a good recovery.
Thank you again from the bottom of my heart.
Here’s a hymn I sang right before going into surgery. My husband filmed it. Looking back, I might not have been in my right mind—maybe I was filled with the Holy Spirit?
Everything is God’s grace.


감사일기 | 설암 (혀암) 수술 후, 그래도 감사 #날마다기적이영광

 감사일기 | 설암 (혀암) 수술 후, 그래도 감사 #날마다기적이영광

7/5/2025 미국시간

1. 수술 후 나흘이 지났다. 여전히 혀는 움직이기 어렵다. 말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침을 삼키는 것도 힘들다. 이틀을 굶다시피했더니 살이 확 빠졌다. 남편이 걱정하며 이것저것 갈아서 미음으로 만들어준다. 수술하면 끝나는 것 같았던 착각을 했다. 다시 정신을 차린다. 방심하고 말하려고 혀를 움직였다가 아차, 싶었다. 아들 전화 온 바람에 기뻐서 그랬다는 비밀. 허밍도 하지 말자. 힘들다.

수술 들어가기 전



2. 듣는 계절은 불가능한가. 남편은 계속 약과 음식을 체크하느라 이것저것 물어본다. 매번 응(허밍)이라고 대답할 수 없어서 고개를 흔들면 소리가 나지 않으니 재차 물어보기 일쑤다. 피곤하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서로의 눈빛 대화 같은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당장 급한데 눈빛은 무슨... 평소에는 내가 질문이 많았는데 지금은 남편이 계속 뭘 물어본다. 대답은 늘 예, 아니오 그리고 땡큐! (듣는 사람은 다 똑같이 들린다는게 문제) 답답한 마음에 남편에게 짜증을 냈는데, 곧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며칠째 고생하는 남편.

3. 범사에 감사! 그래 해보자.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고백으로 시작한다. 귀찮을 정도로 옆에서 돌보는 남편이 있어서 감사. 수술 받을 수 있었던 것도 감사. 암이지만 덩어리는 없다니 감사. 기도해주는 가족들, 열심히 돌봐주는 남편, 엄마 수술 잘 되리라 믿고 기도하며 휴가간 아들, 딸은 미국 공휴일에도 일하고 와서 집에서 나와 함께 기도한다(이건 고마운게 아니라 미안). 나를 위해 금식하며 기도한다는 분, 날마다 기도해주는 친구들, 교회 성도들, 유튜브 구독자들, 모두다 하나님의 사람들이다. 내가 뭘 잘해서 이런 복을 누리는가. 그들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렇지. 모든 감사는 하나님의 은혜다. 감사를 하다보면 고통을 잊는다. 하지만 쉽지는 않다.

4. 아무 말도 않고 그냥 대화가 되는 존재가 있어서 감사하다. 말하지 않아도 내 맘을 너무 잘 알고, 눈 마주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고, 나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해준다. 이제 더이상은 사명을 감당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마다 힘과 용기를 준다. 어제는 갑자기 말 할 수 없는 나의 상황, 목사가 설교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그때 누군가의 설교를 들었다. 그 설교는 나의 이 모든 상황이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의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상기 시켜주었다. 이 모든 것이 말하지 못하는 나의 생각과 마음까지도 아는 그 분 때문에 가능하다. 선하신 나의 하나님! 그래서 새 부임지에서 할 설교문을 끄적여 봤다.



5. 잠 못이루는 밤, 시차가 있어서 오히려 밤 늦게 기도를 부탁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 얼른 일어나서 감신대 동기방에 카톡을 남긴다. 그리고 두어명의 답글까지 보고 평안히 잠이 들었다. 함께 기도하는 동지들이 있어서 얼마나 큰 보배인가. 중보 기도의 힘을 경험한다. 나보다 더 많이 나를 위해 기도하는 친구들도 있다. 기도의 능력!

6. 담대한 것 같지만 늘 연약한 나. 잘 나갈 때 하나님을 잘 믿고 뜻대로 살자. 그러나 고난 가운데도 주님을 놓치지 않고 더욱 가까이 나아가고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을 기쁨을 누리고 전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이고 은혜이다. 사도 바울의 글이 조금씩 더 깊게 와 닿는다. 예전에는 성경의 구절로 입으로 외우던 말씀들이 이제는 나의 삶의 고백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신학주석이 이렇게 감동적일수가!

고린도후서 12:9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무르게 하기 위해여 나는 더욱더 기쁜 마음으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1. It's been four days since my surgery. My tongue is still difficult to move. Not only can I not speak, but swallowing saliva is also hard. After barely eating for two days, I’ve lost a noticeable amount of weight. My husband worries and grinds various foods to make porridge for me. I had the misconception that surgery would be the end of it all. I'm coming back to reality. I carelessly tried to move my tongue to speak and thought, "Oh no!" It was because I got excited to get a call from my son. No more humming either. It’s hard.

2. A season of listening? My husband keeps checking on medications and food, asking me various questions. I can't always answer "Hmm(yes)," so I shake my head, but since no sound comes out, he often asks again. I'm tired. The ideal eye-to-eye conversation we imagine is impossible in this situation. When things are urgent, what good are meaningful glances... Usually, I was the one with many questions, but now my husband keeps asking me things. My answers are yes, no, and thank you! But to the listener, they all sound the same. In my frustration, I got irritated with my husband, but soon apologized. I know he’s been tirelessly taking care of me for days.




수술 후 마취가 깨지 않았는데 일어나라고 의자에 앉혀둔다.
미국 병원은 전신마취해도 3시간 수술은 당일 퇴원!

3. Give thanks in all circumstances! Yes, let's try it. I begin with the confession that everything is worthy of gratitude. I'm grateful for my husband who cares for me to an almost annoying degree. I'm grateful that I was able to have surgery. I'm grateful that although it's cancer, there's no visible mass. Family members who pray for me, my husband who takes care of me diligently, my son who went on vacation believing and praying that mom's surgery would go well, my daughter who worked even on an Independence Day and stayed home to pray with me (this isn't just something to be grateful for, but sorry about). Someone who fasts and prays for me, friends who pray for me daily, church members, YouTube subscribers - they are all God's people. What have I done well to enjoy such blessings? It's because they are people who love God. All gratitude is God's grace. When I give thanks, I forget the pain. Halleluah! (But I don't want to say 'it's easy!')





4. I'm grateful that there's someone with whom conversation happens without words. Someone who knows my heart so well without me speaking, who already knows without making eye contact, and provides what I need. Whenever I think I can no longer fulfill my calling, He gives me strength and courage. Yesterday, fear suddenly swept over me about my situation of not being able to speak, about being a pastor who cannot preach. Then I heard someone's sermon. That sermon reminded me that all of this situation is part of God's greater story. All of this is possible because of the One who knows even my unspoken thoughts and heart. My good God! So I scribbled down a sermon manuscript for my new appointment.

5. On sleepless nights, I have friends in different time zones whom I can ask for prayer late at night. Last night, I quickly got up and left a message in my college group chat (30 members). After seeing a couple of replies, I fell asleep peacefully. What a great treasure it is to have friends who pray together. I experience the power of intercessory prayer. Some friends pray for me more than I do for myself.

6. I may seem brave, but I am weak. When things go well, let's believe in God well and live according to His will. However, if we can stay close to the Lord without losing Him even in suffering, and enjoy and share the joy of salvation in Jesus Christ, that too is gratitude and grace. The apostle Paul's words are touching me more deeply, bit by bit. Words that I used to memorize as Bible verses are now becoming concrete as confessions of my life. Even theological commentaries—once purely academic—now move me to tears.

2 Corinthians 12:9, But he said to me, 'My grace is sufficient for you, for my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 Therefore I will boast all the more gladly about my weaknesses, so that Christ's power may rest on me.


감사 일기 |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엄마 아빠 건강하세요.



Dear my Father and Mother, I pray for your strength and health.

This morning, I took my mother, who was feeling unwell, to the hospital. In the afternoon, I accompanied my father for his checkup. Though the medical service here is much faster than in the U.S., the four-hour examination and consultation must have been exhausting for my already weakened father. Even I felt drained just from waiting.

I once believed that those who trust in God would be blessed with health, wealth, and a long life. But when faced with a different reality, Christians often experience not only physical suffering but also spiritual anguish—Why is this happening when we have faith in God?

Yet, faith allows me to see these moments differently—not as mere hardships, but as opportunities to draw closer to God. These are moments of seeking Him, realizing how much I need Him. Jesus taught that suffering is not a punishment for sin. But we often forget this because we chase after worldly blessings. When people asked whether a man was born blind because of his own sin or his parents’ sin, Jesus answered that it was for the glory of God.

For the glory of God. Am I truly living for that? Do I really believe it? I must hold onto Jesus’ teaching firmly. The answer is love—God’s love. Not my own thoughts, expectations, or desires, but His love. In that love, I will dream, hope, and live.

Seeing my aging parents after so long fills me with both sorrow and guilt. I wonder if their pain has worsened because of the worries I have caused them. But still, I choose to trust in God’s love. And so, I give thanks. I confess that everything is in His hands. Here, even in suffering, is the kingdom of God.

Jesus answered, “Neither this man nor his parents sinned; he was born blind so that God's works might be revealed in him.”
‭‭John‬ ‭9‬:‭3‬ ‭NRSV‬‬

사랑하는 아빠, 엄마가 강건하시길 기도합니다.

아침에는 몸살이 나신 엄마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고, 오후에는 아빠를 모시고 병원에 다녀왔다. 미국에 비하면 엄청 빠른 진료였지만, 많이 약해지신 아빠에게 4시간여의 검사와 진료는 힘드셨을게다. 기다리는 나도 피곤했으니.
 
하나님을 믿으면 건강하게 부유하게 장수하는 복을 누린다고 들었고 믿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삶의 상황을 마주하면 기독교인들은 육체적 고통뿐 아니라 신앙적인 고통을 직면하게 된다. 하나님을 믿는데, 왜?
 
그러나 질문하는 사람은 깨닫게된다. 하나님을 믿으니 이런 삶의 모든 순간이 하나님께 가까이가는 기회가 된다. 하나님을 찾는 시간이고, 하나님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하나님을 만난다. 고통과 고난이 결코 죄의 댓가가 아니라는 것을 예수님이 가르치셨다. 그런데 우리는 잊고 산다. 세상의 복과 다르지 않은 복을 좇아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나면서부터 보지 못하는 것이 누구의 죄 때문인가 묻는 자들에게 예수님은 하나님의 하시는 일을 드러내기 위해서 라고 하셨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그렇게 살고 있는가. 그렇게 믿고 있는가. 예수님의 가르침을 분명하게 기억해야한다. 사랑이다. 하나님의 사랑. 내 생각과 기대와 욕심이 아닌 하나님의 사랑. 그 안에서 꿈을 꾸고 소망을 갖고 살아내자.

연로하신 부모님을 오랜만에 만나니 죄송하고 안쓰럽다. 아픈 딸 때문에 속 끓이셔서 더 아프신 것 같아 더 죄스럽다. 그래도 나는 믿는다. 하나님의 사랑을. 그래서 감사하련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손에 있음을 고백하며 감사한다. 여기에 하나님의 나라가 있다.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이 사람이 죄를 지은 것도 아니요, 그의 부모가 죄를 지은 것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들을 그에게서 드러내시려는 것이다.”
‭‭요한복음서‬ ‭9‬:‭3‬ ‭




일기 |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세번째 이야기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세번째 이야기


우리 엄마는  2년전에 어깨 수술을 하셨다. 아빠의 병간호를 하시다가 어깨 인대가 파열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조심하셔야 한다. 

딸이 미국에서 왔다. 엄마는 뭐라도 해주고 싶으셨겠지. 그런데다가 딸이 오자마자 아파서 입원을 해야할 상황에 처했다. 다행히 수술이나 입원을 하지 않고 집에서 약물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신우신염에 뭐가 좋은지 열심히 검색을 하고 장을 보러 갔다.

나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집에서 쉬고 있었고 부모님은 산책을 하신다고 나가셨다. 한참 후에 아빠가 혼자 돌아오셨다. 골수암이 척추에 생겨 척추 수술을 하셨던 아빠는 걷는 것도 힘드셨다. 지금은 그래도 혼자 걸을 수 있는 정도까지 회복되셨지만 오래 걷지는 못하신다. 엄마는 시장까지 가신다고 해서 아빠는 중간에 돌아오셨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모님 댁은 4층인데 엘리베이터가 공사중이라 걸어서 계단을 오르내리시니 그것이 가장 큰 운동이다. 조금만 걸어갔다 오셔도 다시 4층을 걸어올라오셔야하니 힘이 드신 것 같다. 그렇게 먼저 집에 오신 아빠가 앉아서 쉬시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장바구니를 가지고 나오라는 것이다. 아빠는 너무 힘들어서 다시 나가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하신다. 나는 쉬어야하지만 그냥 두고 볼 수가 없어서 내가 장바구니를 끌고 나갔다.

엄마가 너무 많이 무거운 것을 가지고 걸으시면 안되는데... 서둘러 나갔다. 저멀리에서 엄마가 걸어오신다. 화가나기 시작했다. 아니 무거운 거 들으면 안된다면서 양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오신다. 나를 보시더니 얼른 내려놓으신다. 끌고간 바구니에 옮겨 담는데 엄청 무겁다. 양파가 좋다고 양파 한봉지, 아빠가 샤인 머스켓을 드시고 싶다고 할 때, 나는 못먹어봤다고 했더니 그것을 사신 것 같다. 무거운 봉투를 옮겨 담고 끌고 오는데 화가났다. 누가 먹고 싶다고 했나. 왜 고생을 사서하시나. 그리고 또 밤새 아프다고 하실 것 같았다. 말을 꺼내면 화를 낼 것 같아서 아무말도 하지 않고 앞서서 걸었다.

문제는 집에 올라오는데 그냥 내가 들고 올라오는데 자꾸 같이 들자고 밑에서 장바구니를 드신다. 그냥 두라고 하다가 화를 냈다. 그리고 내가 혼자 번쩍 들고 올라왔다. 무거웠지만 장바구니보다 내 마음이 더 무거웠다. 화를 내는 나도 싫었다.

장바구니를 주방에 내려놓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프다면서 저렇게 고생을 사서하는 엄마 때문에 속이 상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셔도 충분히 고생하시고 계신 것을 아는데. 더구나 미국서 온 딸이 아프니 더 신경쓰고 힘드신데.

방에 들어와서 누웠다. 아직 오한이 남아서 춥기도 했고. 이불을 쓰고 누웠는데 눈물이 난다. 한참을 울면서 내가 왜 우는지 생각했다. 왜? 나는 왜 화가나는가? 왜 속이 상한가? 엄마의 삶의 모습이 속이 상하다. 자신을 혹사시키면서 가족을 챙기는 모습에 고마운게 아니라 속이 상했다. 그리고 화가났다. 당신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이 나는 화가 났다. 밖에서 엄마가 포도를 먹으라고 부르신다. 아빠가 방문을 살짝 열고는 저녁을 먹으라고 부르신다. 잠시만 쉬겠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을 울었다. 내가 왜 속상한지 왜 화가나는지 생각하면서... 그리고 기도를 하면서 내가 어떻게 했어야하는지 생각했다. 그리고 아까 장면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속상해하고 화내지 않고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엄마의 장바구니를 받으며서 아이고 무겁네. 고생하셨네. 고맙습니다. 잘 먹겠습니다. 그리고 혼자서 한참을 울었다. 그때 내 마음에 떠오르는 이가 있었다. 바로 나 자신이었다.

가족들을 위한다고 잠도 못자고 김밥을 싸기도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아들한테 가져갈 음식을 준비하기도 하고, 어쩌다 집에 오는 아들을 위해 이것저것 챙겨 먹이려는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무도 나에게 해달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힘들까봐 아들은 자기가 하려고 했고 나는 내가 하겠다고 아들을 쉬라고 했다.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아들하고 부딪히기도 했다. 가만히 있으라고... 서로 도와주려다가 서로 마음이 상했던 것들... 그때 내가 그렇게 힘든 몸으로 왜 그랬을까? 엄마라서... 

엄마로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잘 먹이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받는 자식 입장에서는 엄마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고, 자신이 해주는거 고맙다고 받아주는 것을 원했구나. 내가 우리 엄마한테 원하듯이.

그리고 반대로 엄마인 나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힘들어도 차려주는 것을 맛있게 먹는 가족들을 보면서 바라는 것은 그저 고맙다고 맛있게 먹는 것이다. 고맙다... 나의 존재의 이유를 거기에서 찾았던 것이다. 요즘은 내가 다른 일로 바쁘다보니 못한다고 하고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우리 엄마가 그렇다. 내가 우리 가족들에게 하는 것처럼 엄마가 하고 계신 것이다. 그럼 엄마가 바라는 것은 그저 잘 받아먹고 고맙다고 하는 것이다. 엄마가 수고가 많다는 것을 알아드리는 것이다. 그래 그저 감사하다고 했으면 될 것을... 엄마를 걱정한다고 오히려 속상해하고 화를 냈다. 나는 엄마이기도하고 딸이기도 하다. 엄마로서는 자녀들에게 미안했고, 딸로서는 엄마에게 죄송했다. 결국 양쪽 모두에게 나는 반대로 하고 있었다.

그때 여동생에게 전화가 왔다. 아픈데 왜 돌아다녔냐. 엄마가 알아서 하시게 그냥 두어도 된다. 너무 죄책감을 갖지 말고 그냥 하시고 싶은대로 하게 두어라.... 부모님과 오랫동안 함께 살았던 동생이 터득한 삶의 방법, 부모님을 대하는 방법이다. 다른 사람을 걱정하기 전에 내 몸을 먼저 돌보라고 동생의 긴 잔소리를 들었다. 그래, 내가 나를 돌보는 것이 다른 사람들을 위하는 것이다. 내 자녀들을 위한 것이고, 남편을, 부모님을 위한 것이다. 나부터 돌보자.

나는 이렇게 나 자신과 부모님, 특히 엄마를 애도했다. 데리다의 말처럼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계소고되어야하는 삶의 애도. 나는 이미 하고 있었는데, 그것을 죄책감이 아닌 삶의 귀한 한 부분임을 인정해야겠다. 그 애도를 통해 나를 사랑하고 엄마를 사랑하고 가족을 이웃을 사랑하는 원동력을 얻는다.

우리 엄마, 나의 엄마는 안녕하시다. 내 마음에서 조금더 자유롭게 해드리자. 

눈물을 닦고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갔다. 부모님과 함께 맛있는 저녁을 먹었다. 샤인 머스켓을 처음 먹어보았다. 사실 맛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비쌀 이유가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엄마의 사랑, 그 속에 엄마도 나를 향한 애도가 있음을 발견한다. 아빠를 향한 애도가 있어서 그렇게 잔소리하고 걱정하신다. 나도 그렇다. 하지만 이제는 좀더 감사하는 마음으로 애도하고 싶다. 그렇게 엄마로서 엄마의 마음을 본다.

그래도 울 엄마, 너무 무리하지 않으시길 바라면서.

사랑해요. 엄마. 그리고 아빠. 좀더 건강하게 오래사시면 좋겠어요.










일기 |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두번째 이야기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두번째 이야기

세브란스 구강외과에서 진료를 받았다. 한주간 가글제를 사용하고 다시 보기로 했다.

몇년째 같은 자리에 염증이 사라지지 않았다. 몇년전에 조직검사했던 부분은 잘 아물었는데 다른 자리에 다시 빨갛게 상처같이 되면서 한부분에 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음식도 조심하고 매운 것은 먹지 않은지가 몇년째이다. 김치도 거의 안먹는다. 

미국에서 이비인후과에서도 봤지만 가글제 처방 말고는 없다. ENT(미국 이비인후과) 의사중에 head and neck cancer 를 보는 의사한테 가야한다고 친구가 알려줬다. 그 친구는 구강암 진단을 받고 혀를 절제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그 친구는 작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서 천국에 갔다. 잘 회복되는 줄 알았는데...

여튼 ENT 의사를 만났더니 조직검사를 하자고 한다. 비용도 그렇고 그럴바에는 전에 검사했던 한국을 다녀오는 것이 시간과 비용에거 나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때 나는 나이 50에 새로운 일을 시작하던 때였다. 말을 해야하는데 혀를 조직검사하면 혀의 일부를 떼어낸다. 통증은 둘째치고라도 말하기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한다. 그래서 차일피일 미루었다.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때로는 무모한 선택을 할 용기를 얻기도 한다. 그렇게 나는 1년 반 그냥 지냈다. 기도하면서 설교하면서... 감사하게도 그 시간에는 통증도 잊었다. 하지만 나아지지는 않았다. 혀의 염증은 조금 더 커졌고 그 주변부는 빨갛게 화끈거렸다.

중요한 인터뷰가 끝났다.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여름부터는 더 바빠질 것이 예상된다. 그래서 미뤘던 일을 하기로 했다. 가장 첫번째는 부모님을 찾아뵙는 것이었고 두번째는 미뤘던 혀 치료를 하는 것이었다. 1년 반동안 특별히 기도하는 관계가 생겼었다. 알지도 못하던 분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일주일에 두번씩 우리는 카톡으로 전화를 하며 기도했다. 그 시간을 통해 하나님을 나를 만져주셨다. 용기를 주셨다. 두려움을 내려놓을 수 있게 도와주셨고 치유에 대한 확신도 주셨다. 그리고 목회를 할 담대함을 주셨다. 하나님의 사랑이었다.  알고 있었으나 확신하지 못했던 그 사랑에 온전히 나를 맡기는 시간이 되었다. 

한국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남편은 무조건 찬성. 그래서 갑자기 준비하고 교회에 병가와 휴가를 신청하고 짐을 챙겼다. 어느새 고등학교 주니어가 된 딸은 무덤덤하게 잘 다녀오라고 했다. 마음은 쓰였겠지만 그녀는 그렇게 어른스러운 척을 한다. 고마운 마음으로 한국에 왔다. 그리고 구강외과에서 일주일 항생제 가글을 사용했으나 별 차도가 없었다. 의사는 조직검사를 해보겠냐고 물었고 나는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몇번의 경험으로 얼마나 아픈지 또 얼마나 조심해야하는지 알고 있다. 

인턴이 마취 주사를 혀에 놓는다. 엄청 아프다. 입을 헹구니 핏물이 흥건하다. 그렇게 마취하고 대기. 그 시간이 가장 떨렸다. 남편과 가족들 그리고 친구들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그리고 나도 기도했다. 떨리던 손도 그리고 마음도 진정이 된다. 하나님, 그냥 되어지는 일은 없잖아요. 용기를 주시고 담당 의사와 인턴들과 간호사들에게도 지혜와 실력을 주시고 실수하지 않게 해주세요. 생각해보니 오늘 나를 위해서 저들이 오랜시간 공부하고 실력을 쌓아왔네요. 

그들의 노력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리고 평안한 마음으로 조직검사를 받았다. 혀를 베어내고 꼬매는 느낌은 있었지만 마취제의 도움으로 아프지는 않았다. 다만 내가 혀를 잘 빼고 있어야 할테니 최대한 메롱을 잘하고 긴장하지 않으려 애썼다. 잠시 후 다 되었다는 의사의 말고 일주일 후에 결과 나오면 보자는 말을 들었다.

대학 병원에서 교수를 돕는 인턴, 레지던트들이 보인다. 그들의 긴장감도 보인다. 환자들에게는 의사 선생님이지만 그들은 여전히 학생이다. 아들이 미국에서 치과대학을 가기위해 시험을 봤었다. 좋은 성적을 얻었으나 확신이 없어서 취업을 했고 그 일에 만족하며 지내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치대생들과 의사들이 기특하다. 고맙다. 여튼 그들이 있어서 내가 이렇게 잘 치료를 받는다.

병원비.

미국에서 시민권을 받으면 한국에서 의료보험을 받을 수 없다. 편법으로 사용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했지만 - 한국여권으로 출입국- 그러고 싶지는 않았다. 불법이다. 여튼 이번에는 무보험을 병원을 다닌다. 병원비가 비싸다. 한국 국민일 때는 몇 만원 하던 진료비와 검사비가 이제는 몇 십만원이다. 한국은 의료보험이 잘 되는 나라구나. 병원비를 낼 때마다 직원들이 꼭 확인한다. 비급여입니다. 본인 부담입니다. 보험이 없어서 비용이 비쌉니다. 할부로 할까요? 이것이 마지막 질문이다. 할부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어쨌든 나는 아무것도 해당되지 않는다. 미국 카드가 되니 감사하다. 일시불로 결제한다. 옆에서 보는 엄마는 병원비가 비싸다고 놀라신다. 결제하는 직원들도 괜히 미안해하곤 한다. 비싸긴 하지만 미국에서 보험적용해서 의사보는 비용보다 싸다. 물론 검사 등은 좀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미국보다 싸다. 한국 사람들은 그것을 모른다. 몇천원 나왔다고 큰소리가 오가는 것을 본다.

미국에서 나는 보험가입자다. 보험도 좋은? 것이라 보험료도 비싸다. 그리고 패밀리 닥터라고 하는 가정의학과 의사를 만나 진료를 받으면 150불 정도 낸다. 한국 돈으로 요즘은 20만원 쯤 되려나? 그러다가 무슨 검사를 해야한다고 하면 몇백만원이다. 그러니 한국으로 진료를 받으러 올만하다.

남편이 임플란트를 해야하는데 6000불이라고 해서 못하고 있다. 한국에 몇번 다녀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가격만 차이가 있으면 해볼까 했는데 실력도 차이가 있다고들 한다. 특히 치과는...

어제 혀를 도려내는 조직검사를 했다. 검사비용이 20만원이 조금 넘었다. 비싸네. 그리고 미국을 생각하니 음, 그냥 의사 얼굴본 비용이구나. 그래서 다시 마음의 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결과가 별 이상 없기를 기도한다. 검사할 때마다 만성염증이라고 했는데 완벽히 치료가 되지 않아서 또 검사를 받았다.

이번에 깨끗하게 된 혀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만 말하고 살고 싶다. 그렇게 약속한다. 

한국에 와서 혀 치료를 받으면 한국 음식을 못먹어서 아쉽다. 그래도 빠른 검사와 치료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나 극명한 사실이다. 데리다가 말한 더블 제스쳐. 

한주간 신우신염 마저 잘 치료되도록 약을 먹으면서 푹 쉬려고한다.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많고 가보고 싶은 곳도 많았지만 하나님은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쉼이라고 하신다. 쉼. 몸도 쉬고 마음도 쉬자. 쉬는 것도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님을 돌봐드리고 도와드리고 싶었지만 못해서 다행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잠시 머무는 동안 오히려 부모님의 리듬을 깨뜨릴 뻔 했다. 두분이 하실 수 있는 것을 하시면서 또 하실 수 없는 것을 인정하시면서 살아가셔야 한다. 나는 그저 두분을 만나 감사하고 반가운 그 시간만 보내면 된다. 그래서 이번에 아픈 것이 또한 은혜이고 감사이다.

우리 엄마, 생각보다 늙으셨다. 그래도 여전히 새벽마다 교회에 가셔서 기도하신다. 아빠를 돌보시느라 힘에 부치실텐데 그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신다. 그렇게 계속 감당하실 수 있기를 기도한다. 아빠는 오히려 요즘 좀더 잘 드시고 잘 걸으신다. 딸이 와서 그런 것 같다고 엄마가 말씀하신다. 그렇게 내가 온 좋은 영향이 있으면 된 것 같다.

잠시 동생들에게 숨통을 트여주고 싶었는데 내가 아픈 바람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마음을 쓰게한 것 같다. 인생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깨달으며 겸손 또 겸손.

하나님을 믿는 우리 엄마, 아빠 감사하다. 우리 엄마는 하나님과 함께 안녕하시다. 그저 그 분의 삶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내가 해야할 일인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에게 각자가 감당할 달란트를 주셨다. 

어느 날, 부모님도 나도 이땅에서 이별하게 될 것이다. 그때를 기억하며 오늘도 사랑하고 감사하고 행복하다 말하고 싶다. 엄마, 아빠가 계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 오늘,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 미소짓자. 사랑하자. 감사하자.

우리 모두의 안녕을 위해.












일기 | 당신의 엄마는 안녕하십니까? 첫번째 이야기.

당신의 엄마는 안녕한가?

2/26/2025 한국의 부모님 댁에 도착.

2022년에 아버지 수술 받으실 때 다녀갔으니 2년 하고 석달만이다.
영상 통화로 자주 뵈었지만 직접 뵙는 것은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점점 연세가 드시는 부모님을 뵈면서 가능하면 일년에 한번씩은 다녀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실천을 하기는 쉽지 않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는 더욱 바빠서 그랬다.

부모님을 반갑게 만났다.
그런데 장시간 비행에서 나는 많이 지쳤고 힘들었다.
CID에서 국내선을 타고 MSP 에서 한국행을 탑승했다.
MSP에서 ICN 까지 15시간 정도 예상을 했는데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도착 시간이 늦어진다는 기장의 안내가 있었다. 그래도 보통은 30분씩 일찍 도착하는 것을 알기에 예상도착 시간이 그다니 많이 늦어지지 않을거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은 제대로 제트기류를 만난것 같았다. 예상 도착시간보다 1시간 늦어졌다. 다이렉트 비행 시간만 18시간 가까이 되었던 것 같다. 한국행 비행기에서 13시간 정도가 지나면 뭘해도 시간이 잘 가지 않는다. 그런데 이번에는 마지막 2-3시간이 정말 힘들었다. 15시간이 지난 후 부터 이다. 

소화가 안되는 것 같아서 기내식도 먹지 않았다. 그런데 여전히 멀미를 하는 것처럼 속이 울렁거렸다. 마지막 아침 식사 시간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눈을 감고 있었다. 음식을 보기도 싫었다. 그런데 냄새를 어쩌랴. 속으로 계속 기도를 하면서 마음을 진정시키려 했다. 심호흡을 하면서 속을 진정시키면서 말이다. 와, 마지막 1시간은 정말 사투를 하는 느낌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미국 할머니와 대화를 하며 기분 전환을 시도했지만 그닥 효과적이지는 않았다.

어느 순간 비행기가 하강하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저 멀리 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고국이다. 
이런거구나. 고국이 이런거구나. 
마음 한켠이 아련해진다.

여튼 도착하자마자 최대한 빨리 비행기에서 나왔다. 
내 양옆에 앉았던 미국 아저씨와 미국 할머니는 모두 태국으로 계속 비행을 한다고 한다.
그들에게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을 비는 인사를 남기고.

바쁜 시간에도 누나를 위해 공항 픽업을 온다는 남동생이 있어서 얼마나 감사했던지.
사양하지 않고 부탁하길 정말 잘했다. 정말.
잠시 망설이다가 소화제를 사다달라고 부탁했다.
동생을 만나자마자 소화제부터 먹었다.
그리고 동생의 차를 타고 오면서부터 속이 조금씩 진정되는 것 같았다.

이민자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한국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미용실.
그래서 여동생이 단골 미용실을 예약해주었고 다음날 오후에 미용실에 갔다.
언젠가부터 머리털이 곱슬로 바뀌어서 커트를 해도 머리가 예전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미국보다 훨씬 낫지. 내가 잘랐으니 말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날씨가 너무 춥게 느껴졌다.
잠시 올리브영에 들어갔는데 따뜻한 것도 잠시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너무 떨려서 물건을 집을 수가 없었다.
당황한 나는 서둘러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걷는 동안 어찌나 몸이 떨리는지 정신이 없었다.
택시, 택시를 타야겠다.
한국은 택시를 불러야 탈 수 있는 시대이다보니 빈차를 잡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도.
그리고 잠시 걷는데 모자를 쓰고 마스크를 쓰고 장갑을 꼈지만 오한은 다스려지지 않았다.
하나님, 저 택시를 타야할 것 같아요.
도와주세요.
고개를 돌렸는데, 빈차. 싸인이 보였다.
얼른 택시를 세우고 올라탔다.
턱이 떨려서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입에 힘을 딱 주고 천천히 한글자씩 부모님댁 주소를 불렀다.
그리고는 기사님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최대한 몸을 의자에 기대고 두손을 꼭 붙잡았다.
아, 침대에 전기장판을 켜달라고 부탁해야지.
카톡을 보내려는데 손이 떨려서 문자를 찍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노안이다.
심호흡을 하며 기도하는 마음으로 겨우겨우 엄마에게 '장판 켜주세요'를 전송했다.
어떻게 집에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옷을 입은채로 이불을 뒤집어 썼다.
온몸이 요동을 치니 부모님이 놀라셨다.

당신 몸도 가누기 어려우신 아빠가 오셔서 주무르시는 것을 알았다.
엄마는 이불을 여러겹으로 덮어주셨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한동안 떨었다.
다음날 엄마의 표현에 의하면 이불 전체까 펄럭거렸다고 하셨다.
감기가 오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가지 아침부터 오른쪽 배가 아프기 시작했던 것이 이상했다.
다음날 아침(금요일) 일찍 동네 내과를 찾아갔다.
그런데 문을 열지 않음.
오픈시간 9시!
노안 때문에 핸드폰 지도앱에서 오픈시간을 8시로 봤다.
결국 집에 왔다가 다시 9시에 갔다.
의사가 눌러보고 진료를 하더니 맹장이 의심된다며 ct 찍어주는 병원으로 가라고 한다.
맹장은 아닌 것 같은데...
일주전부터 사실 화장실 가는 것이 좀 불편했던 것이 생각났다.
혹시 신장염은 아닐까요?
그것도 ct가 아니면 확실히 알 수 없다고 한다.
의뢰서를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일부터 3.1절 연휴니 바로 병원으로 가라고 했다.
2차 병원을 찾아갔다.
외과의사를 봤더니 맹장 가능성을 가장 높이 두고 검사를 잡는다. 
수술과 입원할 준비도 하라고 한다. ct, 심전도, 혈액검사... 등
결과도 나오지 않았는데 무슨 소린가 싶다.

주여, 이건 아닌데요.
이것 때문에 한국에 온 건 아니잖아요.
부모님께 잠시라도 도움이 되고 쉼이 되고 싶었는데요.
이거 아니고 다른 병원도 갈데가 많잖아요.
하나님, 아시잖아요.
이건 너무 큰 변동인데요.

기도는 간절했다.
그리고 결국은 주님, 알아서 하세요.
여기까지 인가요? 
아닌데, 그럴리가 없는데.
나에게 주신 약속이, 확신이...
그리고 또 주님을 붙잡는다.

모든 검사 후 다시 외과의사를 봤다.
요로, 방광, 신장에 염증이 있으니 신장내과로 가십시오.
엥? 헐?
그리고 감사.
일단 맹장 수술은 아니다.
한숨 돌리며 감사.
그렇지. 하나님, 그렇게는 아니지요?

신장내과 의사가 뭔 일이 있는지 간호사가 뭐라뭐라하니 내과로 보낸다.
내과 의사를 본다.
지금 염증이 많네요. 아직 혈액검사결과가 다 도착하지 않았지만 백혈구 수치가 높고... 뭐라뭐라.
그러더니 입원치료하라고 한다. 병명은 신우신염.
그때 그게 병명인지도 몰랐다. 
그게 그냥 신장염인줄...
입원은 무슨... 오후에 구강외과 예약이있는데.
병원 스케줄이 있어서 안된다고 집에 가야한다고 했다.
옆에 계신 엄마도 입원은 아닌데. 하신다.
의사가 연휴라 집에 갔다가 안좋아지면 응급실로 와야한다고 한다.
그렇지만 그냥 빨리 집에 가고 싶다.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혹시라도 아프면 타이레놀도 먹으란다.
그래도 열이 나면 - 오한이 심했던 이유 - 응급실로 바로 오란다.
패혈증 경고.
일단 염증과 패혈증 확인을 위해? 혈액배양을 해야하니 혈액체취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소변검사도 다시.
어쨌든 결제하고 집으로 가란다.
85만원.
엄마는 옆에서 놀라셨지만 미국 병원비에 비하면... 그래서 결제.

갑자기 생긴 병원 검사로 미국에서부터 예약해두었던 구강외과가 취소될 뻔했다.
감사하게도 모든 스케줄이 다 끝나고 나니 구강외과 스케줄이 맞는다.
바로 세브란스로.
엄마도 점심도 못드시고 앉아계신다.
약국에서 받은 야쿠르트 하나를 까드렸다.
나는 먹으면 안된다.
구강검사니까.
둘이 조용히 앉아서 호명을 기다린다.
기도가 절로 나오는 시간들을 보낸다.


다음에 계속...











잠언 | 자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지혜로운 친구"

 잠언 | 자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최고를 만나면 그 순간부터 보이는게 달라진다.'



누구를 만날 것인가.

최고는 하나님이다. 이땅에 예수님으로 오셨고 지금도 성령님으로 우리와 함께 하신다. 

임마누엘!


잠언은 한절 한절이 연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절 한절이 의미있다.

삶에서 필요한 지혜들로 가득차있다.

삶에 대한 질문이 있다면 이 책은 많은 해답을 줄 것이다.

하지만

삶에 대한 질문이 없다면 깨닫는 것이 없을 것이다.


삶에 대한 갈등과 고민,  그리고

질문이 많은 고등학교 때 

잠언을 읽으면서 하나님을 만났다.

우리의 일상에 디테일하게 일하고 계시는 하나님,

내가 궁금해하던 모든 것에 대해 답을 찾았다.


이제 나의 구독자들과 함께 잠언을 읽는다.

그리고 

나의 자녀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마음으로 읽는다.


오늘은 나의 그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나는 그분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그분의 자녀에게 들려주고 싶으신

그의 문자라고 생각되어진다.


자녀들에게 문자를 보내면 

짧게 답장이 온다.

때로는 간단한 하트나 좋아요로 읽었다는 표시를 남긴다.

그래도 좋다.

나의 자녀들이 나의 말을 들어주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것이 나를 향한 그들의 반응이니까.


나도 하나님의 문자/ 편지인 성경을 읽으며

좋아요 대신 아멘! 이라고 

고개를 끄덕인다.


오늘도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하나님의 이야기

말씀을 들으며 감사한다.


그리고

들려주고 싶은 이들에게 읽어주고

나의 생각과 마음을 나눈다.

지혜의 책을 통해

함께 지혜로워지기 위해.

그리고 우리는 모두 친구가 된다.

주 안에서 믿음의 친구

참된 지혜를 공유하는 친구

날마다 만나니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친구이다.

나의 구독자들보다

더 친한 친구가 있을까?

그래서 감사하다.










교회 안에서 여자는 잠잠하라?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죠

 


하나님은 아무도 차별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죠.
감히 누가 하나님이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어요.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 밖에 할 수 없어요.
그것도 하나님이 허락한 것 만큼만.

살아갈수록 우리가 얼마나 제한적인 존재인지 깨닫습니다.
얼마나 부족한지 알아가는 것이 감사합니다.
그래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고백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감사합니다.
#날마다기적 이라고 고백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