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들어오면 주일 예배만 드렸는데, 이번에는 들어오기 전부터 새벽기도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새벽기도에서 마침내 고백했습니다.
혹시 나쁜 병이더라도 고쳐주실줄 믿습니다.
암이라는 단어는 쉽게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낫기를 기도했는데
마지막 기도는 "그리아니하실지라도 감사하며 감당하겠습니다" 였습니다.
그리고 담대함과 평안함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듣기 위해 병원을 향하는 발걸음은 무거웠습니다.
아닌척했지만 엄청 긴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름이 호명되어 진료실에 들어섰는데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의사가 한마디 한마디 하는 말이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결과보러오셨군요.
아직 심각하지는 않습니다.
만성 궤양성 염증입니다.
그냥 두면 암이 될 수 도 있으니 3개월에서 6개월 마다 체크해야 합니다.
순간 긴장이 풀리면서
몇번이나 확인했습니다.
그럼 치료법이 있는지 약이 있는지.
없답니다.
조심하고 이가 닿지 않게 조심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고...
결국 특별한 치료법은 없다는 얘기.
계속 병원에 다니라는 얘기.
혀 아래부분인데 이가 닿지 않게 하라는 말에 저도 모르게 한마디 했습니다.
말을 하지 말까요?
말을 하고 보니 참 어이없는 질문인데 전 정말 진지하게 물었답니다.
구강내과에서 검진을 받으라고 해서 약속을 잡았습니다.
무슨 치료약이나 받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네요.
아직도 상처 부분은 화끈거리고 매운 음식은 먹지 못합니다.
한국에 왔는데 먹을 음식이 거의 없네요.
특히 엄마의 김치를 못먹어서...
그래도 암이 아니라는 말에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좀더 조심해서 혀를 사용해야겠지요.
음식뿐아니라 말하는 것도.
이민 생활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몸에서 반응을 보였네요.
감사하며 산다고 했는데 그렇지 못했나봅니다.
생각해보니 참 많은 걱정과 근심, 긴장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좀더 긍정적으로 사소한 일에 목숨걸지 않고
살고자 다짐합니다.
어려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며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부모님, 형제, 자매, 친구들...
세상이 아직 살만한 곳임을 많은 사람들의 격려를 받으며 꺠닫습니다.
새롭게 살게된 세상,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감사함으로 채워보렵니다.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줄여야겠습니다.
아니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오늘 하루 참 길고 감사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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