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집 앞을 지나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풀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보니 부추 같다. 줄기를 하나 꺾어서 냄새를 맡아보니 부추가 맞다.
화단에 심겨있고 꽃도 예쁘게 피어서 화초인 줄 알았다.
아마 들판에서 보았으면 잡초인 줄 알았을거다.
부추를 좀 심고 싶던 차에 발견한 것이라 너무나 반갑고 좋았다.
그래서 이웃에게 씨를 좀 받아도 되는지 물어보았더니 내년 봄에 뿌리채 가져가란다.
자기 집 화단에 많은데 잡초 같아서 자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단다.
나는 텃밭에 심고 잘 키워서 맛있게 먹을거다.
그런데 막상 꽃을 보니 화단에 심어도 될만큼 예쁘다.
같은 풀인데
어디에서 자라는가에 따라 누구 손에 있는가에 따라
잡초가 되기도하고 화초가 되기도하고 야채가 되기도 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잡초인가, 화초인가, 야채인가.
나는 누구 손에 있는가.
그렇지만
본질은 하나다.
부추는 부추.
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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