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목사의 아내는 사모님! 이라고 부른다.
목사의 아내이기 때문에 얻는 호칭이다.
물론 미국 교회는 목사나 사모나 다 이름을 부르니
다른 교인과 큰 차이는 없다.
미국에 있는 한국 교회는 여전히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
목사의 아내인 사모님들은 종종 어려움을 호소한다.
성도들과의 관계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내가 목사의 아내라는 뜻의 사모님 이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한 것은
남편이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에서 목회를 할 때이다.
(한국에서 목회할 때는 사모님이라는 호칭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미국에 살면서 둘째 아이가 조금 커서 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부터
생활비에 보태고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그때 했던 일이 놀이공원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것이었다.
그때 함께 일하던 사람들은 대부분 고등학교를 막 졸업한 아이들이었다.
내가 나이는 많지만 영어가 서툴고
게다가 아이들이 하는 말은 알아듣기가 더 어렵기도 했다.
그 때 좀 힘들었다.
무시당하는 것도 힘들었고 간혹 동양인이라고 차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면서 교인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나는 한국에서 공부도 좀 했고 (당시 교인들 표현으로 가방 끈이 길다고 했다)
영어도 어느정도 할 줄 알았지만
직장에서 외국인이라 받는 서러움이 있었다.
무시 당할 때 자존심이 상하기는 부지기수였다.
아들 뻘의 아이들이 놀리거나 무시할 때 그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러니 학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알파벳도 모르던 우리 교인들은
미국에 와서 살면서 얼마다 더 어려움을 겪었겠는가.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을 겪었을지...
자식 뻘인 아이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면박을 당하고 몸도 마음도 지쳐 금요 기도회에 간 날,
나보다 연세도 많은 교인들이 "사모님~" 하고 부르는데 눈물이 나려고 했다.
때로는 거칠게, 화를 내면서 대화를 하기도 하지만
그것도 고국을 떠나 오랜 세월 지내면서 어눌해진 한국어 표현이었다.
나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 때의 교인들이 하던 표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거있잖아요, 저거, 거시기... 얼른 떠오르지 않는 한국말들....^^
한국인이 많지 않은 곳(거의 없는 곳)에 살다보니 점점 더 어색해진다.
물론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언제든 한국 방송을 접할 수 있으니
요즘 쓰는 한국어를 접하고 배울 수 있다.
어쨌든 그 날부터 사모님이라는 호칭이 엄청 부담스럽고 고맙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호칭만으로도 감사하게 되었다.
그 호칭을 듣기가 죄송하고 부끄럽기도 했다.
나는 교회 밖을 나가면 그냥 외국인이다.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기도 한다.
이민자인거다.
오늘 그 때가 다시 떠올랐다.
새로 일하고 있는 곳에서 다시한번 그런 모멸감을 느꼈다.
새로 시작한 일이라 아직 일도 서툴고
언어도 서툴고 오늘 따라 실수도 하고...
그래서 욕도 먹고 차별도 당하고...
집에와서 남편과 딸에게 이야기하다가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이야기할 가족이 있어서 감사)
처음 미국에 와서 언어가 자유롭지 않아 친구들과 놀지 못하던 아들 생각도 나고
동양인이 없는 곳에 살면서 외모 때문에 놀림 당했던 딸도 생각났다.
나보다 더 어린 아이들이 그런 일을 겪었을 때 얼마나 더 힘들었을지 와닿는다.
그리고, 그래서 상처를 받았지만 믿음 안에서 꿋꿋이 자란 아이들에게 고맙고
그것이 또한 감사이다.
오늘의 일을 통해 하나님은 내가 어떻게 하기를 바라실까?
약자를 이해하는 마음을 주신다.
겸손하게 하신다.
참고 인내하는 법을 체득한다.
그리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도 깨닫는다.
무엇보다 크리스천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생각하게 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 앞이라고 생각하자.
나 대신 화내고 편들어주는 딸을 보며 위로를 받는다.
그리고 불쌍하게 생각하면 밉지 않다고 제법 큰 해결책도 내놓는다.^^
그리고 정말 많이 컸다는 걸 본다.
자랑스럽다.
그 하나님이 오늘 우리의 아버지이심을 믿는다.
그리고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이루길 원하신다는 것을 기억한다.
잘 살아보자.
가는 곳마다 축복의 통로가 되길 소망하며!
할렐루야!
오늘도 힘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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